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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9 18:35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배달 전쟁㊦] 낮에는 직장인, 밤에는 라이더…달려야 산다
[배달 전쟁㊦] 낮에는 직장인, 밤에는 라이더…달려야 산다
  • 이숙영 기자
  • 승인 2021.12.31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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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종사자 66만명, 1년 새 3배 ↑…39.5%는 부업으로 선택
배민·쿠팡 배달원 지원 강화…1일부터 플랫폼 종사자 고용보험 적용
우아한청년들 관계자가 배달원에게 이륜차 운행 및 이론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배달의민족>

‘배달’ 시대다. 코로나19로 ‘집콕’ 시간이 길어지며 비대면 소비가 급격하게 늘었다. 배달 서비스는 특수를 맞았다. 배달음식뿐 아니라 10분 거리마다 있는 편의점에 가는 대신 배달앱으로 필요한 물건을 주문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무거운 장보기는 새벽 배송으로 해결한다. 배달 인기에 ‘라이더’도 귀해졌다. 높아진 임금에 낮에는 직장인으로 저녁에는 라이더로 생활하는 ‘투잡러’도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게 됐다. 배달 시장이 커지자 이커머스·지자체·은행까지 참여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배달의민족으로 대표되는 배달 시장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것인가. 최후의 승자는 누구인가. <인사이트코리아>는 '배달 전쟁'의 현주소를 2회에 걸쳐 싣는다.

[인사이트코리아=이숙영 기자] “배달음식 시키기가 하늘의 별따기예요.”

직장인 A씨는 얼마 전 배달음식을 시키려고 30분간 사투(?)를 벌였다. 연말이라 배달음식 주문이 많았던 탓이다. 거리가 가까운 음식점부터 먼 곳까지, 여러 번 메뉴를 바꾸고 3~4개 배달앱을 오가며 주문을 시도한 끝에 겨우 주문에 성공했다.

A씨의 경우처럼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배달 시장이 급성장하며 규모는 커졌는데 배달원 공급은 수요를 못 쫓아간 때문이다. 한 번에 한곳만 배달하는 ‘단건배달’이 증가한 것도 배달원 부족의 원인이 됐다.

배달원 부족 현상에 배달업계에서는 ‘배달원 모시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더 많은 배달원을 확보하는 것이 배달 플랫폼의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지난해 12월 24일 배달의민족은 일반인 음식 배달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배민커넥터’에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동안 많은 주문에 대비해 평소보다 높은 수준의 배달비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쿠팡이츠는 배달원 확보를 위해 자사 배달원인 ‘이츠친구’로 3개월 재직 시 100만원 보너스를 주겠다고 공약을 내걸었고, 배달대행 업체에서도 배달비를 인상하며 배달원 모시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서울시내의 한 편의점에서 배달 업체 직원이 상품을 받아 편의점을 나서고 있다.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서 배달원이 상품을 받아 편의점을 나서고 있다.<뉴시스>

코로나19로 비대면 ‘플랫폼 노동자‘ 급증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27일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고용 재조정 및 거시경제적 영향'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가 어렵고 감염 우려가 큰 판매·서비스 등의 일자리는 크게 줄어든 대신 택배원, 배달원 등을 중심으로 한 단순 노무는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올해 11월 ’2021년 플랫폼 종사자 규모와 근무실태‘ 발표를 통해 플랫폼을 매개로 노무를 제공하는 플랫폼 종사자가 15~69세 취업자의 8.5%에 달하는 약 220만명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는 지난 3개월간 워크넷, 잡코리아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일감을 얻은 적이 있는 사람을 포함한 것으로, 220만명 모두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플랫폼 종사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통상 플랫폼 종사자는 플랫폼을 통해 일감을 구하는 것은 물론 플랫폼으로부터 대가나 보수를 중개 받는 이들을 말한다. 플랫폼을 매개로 하는 배달·배송·운전, 번역 근로자 등이 포함된다.

올해 실태조사에서는 이런 의미의 근로자들을 ’협의의 플랫폼 종사자‘로 분류하고 이들의 수가 66만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와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협의의 플랫폼 종사자 수는 22만명이었다. 불과 1년 사이 플랫폼 종사자 수가 3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올해 협의의 플랫폼 종사자 66만명 중 39.5%가 ‘부업‘으로 플랫폼 노동을 택했다는 것이다. 주당 10시간 미만 일하거나 플랫폼 일자리 수입이 전체의 25% 미만을 차지하는 ’간헐적으로 참가하는 유형‘도 13.3%에 달했다.

일반인 배달원 일감을 찾을 수 있는 '배민커넥트' '쿠팡이츠배달파트너' 앱 이미지.<편집=이숙영>

배달 라이더 인기에 ’투잡러’ 속속 등장

실제로 배달에 도전하는 직장인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일반 회사에 근무 중인 직장인도 낮에는 회사에서 일을 하고 밤에는 배달원으로 뛰는 ‘투잡러’가 대거 등장했다. 배민커넥트의 근로자 수는 지난해 1만명에서 올해 2만명으로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배달을 시작하는 데 진입장벽이 있었다. 오토바이와 같이 빠른 배송을 위한 이동 수단이 필요했고, 음식점으로부터 배달 주문을 직접 받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배달 시장이 커지고 배달앱 또한 다양화·고도화되며 누구나 배달일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 배달이 오토바이의 전유물이었다면 이제는 자전거, 자동차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배달이 가능하다. 간단한 교육 절차를 이수한 뒤 배민커넥트,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등의 앱을 이용해 배달 일을 할 수 있다.

최근 부업으로 배달일을 시작한 28살 직장인 B씨는 “월급 만으로 생활하기 어려워 투잡을 알아보던 중 쿠팡이츠 배달 일을 접하게 됐다”며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도보로도 배달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다가와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배달을 통해 벌 수 있는 돈은 지역, 배달수단 등에 따라 상이하다. 배민커넥트의 경우 기본구간 0km 이상 0.5km 이하에 2000원대 후반에서 3000원대 사이에서 기본 배달료를 형성하고 있다. 쿠팡이츠 배달파트너도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으나 배달 1건에 3000~7000원가량 벌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 배달원과 상생 노려…걸음마 뗀 배달원 복지

배달 플랫폼은 배달원들을 위한 복지 제도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배달원 복지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2년 전인 2019년 배달 라이더 노조가 출범하며 배달원 복지에 처음으로 시선이 쏠렸다. 

배민커넥트 사업을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은 전문·일반인 배달원 전원을 대상으로 산재보험을 가입하고, 라이더 대상 유상 운송 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

또한 라이더 건강검진비, 피복비, 휴식 지원비, 명절선물 등을 지원하고 여름·겨울 계절에 따른 지원용품을 지급하고 있다. 배달원 생계 지원을 위한 ‘라이더 살핌’ 기금 운영을 통해 사고 시 치료비 및 생계비를 지원하고, 배민라이더 전용 건강검진 예약 플랫폼도 도입했다.

쿠팡이츠도 올해 8월부터 배달 파트너와 입점업체 점주 등에 종합 건강검진을 최대 70% 할인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제공 중이다. 배달파트너에게 음료를 제공하고 추첨을 통해 ‘휴식’을 테마로 한 선물을 주는 ‘Thanks 배달파트너’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이 플랫폼종사자 고용보험 시행을 앞둔 사흘 앞둔 29일 배달라이더 쉼터를 찾아 현장 안내 및 방한용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이 플랫폼종사자 고용보험 시행을 사흘 앞두고 12월 29일 배달라이더 쉼터를 찾아 현장 안내 및 방한용품을 전달하고 있다.<고용노동부>

올해부터는 배달원에 대한 제도도 보완된다. 1월 1일부터 배달원, 퀵서비스 기사, 대리운전기사 등 플랫폼 종사자에 대해 고용보험이 적용된다. 

이번 고용보험 확대 적용은 코로나19 사태로 고용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의 처우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정부가 추진하는 ‘전 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의 일환이다. 구체적으로 1개월 이상 노무 제공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통해 받는 월 보수액이 80만원 이상인 경우 고용보험이 적용된다. 

통계에서 배달원을 분류하는 새로운 항목도 만들어진다. 통계청은 지난 29일 ‘한국 종사상 지위분류‘를 개정해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한국 종사상 지위분류가 개정되는 것은 13년 만이다.

이번 개정에 따라 임금근로자와 자영업자 중간 영역에 있는 배달원, 방문판매원 등의 특수 형태 근로 종사자를 ’의존계약자‘로 분류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특수 형태 근로자가 기타종사자로 분류됐다. 통계청은 특수 형태 근로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분류를 더 명확하게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노동 통계분류 개정을 통해 배달원의 현황을 집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배달원의 정확한 수가 기록되지 않아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만큼 향후 배달원 복지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최현석 근로기준정책관은 “플랫폼 종사자의 증가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경제의 영향이라고 생각한다”며 “플랫폼 기업이 투명하고 공정한 계약 체결 및 준수 의무를 다하고, 계약 내용 변경 시에도 종사자의 의견을 듣는 한편, 종사자들의 어려움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동반자적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국회의 입법 논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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