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연 게이즈 대표 “나이키 같은 브랜드로 만들겠다”
이주연 게이즈 대표 “나이키 같은 브랜드로 만들겠다”
  • 이하영 기자
  • 승인 2021.11.0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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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소품 같은 테크 제품으로 글로벌 팬심 사로잡는다
이주연 게이즈 대표.<이원근>

[인사이트코리아=이하영 기자] 가전제품이 예술이 되는 시대다. 그 사이 휴대폰 배터리 충전기, 디지털 시계, 무선 이어폰 등도 디자인의 영역으로 넘어왔다. 휴대폰 충전기나 거치대 등 주변부 상품도 자연스럽게 디자인 상품이 됐다.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오늘날의 스마트컨슈머(Smart consumer‧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소비자)는 자신이 구입하려는 상품이 가격에 걸맞은 기능을 갖고 있는지와 더불어 심미적으로도 만족스러운지 꼼꼼히 따져본다. 그런 의미에서 <인사이트코리아>가 10월 23일 만난 이주연 게이즈 대표는 전 세계 팬들에게 환영 받는 글로벌 디자이너다.

게이즈는 어떤 회사인가.

“테크놀로지(Technology‧기술)와 디자인이 융합된 일상생활에 재미를 추구하는 제품들을 만든다. 또 이 같은 제품을 큐레이션해 고객들에게 소개하거나 직접 제조해 선보이는 회사다.”

게이즈 대표가 되기까지 스토리가 궁금하다.

“어릴 때부터 수학·과학·미술을 좋아했고, 창의적인 제품을 제안해 세상에 선보이고 싶었다. 어릴 적 꿈을 이루기 위해 카이스트에 들어가 산업디자인부터 공부했다. 완제품이 나오기 위해서는 디자인을 공부해야 한다고 막연히 생각했던 것 같다. 대학에서 창업동아리 활동을 하는데 내가 만든 제품을 구현해내지 못하는 친구가 답답해 전산학을 복수전공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복수전공은 필연이었다. 소비자 친화적인 제품을 고민한 것이 게이즈 창업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삼성전자에서 유사한 일을 한 걸로 안다.

“맞다. 삼성전자에서는 UX(User Experience‧사용자 경험)를 디자인하는 일을 했다. 당시 기획하던 제품 중 하나가 최근 인기를 끄는 갤럭시 Z폴드의 초기 컨셉 모델이다. 10~20년 앞선 기술을 예상하고 그 기술을 어떻게 구현할지 고민했던 셈이다.”

게이즈 제품만의 장점이 있다면.

“우선 기능적으로 특정 유저의 특정 상황에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포인트를 하나 정도 넣는다. 또 제품 자체만으로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으면서 아름다운 디자인을 구성한다. 기능도 좋지만 보고만 있어도 아름다운 제품을 추구한다. 인테리어 디자인 소품 같은 제품일 수 있겠다. 디테일에 조금 더 신경 쓰면 사용자 만족도는 훨씬 높아질 수 있다고 본다.”

게이즈는 테크 관련 제품부터 시작해 인테리어 제품까지 다양하게 생산한다. 최근 주목하는 제품군이 있다면.

“공간이나 상황에 집중해 라인업을 확장할 생각이다. 게이즈 디자인은 스마트폰 주변 액세서리부터 시작했다. 그러다 스마트폰 충전이 무선 방식으로 바뀌며 일상생활 소품에 기술을 녹이는 방식으로 재미있는 제품을 많이 만들었다. 우리 제품 중 차량용 무선충전기가 고객 반응이 좋았다. 이에 착안해 자동차라는 공간에서 쓸 수 있는 여러 가지 액세서리를 기획하고 있다.”

국내 유수의 백화점에 모두 입점했고, 해외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안다. 자부심도 느낄 것 같은데.

“해외에 저희 브랜드가 알려지는 게 정말 좋다. 글로벌 고객들이 저희한테 메일을 보낸다는 게 감동이다. 해외에 제품을 알릴 목적으로 2015년부터 2년에 1번꼴로 킥스타터나 인디고고 등 글로벌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 게이즈 결과물들을 하나둘 올려나갔다. 그러다보니 전 세계 유저들이 게이즈에서 기획하고 있는 제품을 보고 ‘너희 아이디어 너무 재미있다’ ‘제품 너무 예쁘다’라는 식으로 메시지도 보내고 펀딩 이후에도 주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한다.”

제품 판매가 많은 해외 국가는 어디인가.

“미국이 가장 판매량이 높고 게이즈 고객이 많은 편이다. 미국 시장에는 테크 얼리어답터(Early-adopter‧신제품을 남보다 빨리 구입해 사용해보는 사람)들에게 신제품을 소개해 주는 사이트들이 많다. 게이즈 제품은 테크 상품이지만 일상생활용품처럼 보이는 점이 신선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고 본다.”

BTS(방탄소년단)와도 협업한 것으로 안다.

“생활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디자인을 고민하다보니 미세먼지가 너무 심하던 2019년 마스크를 만들었다. 당시 KF94는 재료가 없어 만들 수 없었고 대신 천으로 만든 패션마스크를 론칭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초 재고분이 일시에 동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 패션마스크를 보고 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에서 먼저 연락했다. 마스크와 스트랩에 프린트된 글귀는 각 멤버가 담당한 가사다. 스트랩에 캐리커처를 담은 참이 포인트다. 이전에는 화장품, 자동차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하기도 했다. 협업연락을 하는 회사는 꾸준히 있다.”

이주연 게이즈 대표.<이원근>

디자인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얻나.

“시각적으로 새로운 내용을 접하는 것을 좋아한다. 트렌드 잡지도 많이 보고 전시회도 자주 다닌다. 인테리어와 관련해 좋은 소식을 전해주는 계정은 모두 팔로워하고 있다. 테크 쪽 신기술을 소개해 주는 블로그나 뉴스레터도 구독해 매일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하는 셈이다.”

디자인 공부에 패턴이 있나.

“일상생활로 따지면 디자인 관련 내용을 아침 6시에 일어나서 한 30분 보고, 샤워하고 자기 전이나 화장실 가서도 본다. 틈날 때마다 수시로 보는 거다. 어렸을 때부터 습관화 돼 있다. 이게 일이자 취미생활이다. 재미있지 않은 일을 사업으로 이어가기는 힘들 것 같다.”

좋아하는 디자이너는.

“바우하우스 출신 디자이너 중 한 분인 디터 람스의 디자인을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다. 그의 디자인에는 바우하우스 디자인의 가치인 기술을 담을 것, 사용자를 이해할 것, 심플할 것, 아름다운 즐거움을 줄 것 등이 녹아있다.”

어떤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나.

“사용자를 위하는 디자인 그리고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 사용자한테 감동을 줄 수 있는 디자인이다.”

가장 애착이 가는 디자인은.

“아이폰, 아이팟, 애플워치를 동시에 무선충전 할 수 있는 제품을 인디고고에 펀딩했었다. 제품 발송 이후 애플의 무선충전 정책 변경으로 신형 기종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애플이 애플워치4를 출시한 이후였다. 국내외 반응이 좋아 기대했는데 정말 아쉽다.”

디자인은 어떻게 변할까.

“3차 산업혁명 이후 세계가 소품종 대량생산화 됐다. 최근의 흐름은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여러 사람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향이다. 게이즈의 대표상품 중 하나인 차량용 방향제 지독은 색상과 향 조합이 다양하다. 패션마스크도 패턴을 다양화해 고객의 다양한 취향에 맞추도록 노력하고 있다.”

일하면서 느낀 어려움이 있다면, 그리고 극복 방법은.

“제품을 론칭했다가 문제가 생기면 힘들어진다. 대개 기술적인 문제인데 이럴 땐 정공법을 택한다. 잘못된 점을 빠르게 파악하고, 인정하고, 해결책을 내놓는다. 불만 파악부터 대책까지 대개 만 하루 정도 걸린다. 한 번은 와디즈에서 펀딩한 무선충전 마우스 패드가 충전 코일 위치 때문에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전 고객에 사과하고 연구개발을 거쳐 3개월 뒤에 제품을 다시 발송했다. 물론 제반 비용이 더 들었지만 그 덕분에 게이즈의 팬이 생겼다고 본다. 신입사원 면접에서 그 이야기를 하며 인상 깊었다고 말한 지원자도 있었다.”

게이즈의 향후 발전 방향은.

“게이즈 브랜드는 2013년에 론칭했다. 8년 정도 됐다. 이 이름으로 지속할 수 있는 것은 고객이 언제든 클레임을 걸 수 있고 그것에 우리가 항상 떳떳하게 대처해왔기 때문이라고 본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브랜드 퀄리티를 공고히 하고 싶다. 전 세계적으로 더 끈끈하고 특별한 게이즈의 팬을 만들고 싶다. ‘나이키’는 신제품을 론칭하면 검색순위가 포털 사이트에 도배될 만큼 인기다. 게이즈도 이렇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고객이 우리 제품에 만족하고, 기대하고, 팬이 되게 하고 싶다.”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아이디어가 나오면 빠르게 실행하는 편이다. 일단 빠르게 실행하고 문제가 생기면 지속해서 개선하는 방향으로 업그레이드를 계속시킨다. 예를 들어 우리가 한 기술을 가지고 버전3까지 만들었을 때 유럽에서는 버전1을 내놓는 식이다. 그만큼 앞선 기술을 고객에 전달할 수 있다. 신제품을 내면 국내 기업이나 중국 등에서 모방한 제품들이 많이 나오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이것을 이겨내는 것이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모방제품이 나오는 것 자체가 ‘우리가 인기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꿈이 궁금하다.

“삼성전자에 입사할 때 10년 뒤 자신의 꿈을 쓰는 항목이 있었다. 그때 ‘제 브랜드를 만들어서 전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창업했을 때 친구들이 ‘꿈을 이뤘다’고 말해줬다. 이제 게이즈가 전 세계에 알려지는 것, 글로벌 팬들이 게이즈 신상품을 기다리는 것, 신제품 공개일이 되면 홈페이지 트래픽이 폭발하는 것 등을 꿈꾼다.”

여성 사회인 혹은 동종업계 여성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과학고와 공과대를 졸업했다. 그 기간 동안 성별을 의식하지 않고 남성들을 동료이자 라이벌로 생각했고, 실력으로 이겼다. 후배들이 이 부분을 유념했으면 좋겠다.”

이주연 대표 프로필

2004년 KAIST 산업디자인·전산학 복수전공 학사

2006년 KAIST 산업디자인 석사

2006~2013년 삼성전자 DMC연구소 책임연구원

2013년~ (주)게이즈 대표

 

게이즈에서 2019년 글로벌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인디고고에 선보인 멀티 충전 디바이스 ‘게이즈 트레이’.<게이즈>

게이즈, 멀티 무선충전기 펀딩

‘애플빠’ 상대로 1억 펀딩하고도 쓴 눈물 삼켜

2019년 4월 글로벌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인디고고에 전 세계 소비자들 관심을 끈 한 가지 상품은 게이즈의 멀티 무선충전기다.

Qi 기술이 적용된 3개의 무선충전기를 이용해 아이폰, 애플워치, 에어팟까지 한 번에 충전했다. USB 포트도 2개 내장돼 있어 최대 5개까지 한 번에 충전 가능한 제품이다. 충전기 사이에는 소지품을 정리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트레이로도 활용 가능하다.

제품의 개념은 단순할 만큼 명쾌했다. 책상 자리를 과도하게 차지하던 충전선을 정리하고 애플 제품을 모두 한 곳에 모아 충전하도록 했다. 선은 짧아졌고, 공간은 넓어졌고, 소비자는 환호했다.

펀딩 3개월 전 CES 2019에서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특별한 제품으로 소개됐으며 프리오더도 이어질 정도였다. 국내외 IT매체에 소개되며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제품이 일반에 공개되면 게이즈가 ‘유명해지는 일’만 남은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펀딩 제품을 발송하고 나니 “애플워치가 충전이 되지 않는다”는 고객 불만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문제는 애플의 정책이었다. 애플이 신제품인 애플워치4에 다른 무선충전 체계를 사용한 것이다. 

게이즈는 문제를 인식하고 바로 회의에 들어갔다. 새로운 충전 시스템을 제품에 적용하려면 애플에 관련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여러번 소통하며 허가를 받는 일을 반복해야 했다. 이 작업이 몇개월로 끝날지 몇 년이 소요될지 알 수 없었다.

결국 게이즈는 인디고고 펀딩 고객 중 제품 사용이 불가능한 고객에 한해 환불을 결정했다. 그해 5월 하순부터 6월 중순까지는 국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와디즈에서 펀딩을 진행했다. 목표금액 300만원으로 시작된 펀딩은 2118%인 6356만5500원을 달성하며 마무리 됐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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