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진 KRICT 책임연구원, 미래 코팅 기술로 감염병 차단
이상진 KRICT 책임연구원, 미래 코팅 기술로 감염병 차단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1.11.01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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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 산업 다양하게 이용될 핵심기술 PPFC 박막 상용화
이상진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솔루션센터 책임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이상진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솔루션센터 책임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산업용 코팅(Coating) 기술은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코팅 기술은 불소(Fluorine)와 탄소의 고분자 화합물인 플로로카본(Fluorocarbon)을 기반으로 나노 두께의 박막을 형성하는 폴리테트라플로오로에틸렌(Polytetrafluoroethylene·PTFE)방식이다. 이상진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솔루션센터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PTFE보다 진일보한 스퍼터링 공정을 이용해 제작한 플라즈마중합플로로카본(Plasmapolymerizedfiuorocarbon·PPFC) 박막의 상용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PPFC 박막 공정 기술은 디스플레이용 광학필름뿐 아니라 2차전지, 태양전지 등 에너지 소자용 전극필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자동차용 센서 등 미래형 산업에도 다양하게 이용될 수 있는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PPFC 박막 공정 기술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기술이며, 동시에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방역 기술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이외에도 다양한 첨가제(소재)를 통해 발수·발열 등 실용적 기능을 갖춘 박막을 만들 수 있어 그 활용도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이트코리아>는 이상진 박사로부터 PPFC 박막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2016년 PPFC 박막 필름을 대면적 롤투롤 스퍼터링 장비로 제작하는 데 성공하고 기업에 기술이전도 했다. 세계 최초 기술이라고 들었다.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PPFC 박막 기술 개발은 수분차단 배리어 필름(Barrier film)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플렉서블(Flexible) OLED 디스플레이의 수명향상에 큰 역할을 하는 배리어 필름을 무기박막을 이용해 스퍼터링(sputtering)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었다. 더 높은 수준의 배리어를 개발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구상하던 중, 표면에 물이 묻지 않으면 투습되는 양이 줄어들어 배리어에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때 떠오른 것이 발수성(물이 표면과 접촉하는 각도가 90도 이상인 표면·hydrophobic surface·water-repellent surface)을 갖는 소재였다.

배리어 필름의 최외곽층에 테프론(Polytetrafluoroethylene·PTFE)을 박막으로 코팅하고 싶었는데 문제가 있었다. 테프론은 절연성(dielectrice·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성)이 매우 높은 물질이라, Radio-Frequency(RF) 전원방식의 스퍼터링만 가능했고, 열적 안정성도 좋지 않았다. RF 전원 방식은 필름 기재에 코팅하는 롤투롤에 적합하지 않은 방식이었다. 연구단계에서 코팅은 할 수 있다해도 산업 현장에 쓰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신 태프론 소재에 전기적 특성을 좀 부여하면 RF 방식을 쓰지 않고, 대면적 코팅이 가능한 Mid-Frequency(MF) 스퍼터링을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가장 쉽고 생산적인 방식인 Direct Current(DC) 방식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박막코팅과 디스플레이 연구자로서 고분자 소재의 제조에 아는 것이 없었지만 화학소재솔루션센터 박사님들의 도움으로 PTFE와 카본나노튜브(Carbon Nanotubes·CNT)를 섞은 복합 스퍼터링 타깃을 만들었다. 당시 CNT의 양을 1, 3, 5wt%(weight %·무게비)로 제작했고, MF 방식으로 스퍼터링이 잘 진행되는 것을 확인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1m 크기의 롤투롤용을 제작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고분자 타깃의 대면적 코팅 가능성을 확인한 우리는 그때부터 연구에 매진하게 됐다.”

개발 후 5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어떤 연구를 진행했나.

“개발 가능성을 확인한 우리는 연구를 진행할 과제가 필요했다. 그때 연구원의 주요사업 중 하나인 미래시드사업(당시 창의연구사업)에 선정됐고 이후 약 3년간 연구원내에서 여러 가지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우리는 타깃에 첨가제를 넣는 것이 다양한 박막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기술이라는 것을 인지했다. 이 기술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기술 포트폴리오를 구상했다. 타깃 제조 기술, 박막 공정·장비 기술, 응용 기술을 차례차례 연구했다. 그동안 각 분야에 걸쳐 10건의 국내 특허와 3건의 국제 특허(미국·중국·일본)를 등록했다. 특허가 등록된 기술을 바탕으로 응용기술을 국제 SCI 저널에 16편의 논문으로 발표했다.”

‘PPFC 복합 나노 박막 기술’은 소재 연구와 공정기술 연구, 두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생산된 PPFC 박막의 발수·발유·반사방지 등 특성을 갖게 만드는 소재(첨가제) 연구는 어떻게 진행되나.

“태프론에 CNT를 첨가해 가능성을 확인한 시점에 타깃에 우리가 원하는 물질을 넣어서 다양한 복합 물성을 갖는 박막의 제조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다양한 고분자와 첨가제를 테스트하기 위해 지금까지 약 60종 이상의 타깃을 제작해 연구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어떤 고분자가 타깃 소재에 적합한지 알 수 있었고, 증착율과 타깃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첨가제가 어떠한 것인지 알아가고 있다. 첨가제가 금속, 절연체, 반도체 소재인 경우에 다양한 나노컴포지트(nanocomposite·나노복합체) 박막을 손쉽게 제조할 수 있는 것을 알게 됐고, 현재는 이를 활용해 표면 발수성, 광학물성을 조절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상용화를 위해 증착 속도를 높이는 게 과제라고 들었다. 현재 증착 속도는 어느 레벨까지 올라와 있나.

“이 기술의 보급을 위해서는 스퍼터 타깃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 스퍼터 장치가 있으면 상용화된 타깃을 구매해서 PPFC 박막을 제조할 수 있다. 타깃의 안정성, 접합(bonding·본딩) 기술, 증착률 향상이 매우 중요한 과제다. 초기 기술 개발 시절과 비교해 볼 때 모든 부분에서 기술적 향상이 이뤄지고 있다. 타깃의 체결 기술이 새롭게 개선되고 있고, 이를 통해 인가될 수 있는 파워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타깃 안정성과 수명이 향상되고 있다. 고파워 인가가 가능하게 되면서 증착 속도도 향상되고 있다. 초기 단계에서는 대면적 타깃의 증착율이 10nm·m/min(롤투롤 방식의 증착률 계산, 필름 이송 속도가 분당 1m인 속도 기준에서 10nm가 증착된다는 의미) 정도의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약 5배 향상되어 50nm 수준이다. 아직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단계로 더 높은 증착 속도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PTFE를 PPFC 박막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데 현재 상황은 어떤가.

“PTFE는 절연성, 내화학성, 표면 발수성 등으로 인해 산업 현장에서 매우 활용도가 높은 소재다. 특히 높은 발수성은 물에 의한 오염과 침투 등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에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높은 발수성은 제품 표면에 코팅할 때 접착이 어려운 문제를 갖게 된다. 따라서 박막으로 코팅하기 위해서는 매우 어려운 공정이 필요하고, 기재에 따라서는 전혀 코팅이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PPFC 박막은 스퍼터링 공정을 이용하기 때문에 상당히 높은 에너지를 가진 상태로 코팅돼 접착력이 상당히 우수한 편이다. 기재 의존성도 거의없는 편이다. 이렇게 코팅된 PPFC 박막은 PTFE 대부분의 우수한 물성을 나타낸다.

오히려, PTFE는 낮은 굴절률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내부 결정 구조로 인해 가시광선을 통과시키지 못하는 불투명한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광학 용도로 사용하기 어려운데, PPFC 박막은 매우 투명하다. 낮은 굴절률은 그대로다. 그래서 반사방지와 같은 광학코팅 소재로서 활용성이 높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PPFC 박막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와 같은 투과율이 중요한 디바이스 표면에 코팅한 결과 에너지 변환 효율(PCE)이 1~2%p 정도 높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매우 높은 향상 효과로 우리는 다양한 태양전지 소자에 적용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반사방지 효과는 태양전지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산업에도 효과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투명하고 발수성이 우수한 PPFC 박막 샘플. 한국화학연구원
투명하고 발수성이 우수한 PPFC 박막 샘플. <한국화학연구원>

최근 거의 모든 산업에서 환경이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스퍼터링 공정은 고밀도와 나노미터 수준의 두께를 갖는 고품질의 고분자 박막 형성이 가능한 환경 친화적 코팅 방법”이라고 했는데 어떤 점에서 그러한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환경 친화 기술은 미래를 준비하고, 기술 경쟁력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불소 박막을 코팅하는 습식 코팅 기술은 유해 성분을 가진 코팅액을 많이 사용한다. 플라즈마를 이용하는 CVD(Chemical Vapor Deposition·화학기상증착) 방식은 가스를 배출하는데 대부분 지구온난화지수(Global Warming Potential·GWP)가 매우 높다. 현재 국가적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높은 GWP를 갖는 가스가 탄소중립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지정했고, 이를 낮은 GWP를 갖는 가스로 전환하기 위한 R&D를 진행하고 있다.

스퍼터링 기술은 계면활성제와 같은 용액과 GWP 가스를 사용하지 않는다. 고분자 타깃을 진공에서 불활성 기체인 아르곤(Ar)을 이용해 물리적으로 충돌시켜 필요한 양만큼만 사용해 박막을 제작한다. 남는 타깃은 수거해 별도로 재사용하거나 절차에 따라 폐기할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은 환경의 측면에서 매우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PPFC 박막 제조 기술의 국내외 연구 동향이 궁금하다. 한국은 세계에서 어느 정도 수준인가.

“PTFE를 타깃으로 PPFC 박막을 제조하는 연구는 1960년대 후반부터 진행돼 온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저희 그룹이 연구를 가장 활발히 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타깃을 다양하게 제조할 수 있고, 대면적 코팅이가능해 새로운 응용 분야를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PPFC 박막을 스퍼터링으로 제작하는 기술은 아직 기술 개발 단계다. 지금까지는 CVD와 진공증착 방식으로 산업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PPFC 박막기술에 관심이 많고, 한국은 최근 진공증착 방식을 이용해 불소 박막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몇 군데 생겨서 내지문 코팅 등에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저희와 같이 복합 타깃을 제작해 다양한 코팅 박막을 제조하는 기업은 세계적으로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는 타깃 제조와 PPFC 박막 제조와 관련해 미국, 중국, 일본에 국제 특허를 등록했으며, 해외의 기업에서도 기술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러한 기술을 보고한 논문을 통해 여러 기업에서 연락이 오고 있다.”

PPFC 박막 응용 분야에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면상발열히터, 자가세정 투명 열거울, 초발수 표면 응용, 금속-PPFC 나노컴포지트 박막 등이 있다. 이중 항균 박막이 흥미롭다.

“항균 제품·코팅 기술은 건강증진과 관련해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제품 기술도 활발히 개발돼 출시되고 있다. 항균 기술에는 균이 서식하는데 필요한 수분을 제거하는 발수성 표면을 활용하는 것과 이온화 작용을 통해 균을 제거하고 증식을 막는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는 발수성을 갖는 불소고분자를 매트릭스로 하고, 항균 작용이 우수한 은(Ag)과 구리(Cu)를 나노입자로 해 항균을 비롯한 다양한 기능성 코팅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Ag를 함유한 PPFC-Ag 나노컴포지트 박막을 섬유소재(fabric)의 표면에 적용해봤다.

섬유소재는 표면이 울퉁불퉁해 거기에 발수성을 갖는 PPFC 박막을 코팅하면 물이 표면에서 굴러다니며 전혀 붙지 않는 초발수표면(Superhydrophobic)을 갖게 된다. 초발수표면은 물이 묻지 않을 뿐 아니라 표면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자가세정(self-cleaning) 특성까지 갖게 되며 매우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분야다. 또한 스퍼터링 방식은 매우 얇은 박막을 기재에만 코팅하는 효과가 있어 섬유의 실 표면에만 코팅이 되며 빈 공간은 코팅이 되지 않기 때문에 섬유에 적용할 경우 통풍·통습 효과가 우수하다. 이 기술은 고어텍스와 같은 고품질, 고성능 섬유소재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여기에 항균특성이 우수한 Ag 입자가 포함되면 항균특성을 나타낸다. 옷의 표면은 항균특성을 부여하면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우리는 Ag가 포함된 PPFC 나노컴포지트 박막을 대장균, 폐렴균 등에 실험한 결과 항균 특성이 매우 우수한 실험 결과를 얻었다.”

도전하고 싶은 응용 분야가 있나.

“우선 현재 도전하고 있는 분야는 광학분야, 즉 반사방지쪽 분야다. PPFC 박막은 유리보다 낮은 굴절률을 가져 광학적 응용성이 매우 높으며, 대면적 코팅, 다양한 기재에의 코팅이 가능해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첨가제를 통해 다양한 굴절률을 가지는 박막을 개발하고자 한다. 특히 고분자 구조, 첨가제, 공정 프로세스 등의 제어를 통해 현재의 수준보다 더 낮은 굴절률을 갖는 코팅 박막을 개발하는 것도 큰 목표 중의 하나다. 이를 통해 단일 박막 코팅만으로도 매우 효과적인 반사방지 표면을 만들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다중 복합 나노컴포지트 박막이다. 지금까지는 PTFE-CNT 소재를 베이스로 Ag, Cu 등을 복합화해 기능성 박막을 개발해왔다. 하나를 넣어서 기능화가 잘 되는 것을 확인했으니, 이제는 두 가지 또는 세 가지 재료를 한 번에 섞어서 재료들의 기능 복합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재료의 고유 특성들이 동시에 구현될 수도 있고, 재료의 전기적 구조를 바꾸어 band gap, work function 등과 같은 물성을 조절해 다양한 디바이스에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재료를 연구 개발해 디스플레이, 배터리, 태양전지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향후 연구 목표는 무엇인가.

“플라즈마 고분자 박막 분야는 꾸준히 연구되고 있는 분야이지만 소위 말하는 핫(hot)하고 세간의 주목을 받는 분야는 아니었다.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면서 이러한 박막에 대해서 좀 더 잘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많은 것을 알아나가면, 같이 연구하시는 분들이나, 산업에 응용하시는 분들께 많은 도움도 줄 수 있고, 우리도 알아가는 과정에서 즐거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분야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를 할 것이다. 결국, 상용화가 잘 될 수 있는 제품화, 응용 연구에 보다 많은 노력을 하고자 한다. 연구 자체의 즐거움도 매우 크지만, 상용화가 됐을 때 더 큰 보람을 느낄 것이다. 우리가 이 기술이 어디에 어떻게 적용될지 다 알 수는 없지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연구·개발해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도록 열심히 연구 개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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