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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10-04 19:07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인터뷰] ‘수직 농장’으로 CES 2관왕 거머쥔 김혜연 엔씽 대표
[인터뷰] ‘수직 농장’으로 CES 2관왕 거머쥔 김혜연 엔씽 대표
  • 김동수 기자
  • 승인 2022.01.05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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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농부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다
김혜연 엔씽 대표.
김혜연 엔씽 대표.<엔씽>

[인사이트코리아=김동수 기자] 엔씽(n.thing)이 그리는 미래 농부는 콘텐츠 크리에이터에 가깝다. 농부는 물을 주고 농약을 뿌리는 노동집약적 작업에서 벗어나 환경을 컨트롤하며 소비자 기호에 따라 작물을 콘텐츠처럼 생산한다. 어떤 작물을 언제, 어떻게 키워서 내놓을 지만 생각하면 된다. 생산설비와 시장 환경 조성은 엔씽이 책임진다. 젊은 리더 김혜연 대표도 사업의 본질을 농업이 아닌 콘텐츠업으로 여기고 있다. 에그리테크(Agri Tech) 스타트업 엔씽을 이끄는 김혜연 대표가 그리는 미래다.

농부가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는 말에 누군가는 의심의 눈길을 보낼 수 있다. 전통적인 농업은 계절과 강수량, 일조량 등 기후 영향이 절대적이며 농기계가 발달했다 해도 사람의 손길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대표의 말이 비현실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미 엔씽은 그가 그리는 청사진에 어느 정도 다가가 있기 때문이다. 엔씽이 개발한 수직 농장 큐브(Cube)는 40피트(12.192m) 컨테이너 안에서 상추와 양상추 같은 레터스류를 1년에 최대 13번 수확이 가능하다. 햇빛과 흙, 농약도 필요 없으며 노지 재배 대비 물을 최대 98%까지 절약 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균일한 작물을 1년 365일 재배할 수 있고 컨테이너 내부의 온도와 습도 등 환경을 조절해 작물의 식감이나 맛, 성분을 바꾸기도 한다.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 ‘큐브 OS’를 활용해 재배 데이터를 토대로 농장을 자동 운영하기까지 한다.

이러한 엔씽의 기술력은 이미 국내를 넘어 해외로 입소문이 났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2020년 스마트시티 부문 ‘최고혁신상(Best Innovation Awards)’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지속가능성, 에코 디자인 및 스마트 에너지 부문 ‘CES 혁신상(CES Innovation Awards)’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기술력 하나 만큼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다.

사업 저변도 확장 중이다. 2019년 경기도 용인시에 수직 농장을 구축했고 같은 해 컨테이너 2동을 아랍에미리트(UAE)로 보내 잎채소류 시험 재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후 UAE에서 실증사업(PoC)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후 대규모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올해는 경기도 이천시에 또 다른 수직 농장 준공이 예정돼 본격적인 사업 확대를 준비 중이다.

<인사이트코리아>는 중견 스타트업 반열에 오른 엔씽의 김혜연 대표를 만나 2022년 그의 목표와 지향점을 들어봤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팬데믹이 회사 경영의 변수로 작용했을 듯하다. 엔씽에게 코로나19는 기회였나 위기였나.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아주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으로 개인위생과 안전한 먹거리에 관한 관심이 커졌고, 특히 국가적으로 안전한 식품의 지속가능한 공급체계에 관한 관심이 더욱더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보면 코로나19로 해외 이동이 제한돼 미팅이 연기되는 등 불편함을 겪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해외 진출이 더 빨라졌다고 볼 수도 있다. 많은 국가가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지속가능한 공급 정책을 만드는데, 거시적으로 보면 코로나 같은 변수가 이러한 정책 추진을 가속화하고 있다. 예컨대 중동 지역의 경우 농산물의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렇게 자체적으로 농업이 어려운 나라의 경우 해외에다 농장을 개발한다. 하지만 코로나 발발 초기 해당 국가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무역 자체가 마비됐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자국 내에서 먹거리를 생산해야 한다는 생각을 인지하고 관련 정책이 생기고 있다. 환경 요인과 상관없이 안정적이고 안전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가진 엔씽에겐 기회라고 생각한다.”

사업 아이템으로 농업을 생각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조그만 농자재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계기가 됐다. 2010년 우즈베키스탄에 비닐하우스 토마토농장을 만들고 조인트벤처를 세우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됐다. 그전까지 농업이라고 하면 단순히 밭 갈고 씨 뿌리고 키우는 일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당시 재미난 경험을 하게 됐다. 우즈베키스탄에 비닐하우스를 팔기 위해선 토마토가 잘 커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국내에서 재배전문가를 모셔갔는데 문제는 두 번째 작기에 발생했다. 전문가가 사정상 우즈베키스탄으로 가지 못하게 된 것이다. 종자부터 해서 모든 조건이 같았지만 재배전문가 한 명 없다고 토마토가 잘 크지 않는 상황에 부닥쳤다. 그때 어렴풋하게 느낀 것 같다. 농업도 컴퓨터와 같이 활용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구나 하고 말이다. 당시 사물인터넷 기술은 없었지만 만약 원격으로 한국에 있는 재배전문가에게 알려줄 수 있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농업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된 것 같다.”

사물인터넷(IoT)과 농업을 결합했다. 평소 해당 기술에 관심이 많았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평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뭔가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사물인터넷 초기 콘셉트는 모든 사물이 웹에 연결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굉장히 재밌는 시대가 올 것으로 생각했다. 인터넷에 검색하다 보니 한 연구원분이 블로그에 관련 기술을 설명해놓으신 걸 우연히 보고 메일을 보내 연구소를 찾아가게 됐다. 그곳이 전자부품연구원이다. 1년간 위촉 연구원으로 일을 배우면서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이후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각하다 2013년 현재의 공동창업자 2명을 포함한 팀원들을 만나 이듬해 스마트 화분을 가지고 엔씽을 창업하게 됐다”

엔씽 큐브(Cube)에서 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모습.
엔씽 큐브(Cube)에서 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모습.<엔씽>

컨테이너를 활용한 큐브(Cube)는 어떻게 탄생했나.

“‘플렌티’라고 하는 스마트 화분을 킥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 올려 10만 달러 정도 프리오더를 받았다. 하지만 해당 금액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금형도 제작해야 하고 패키징, 배송, CS 등 많은 난관이 존재했다. 그래서 초기 최소 물량 약 2000개를 만들고 생산을 중지했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 화분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비닐하우스와 온실 등을 모니터링하거나 자동 관수 설치 의뢰가 꽤 들어왔다. 원래 스마트팜 사업을 구상하고 있었던지라 당시 스마트 화분을 개발하며 보유했던 기술을 비닐하우스에 적용해 보는 시도를 하게 됐다. 예컨대 환경을 모니터링하는 센서나 이를 컨트롤 하는 시스템, 모바일 앱 등을 가지고 과거 우즈베키스탄 경험을 살려 비닐하우스에 적용해 보게 됐다. 실제 경기도 시흥에 비닐하우스 500평 정도를 빌려 딸기를 키웠다. 하지만 비닐하우스는 환경을 컨트롤하는 데 제약이 많았다. 외부 환경에 오픈돼 있다 보니 환경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다른 소재가 없을지 찾기 시작한 결과가 컨테이너였다. 수경재배 시설을 컨테이너 안에다 만들기 시작했고 그 결과 지금의 큐브가 탄생하게 됐다.”

세계 애그리컬쳐 시장 전망이 매우 밝다. 시장을 공략할 엔씽만의 독자적인 사업 모델은 무엇인가.

“엔씽만의 독자적 사업모델이라고 하면 ‘탈중심 농장 솔루션(decentralised farm solution)’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독특한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예를 들면 전 세계 대부분의 옥수수가 미국 미시간에서 재배된다고 치자. 만약 그곳에 사고가 난다면 세계 곡물값이 급등할 수 있다. 하지만 전 세계 도시마다 엔씽의 농장 솔루션이 하나씩 있다면 태풍이 불건 폭설이 내리건 안정적으로 미시간에서 자라는 품질 수준의 옥수수를 생산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든 안정적이고 신선한 최고 품질의 작물을 공급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또 물류센터 인근에 위치해 물류비도 줄어든다. 실제 엔씽의 이천 농장은 이마트 프레쉬 센터 주차장에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CES에서 지속가능성, 에코 디자인 및 스마트에너지 부문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조직 규모가 커진 만큼 경영자로서 바라는 조직 문화가 있나.

“리더로서 요즘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조직이 계속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결국 남는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곳에서도 해당 명칭을 많이 사용하지만 엔씽 역시 직원을 ‘크루’라고 부른다. 엔씽은 인류가 화성에 갈 때 화성으로 농장을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기에 여정을 함께하는 동료로서 이렇게 부르고 있다. 리더로서 바라는 점은 엔씽 크루들이 세상에 그리고 사람들에게 좋은 변화를 줄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즐겁게 성장하는 것이다. 향후 인원이 늘어나면 엔씽만의 독자적인 조직 문화가 생겨날 수 있지만 결론적으로 크루 각자가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문화가 형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엔씽이 그리는 미래의 농업은.

“엔씽이 정의하는 농업이라는 업의 본질은 콘텐츠업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작물을 키우는 환경은 외부에 오픈돼 있었다. 따라서 지역과 기후에 따라 잘 자라는 작물이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미래에는 소비자의 소비패턴과 기호에 따라 작물을 어떻게 키울지 연구해 데이터 값만 입력하면 된다. 어떤 것을 언제 어떻게 키우는지만 연구해도 그것만으로 농부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농부라는 직업은 앞으로 프로그래머라든지 유튜버처럼 콘텐츠 크리에이터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엔씽의 올해 사업 방향은 어떻게 되나.

“올해부터는 생산량을 늘리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고있다. 엔씽은 스마트 화분을 시작으로 2017년 컨테이너팜 단계로 진입했다. 그리고 컨테이너 팜의 기반이 되는 기술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왔다. 농장 시스템과 센서, 소프트웨어, LED 재배 모듈들이 대표적이다. 이어 2020년까지는 컨테이너 팜을 운용하면서 사업에 대한 검증하는 시기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올해부터 생산 물량을 대폭 늘리는 시기로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의료용이나 특수 작물로 사업 저변을 확대하는 중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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