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의 ‘유통기한’
김종인의 ‘유통기한’
  • 윤길주 발행인
  • 승인 2021.11.0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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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의 계절이 다가오긴 했나보다. 김종인의 몸값이 오르고 있으니 말이다. 국민의힘은 김종인 모시기에 안달이다. ‘상왕’으로라도 떠 받들겠다며 읍소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틈만 나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활용해야 대선 승리에 가까이 갈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종인 등판은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그 자신도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일인 11월 5일 이후 결심을 내비쳤다. 후보가 누가 되는지 보고 결정 하겠다는 뜻이다. 김종인이 국민의힘 대선을 지휘한다면 나름 힘이 될 것이다. 그는 큰 선거 경험이 풍부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도 그의 손을 빌렸다. 나중에 두 사람에 대해 험담을 쏟아내며 갈라섰지만 ‘선거 기술’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내공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경세가(經世家)라기보다는 책략에 능한 정략가(政略家)에 가깝다. 판세를 읽는 형세 판단 능력이 뛰어나다. 복잡한 문제를 몇마다 말로 쉽게 정리하는 메시지 소화 능력도 탁월하다. 상대가 실수할 때까지 때를 기다릴 줄도 안다. 여야를 떠나 선거철만 되면 그의 집 앞에 한 수 배우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는 이유다. ‘여의도의 차르’로 불리는 그를 기회주의자로 보는 시각도 있다. ‘킹메이커’로 불리지만 킹을 만들었다기 보다는 누가 킹이 될지 알아채고 옆에 서 있었을 뿐이라는 거다.

그의 이력을 보면 우리나라 현대 정치사에 이런 인물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특이하다. 1963년 민정당을 시작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후 소속 정당이 24번 바뀌었다. 합당·당명변경 등을 감안해도 18차례나 당적을 옮겼다. 몸담았던 당은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는다. 사고가 유연한 건지, 시류에 영합한 것인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다.

1980년 12·12 군사반란으로 권력을 찬탈한 전두환이 만든 초법적 통치기구 국가보위입법회의(국보위)에 참여하면서 그는 출세가도를 달린다. 그해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신군부의 논공행상(論功行賞) 때 보국훈장 청수장을 받았다. 81년부터 88년까지 민정당 소속으로 내리 두 번 전국구 국회의원이 됐다. 노태우 정부 때는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다. 92년 민자당 소속으로 전국구 의원이 됐지만 이듬해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때 뇌물수수죄로 의원직을 잃고 옥살이를 했다. 홍준표는 당시 수사검사로 김종인을 구속했다고 자랑한다. 이런 구원(舊怨)으로 김종인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시절 자신의 입당을 막았다고 홍준표는 주장한다.

김종인의 마음은 윤석열에 기운 듯하다. 윤석열이 잘못해도 한없이 너그럽다. ‘전두환 망언’ ‘개 사과’는 단순한 실수를 넘어 천박한 역사인식에 기반해 국민을 조롱한 몰지각한 행태다. 그럼에도 김종인은 별 문제 아니라는 식이다. 사과 했으면 됐고, 대선에서 별 영향이 없을 거라고도 했다. 이같은 인식은 그가 전두환 신군부에 부역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준석은 김종인을 필승 카드로 여기고 있다. 여권에서는 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내부 전력을 가다듬는 도구로는 쓸모가 있지만 유통기한이 지난 이월상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방랑 정치인’ 김종인의 선택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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