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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6-25 19:52 (토) 기사제보 구독신청
홍보맨이 언론에 거짓말 하면 회사가 위험에 빠진다
홍보맨이 언론에 거짓말 하면 회사가 위험에 빠진다
  • 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 승인 2022.01.03 10: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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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맨은 ‘정직성’이 생명...거짓말 일삼다간 큰 이미지 손상 입어
<게티이미지뱅크>

‘검은 호랑이의 해’라는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 해가 밝았다. 지난해 교수신문은 전국 대학교수 800여명을 상대로 2021년 우리 사회를 표현하는 사자성어를 선정하는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묘서동처(猫鼠同 處)’가 1위로 뽑혔다고 한다.

중국 당나라 역사를 기록한 ‘구당서’에서 처음 등장하는 말이다. 한 지방의 군인이 집에서 고양이와 쥐가 같이 지내는 모습을 보고 그 쥐와 고양이를 왕에게 바쳤고, 대다수 관리들은 ‘복이 들어온다’며 기뻐했다. 하지만 한 관리는 ‘도둑을 잡는 자가 도둑과 한통속이 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서 “제 본성을 잃은 것”이라고 바른 소리를 했다고 한다.

길어야 반 년이면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 팬데믹이 어느새 2년을 넘기고 많은 국민들이 추가 백신을 열심히 맞고 있는 상황에서도 아직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와 함께 이른바 ‘위드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잠시 완화되었다가 확진자가 급증하자 다시 강화되고 있다. 그 바람에 송년회, 신년회 등 오랜만에 잡은 연말 연초의 모임들이 아쉽게도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되었다.

이 답답하고도 지겨운 일상 속에 대선을 앞둔 정치권은 여야가 ‘누가 누가 못하나’ 경쟁하듯 저질 대결로 한창이다. 무릇 모든 선거가 마찬가지지만 특히 이번은 네거티브 공방에서 가히 역대급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보도하는 언론은 전통 미디어, 인터넷 언론, 유튜브 할 것 없이 시시각각 진짜, 가짜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한 마디로 우리 사회가 본성을 잃고 비정상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듯 하다.

올해 우리나라의 가장 큰 이벤트인 20대 대통령 선거가 불과 두 달 남짓 남았다. 그런데 여야 거대 양당 후보의 정책대결은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들다. 양자 토론도 언제 성사될 지 기약이 없다. 향후 5년간 대한민국호의 키를 쥘 선장을 뽑는 중요한 시점에서 유권자인 국민들은 알권리를 빼앗긴 채 여전히 혼란스럽고 짜증이 난다. 요즘 만난 지인들은 예외 없이 한사코 누구를 지지할 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아니 결정하기 조차 싫다는 사람들도 있다. 투표장에 나가기 싫다는 얘기다.

‘누가 더 정직하냐’ 경쟁

한 후보자 아들과 다른 후보자 부인의 흠결이 연일 매스컴의 단골 메뉴가 되고 있다. 누가 미래 대한민국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는가를 검증하는 선거가 아니라 마치 어느 후보의 가족이 덜 비난 받느냐의 대결 양상인 듯 하다. 도덕성, 정의, 공정 등도 있지만 대통령이 가져야 할 자질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정직성이라고 본다. 과거에 잘못이나 실수를 저질렀다 해도 이를 솔직히 인정하고 뉘우치는 태도 즉, 거짓말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말이다.

후보자들은 선거 유세기간 유권자인 국민들에게 거의 매일 약속을 한다. 일종의 선거 공약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약속들이 당선 이후 지켜지느냐 하는 것이다. 지키지 않을, 아니 지키지 못할 약속들을 남발하고 일단 대통령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슬그머니 철회한 경우를 우리는 과거에 수없이 보아 왔다. 일단 당선만 되고 보자는 심보다. 나중에 국내외 상황이 어려워져서, 국가 안보에 지장이 돼서, 아니면 반대하는 여론이 많아서 등등 핑계를 대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대통령은 단임제이기 때문에 정직성이 부족하고 거짓말을 일삼아도 그를 심판할 기회 조차 없다.

정치인 뿐만 아니라 언론을 상대하는 홍보 담당자들의 자질 중에서도 정직성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홍보맨들은 기자와 거의 매일 만나거나 수시로 전화나 이메일, 카톡,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는다. 그런데 그가 만일 어느 특정 사안에 대해 기자에게 거짓말을 해서 그결과 진실과 부합되지 않은 기사가 언론을 통해 보도 될 경우 그 피해는 독자나 시청자인 국민들이 받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기업 내부 조직의 압력으로 언론에 진실을 알리지 못하고 거짓말을 해야 했던 어느 홍보맨이 겪은 에피소드다.

다른 직업인들도 그렇겠지만, 기업의 홍보맨들은 유난히 걱정과 고민거리가 많다. 어떻게 하면 회사의 보도자료가 보다 많은 언론에 보다 큰 사이즈로 보도 될 수 있을까. 특정 언론에 부정적인 기사가 나올 기미가 보이면, 재빨리 손을 써서 보도 되지 않게 하거나, 어쩔 수 없이 보도가 된 이후라도 다른 언론으로 파급 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없을까. 비록 서울 시내 가판이나 인터넷 판에는 보도되었지만 다음날 아침 신문에서는 빠지게 하거나, 최소한 부정적인 제목이나 내용이 수정 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등등이다.

그런데 가장 큰 골치거리는 다른 데 있다. 이는 언론과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내부에서 발생하는 일이다. 예컨대 회사에서 추진 중인 사업과 관련해 곧 외부에 발표할 사항이있을 때, 발표 시기가 되기 전까지는 모두들 쉬쉬하며 내부 입단속을 한다. 하지만 회사 밖에서 나도는 정보나 소문을 들은 기자들이 확인차 문의를 해오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 경우, 사업 추진 부서에서는 절대 그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 안 된다고 호들갑을 떤다. 그리고는 확인 겸 취재 문의를 해온 기자들에게 무조건 ‘그 소문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력히 부인해 달라며 홍보팀을 닦달하곤 한다. 당분간 거짓말을 하라는 얘기다.

그렇게 집요한 내부 압력에 밀린 홍보팀이 강력히 부인을 한 덕에 겨우 일부 언론의 보도를 막는데 성공했다 치자. 이는 궁극적으로 소나기를 피하려다 태풍을 기다리는 꼴이 된 셈이다. 강력히 부인했던 바로 그 사안이 얼마 후, 버젓이 보도자료로 작성되어 모든 언론사에 공식 배포 되었을 때를 상상해 보라. 최초 문의를 해온 언론사와 기자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이 몰아 닥치리란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홍보팀 직원들은 상당 기간 그 기자들에게 보도자료건으로 전화 한 통 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몇 해 전에 있었던 일이 생각난다. 어느 날 모 중견 그룹의 홍보팀장으로 있는 후배가 사무실로 찾아왔다. 회사가 근처에 있어 평소에도 자주 들르곤 했는데 그날은 아침 일찍 예고도 없이 불쑥 방문했다. 웬일인가 하고 물어보니 고민거리가 있다고 하며 선배의 자문을 원하는 것이 아닌가. 얘기를 들어보니 이러했다. 몇 년 전 신문 지상을 요란하게 만들며 인수 합병한 계열사가 있는데 최근 그룹 전체의 자금 유동성 상황이 좋지 않아 시장에 되파는 쪽으로 내부 결정이 내려졌다고 한다.

이후 이 결정에 대한 대처 방안을 논의하는 팀장들의 회의가 있었다고 했다. 각자 의견을 내놓았는데 후배는 홍보팀장 답게 회사의 중대한 사안이니 만큼 준비를 마치는 대로 신속히 대외 공식 발표를 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룹 내 다른 팀장들은 발표 시기를 최대한 늦추자고 하며, 대외 공식 발표를 꺼리는 듯 한 의견을 내놓아 이를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고민이라는 것이었다.

언제나 언론에 거짓말 해선 안 돼

그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한 필자는 후배에게 다음과 같은 코치를 해주었다. ‘대외 발표를 늦게 했을 때 발생 할 수 있는 회사의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을 서면으로 상세히 작성해 보고해라. 그렇게 하면, 나중에 발표 지연으로 인해 설사 회사의 이미지가 나빠졌다 하더라도 최소한 당시 후배의 주장이 옳았음을 증명해주고 향후 홍보팀의 입지는 오히려 강해질 수 있다’는 식이었다. 후에들은 얘기지만, 보고서를 회의에 올렸지만 안타깝게도 최종 결론은 후배의 의견과는 달리 공식 발표 시기를 최대한 늦추자는 쪽으로 결정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몇 주가 지난 어느 날 늦은 오후 시간이었다. 그 때 필자는 마침 고객과 중요한 회의를 하고 있어서 한 시간쯤 휴대폰을 꺼놓고 있었다. 회의를 마친 후 휴대폰을 켜보니 후배의 전화번호가 서너 번 찍혀 있었다. 무슨 다급한 일이 발생했나 싶어 서둘러 전화를 해보았다. 그랬더니 마침내 우려했던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모 일간 신문에서 업계에 나도는 소문을 종합해 기사를 썼는데 신문에 나오기 전에 인터넷 판으로 대문짝 만하게 보도했다는 얘기다.

인터넷에서 기사를 검색해보니 ‘계열사를 매각한다는 소문이 업계에 나돌고 있으나 정작 그룹 관계자들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였다. 필자가 보건대 기사를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회사 측 부인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는 식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 왠지 회사 측 대응 발언이 궁색하게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이후 상황은 독자의 상상에 맡겨 두기로 한다.

기업 내부에서 아무리 보안이 완벽하게 지켜진다고 해도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 있는 외부 기업이나 기관을 통해서라도 얼마든지 정보가 흘러 나갈 수 있다. 해서 오늘날 선진 기업들은 정통 언론 홍보의 방법을 선택한다. 즉, 기업의 주요 사업 방향이 결정되면 즉시 이를 공식 발표하는 것이다. 그러면 기업의 입장에서 대외적으로 공표할 수 있는 자료가 사전에 철저히 준비되기 때문에 언론에서 그대로 기사의 방향을 잡아 줄 확률이 높고,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추측성 기사 등 부정적인 보도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이익과 직결되는 총체적인 대외 이미지를 위해 일하는 홍보맨들은 회사 내 주요 사안이 발생하면 항상 다각도로 여론의 향배와 언론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한다. 그러나 규모는 크지만 아직 선진 기업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기업에서는 안타깝게도 종종 홍보맨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을 진행하고 있다. 그 경우, 초기에는 언론의 눈을 피해 성공한 듯이 보이지만 종국에는 언론의 신뢰를 저버린 나머지 크나큰 대외 이미지 손실을 입게 된다.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누구보다도 높은 홍보맨이라 자처한다면 내부 압박에 굴하지 말고 언제나 언론에 거짓말을 하지 않고 정직성을 견지하는 이른바 정통 언론 홍보를 주창하는 고언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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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 2022-01-11 22:49:06
거짓말이 판치는 현 시대에서 정직성은 더욱 견고한 가치로 자리매김 하는 듯 싶습니다.. 좋은 글 감사히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