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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재주는 '오징어게임'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고?
재주는 '오징어게임'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고?
  • 이원섭 IMS Korea 대표 컨설턴트
  • 승인 2021.11.01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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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업체들, 영화 '오징어게임' 관련 상품 만들어 부당이득 챙겨
중국 인터넷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할로윈 소품’을 검색하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장인물들이 착용한 의류와 비슷한 코스튬 의상이 판매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알리익스프레스>

얼마 전 글쓴이는 중국의 글로벌 쇼핑몰인 알리익스프레스에 들어갔다 깜짝 놀랐다. 우리의 ‘오징어게임’에 나오는 트레이닝복은 물론 배우들의 의상 그리고 드라마 소품 등을 상품화해 팔고 있어 당연히 우리나라 업체가 생산하는 우리 제품인 줄 알았다. 그러나 생산업체들은 모두 중국 업체였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는 옛말이 있다. 현재 우리의 오징어게임과 관련해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면 이 말이 꼭 맞는 것 같다. 오징어게임 창작 나라로서 정당하게 그 몫(권리)을 가지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보고 있는 것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을 방영하는 넷플릭스를 볼 수도 없는 중국에서 오징어게임을 시청한 후 불과 이틀 만에 오징어게임 상품을 만들어 판매했고 또 다른 중국 업체도 오징어게임 속 가면을 만들어 팔아 엄청난 부당 매출을 올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오징어게임의 상품들이 글로벌 쇼핑몰에서 대히트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 상품들 대다수가 중국에서 제조된 것들이라고 보도했다. 또 우리나라 쇼핑몰인 쿠팡에서 판매되고 있는 관련 상품조차도 중국산이라고 하니 기가 막힐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적재산권 무법국가 중국의 해적행위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넷플릭스의 모험투자가 없었다면…

아시다시피 오징어게임은 올해 9월 17일 넷플릭스에서 처음 공개해 불과 몇 주 만에 전 세계 넷플릭스 시청 1위를 기록한 우리나라 액션, 서스펜스 드라마다. 영화 ‘수상한 그녀’와 ‘남한산성’으로 잘 알려진 황동혁 감독의 작품으로 빚에 찌든 456명의 사람들이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해 총 6개 게임을 통과하고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죽음의 게임에 도전하는 스토리다.

넷플릭스의 넘을 수 없는 벽 볼리우드(Bombay+Hollywood)에서 조차 1위를 기록하며 전 세계 90개국 이상에서 1위 드라마로 우뚝 선 것이다. 무엇 때문에 우리의 오징어게임에 전 세계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걸까? 외신 시각으로 분석한 기사들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CNN은 ‘오징어게임은 무엇이고 왜 사로 잡는가’라는 기사에서 오징어게임은 정말 끝내준다면서 드라마 흥행은 한국 영화 ‘기생충’에서 드러났던 것과 같은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게임의 패자가 살아남지 못하는 내용과 공포 시리즈가 화제라고 언급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오징어 게임, 전 세계를 사로잡은 지옥 같은 호러쇼’라는 기사에서 오징어게임의 배경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부의 불평등을 잘 보여 주었으며 드라마 속 잔혹한 게임이 끝없이 빚을 지고 살아가는 현실보다 더 무섭다고 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을 준다고 했다.

황 감독은 10년 전에 시나리오를 완성했는데 당시 월가에서는 1%가 모든 것을 독점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99%에 속하는 약자라는 생각으로 제작했다고 한다. 오징어게임은 그동안의 서바이벌 게임 유형과는 다른, 승자가 축하를 받는 ‘헝거 게임’의 스토리가 아닌 루저들의 이야기이다.

실제로 황 감독이 시나리오를 작성한 2008년에는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였는데 대출, 마이너스 통장에 의지해야 생활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만화에 빠져 있던 중 만화‘도박묵시록 카이지’의 빚을 진 사람들이 거액의 상금이 걸린 게임이 모티브가 된 것이 바로 오징어게임이라고 밝혔다. 그러니 드라마는 본인의 실감나는 상황에서 나온 피의 드라마이기도 하다. 이런 오랜 고통의 산물을 엉뚱한 되놈들이 차지하니 어찌 억울하지 않을까? 내가 애써 이룬 일을 가로치기 당하면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이디어를 갈취하고 자기 주머니를 채우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

그러나 더 안타까운 사실은 오징어게임에 대한 권리는 창작자인 황 감독에게는 없고 모두 넷플릭스에 넘어갔다는 사실이다. 시나리오를 드라마로 제작해 주는 비용을 대주는 대신에 작품에 대한 권리는 100% 넷플릭스가 가져갔다.

황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오징어게임을 2008년에 구상하고 2009년에 시나리오를 완성했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모두 외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네 투자자 실정에서는 오징어게임 시나리오를 보고 선뜻 투자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네 정서에는 이상하고 잔혹하다는 비평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이런 좋지않은 상황과 흥행 성공에 대한 불투명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전 세계에 보급해 크게 성공한 것이다. 지금의 전 세계 흥행에 넷플릭스의 투자가 있었다고 말한 황 감독의 생각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또한 아쉬움이 있지만 이미 이런 지적재산권 전면양도 계약을 알고 시작했다며 오늘의 흥행으로 만족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흥행으로 얻은 개인적 명예나 보이지 않는 부가 이익도 있는 건 사실이다.

저작권을 넘기지 않으려면…

창작자에 대한 이런 계약 관행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그리고 정상적이고 흔한 일이다. 넷플릭스의 작품에 대한 안목으로 세계적 성공을 이루었기에 글쓴이도 이런 글을 쓰고 있지만 반대로 흥행에 실패하는 투자가 얼마나 많은가? 실제로 넷플릭스에게도 오징어게임은 구세주였다. 흥행 실패를 연속하다가 초대형 대박을 터트린 것이었다. 황 감독처럼 자본이 부족한 우리나라 제작사들은 흥행 실패 리스크를 지지 않는 넷플릭스의 계약 방식을 반기는 것이 사실이다. 그 리스크에 대한 댓가로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으로 3주 만에 시가총액이 28조원 증가하는 결과를 얻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 전부터 저작권 논의가 있어 왔다. 러닝 로열티 개념의 라이선스료 없이 총액을 일괄 지급하고 저작권을 투자가가 100% 갖는 구조가 일반화로 흔한 일이었다. 소위 말하는 저작권의 ‘매절(買切)’ 계약이다. 오징어게임도 황 감독이 제작비용에 대한 걱정이 없이 마음껏 제작에만 전념할 수 있어 좋은 작품이 탄생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적으로 약자인 창작자들이 불공정한 계약조건으로 권리를 넘기는 일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곤 했다. 국내에서도 성공 뒤에 창작자가 기존에 맺은 계약이 불공정했다고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한 경우도 있다. 모 창작자가 작품 제작에 관한 저작원 권리를 모두 양도했는데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자 계약 댓가로 받은 금액이 투자자의 성공으로 거둔 이익에 비해 터무니없는 금액이라 정당하게 계산되어야 한다며 제기한 추후의 소송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계약 당시 작품의 성공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태였기에 계약이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고 작가와 투자사간에 계약의 내용 협의를 합의해 계약을 체결한 것은 유효하다면서 청구를 기각한 것이다. 이후 창작자는 억울하다고 계속 호소했으나 여론은 투자자 편이었다.

투자자가 창작물을 기반으로 다른 장르에까지 사용하는 것을 OSMU(One Source Multi Use)라고 한다. 즉 2차 저작권 사용이다. 오징어게임의 각종 소품의 상품화가 그것이다. 그러니 억울하지만 중국의 불법복제 생산도 엄밀히 말하면 넷플릭스 문제인 것이다. 더군다나 중국에서는 넷플릭스가 방영되지도 않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오징어게임이 누구 것이냐며 국내 콘텐츠 지적재산권을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이나 중국 등에 빼앗기고 있다고 질타를 했지만 위의 소송 예에서 보듯 억울하지만 답은 없다.

넷플릭스는 이에 대해 그동안 한국 시장에 2016~2020년 5년간 770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도 5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작품이 크게 흥행해도 추가로 수익을 배분하는 러닝개런티(수익배당금)가 없지만 오징어게임 시즌2를 제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때 반영할 수도 있다고 했다. 오징어게임 시즌2를 만들 수 있는 권한도 100% 넷플릭스에 있다. 200억원의 제작비 투자로 작품에 대한 모든 권리를 넷플릭스가 가져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지적재산권 독점은 분명 개선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나라의 창작 능력과 K콘텐츠 위상은 더 이상 예전의 약자 입장이 아니다. 기생충, 미나리, BTS, 블랙핑크 등과 함께 이번에 오징어게임으로 K콘텐츠는 흥행의 보증수표화가 된 만큼 K 위상을 내세워 글로벌 OTT 저작권 관행을 바로 잡을 기회가 되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영국에서 하원 청문에 나서 넷플릭스가 모든 콘텐츠에 대해 100% IP를 확보하는 것은 포괄적 정책이 아니라고 답변한 바가 있었고, 또 일본에서는 2차적 저작물 권한을 창작자에게 인정한 사례도 있기 때문에 우리도 얼마든지 2차 제작에서는 개선 주장이 가능하다.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의 시장성을 증명함에 따라 디즈니 등 세계적인 OTT 서비스 업체들의 국내 투자 진출과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래서 더욱 더 시급하게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는 법과 조치를 마련해 우리의 저작권이 엉뚱하게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고 권리도 누려야한다. 우리의 아이들에게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의 영희 인형이 더 이상 넷플릭스 것이 되지 않도록 개선해야 하지 않는가?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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