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일윤 헌정회장 “이재용 삼성 부회장 사면 文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인터뷰] 김일윤 헌정회장 “이재용 삼성 부회장 사면 文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 이정문 기자
  • 승인 2021.10.14 10: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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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헌정회 뜻 충분히 알아…심사숙고 하겠다’ 회신”
“민주헌정 발전에 기여하는 게 헌정회 첫번째 목표”
김일윤 대한민국헌정회 회장이 인사이트코리아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일윤 대한민국헌정회 회장이 <인사이트코리아>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대한민국헌정회>

[인사이트코리아=이정문 기자] 대한민국헌정회는 의정활동을 했던 의원들이 모인 법인단체다. 한국정치사의 중심에 섰던 유력 정치인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한때 여야로 갈려 치열하게 맞섰던 선량들이 헌정회라는 울타리 안에 함께 모여 있다.

올해 3월 김일윤 전 의원이 회장에 취임했다. 경북 경주 출신으로 5선 의원을 지낸 중진이다. 여야 대선후보 경선이 한창인 지난 9월 21일 오후 김 회장을 헌정회 집무실에서 만났다. 김 회장은 “인류공영과 국가번영을 위해 민주헌정 발전에 기여하는 게 헌정회의 목표”라고 밝혔다.

헌정회 회원분들 중에는 경륜이 출중한 다선의원 출신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여야 중진들이 한 자리에 모이다보면 정치적 견해 차이로 대립하는 일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3월 헌정회 회장에 취임한 후 회원들의 의견이 대립했던 일이 있었지요. 4월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문제를 놓고 회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게 어려웠는데, 결국 ‘국민통합과 국익을 위해 사면 건의를 하자’는 합의를 얻어내 건의서를 전달해 드렸습니다. 미국에 삼성전자 공장이 있는데, 바이든 대통령의 관심이 지대한 것으로 압니다. 그런데 삼성 총수를 교도소에 둔 채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다는 것은 국가원수의 외교로서는 상당히 부족한 준비라고 생각하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조금 심하게 얘기하면 고급 외교도 아니고 향기도 없는 외교일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와대에서 회신이 오기를 ‘헌정회 뜻을 충분히 알겠다. 그런데 시간이 촉박하다. 다녀와서 심사숙고 하겠다’고 했습니다. 결국 출국 전 사면은 안됐지만 귀국 후 가석방이 이뤄졌습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면 사면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있다고 법무부에서 건의를 하지 않았겠나 싶습니다. 헌정회는 정치뿐 아니라 경제, 사회 등 전반적으로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여러 사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8월 광복회장의 망언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한게 생각납니다. 이때도 의견을 달리하는 회원들의 견해 차이가 있었지만 설득과 논의를 거쳐 우리나라의 초대 대통령을 친일 민족반역자라 하고 미군을 점령군이라며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망언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기로 했습니다. 지나고 나니 대다수 회원들이 이해를 하고 잘 했다고 말했습니다.”

외교 부문에서 헌정회가 추진한 일들이 궁금합니다.

“국제적으로 외교 경험이 있는 헌정회 회원들이 나서면 좋은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일들이 있습니다. 지난 7월 미국의 전직 하원 의원 중 12명이 서울을 방문해 헌정회 강당에 함께 모였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전직 의원들이 상호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자는 MOU를 체결하고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었지요. 양국이 우의와 친선을 다지는 뜻깊은 기회였습니다. 헌정회원들 중에는 국제적인 외교 통상 활동에 다양한 경험을 가진 분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 다른 나라와도 적극적인 교류를 할 계획입니다.”

대선후보 경선이 한창입니다. 여야 후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데,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지요.

“대선후보들이 경선 토론장에 나와 토론을 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국민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소신 있는 정책을 내세우기보다 상대방의 약점을 잡는 ‘네거티브 공격’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당 대선주자 1위를 달리는 이재명 지사는 대장동 개발 의혹에 관한 공격을 받고 있고, 야당 대선주자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고발사주 의혹으로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혼란스러운 게 당연합니다. 이 같은 의혹이 대선에 임박해서 터졌다면 어떻게 됐겠습니까. 여야가 서로 협력해서 혼돈에 빠진 대선 경선 과정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자신 있게 차기 대통령에게 투표하는 주권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요. 또 대선 후보들의 의혹 사건을 처리해야 할 사법부는 권력의 영향에서 벗어나 공명정대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고 판결해야 합니다.”

현 시국에서 정부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집값만 올려놓는 정책이 되고, 일자리 현황판 내걸고 시작한 정부가 실업률을 낮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생업을 못하고 사업장 문을 닫은 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경제 실종 현상은 정책 실종이요, 정책 실종은 정치 실종이라고 했습니다. 국가 경영과 국민의 살림을 맡은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국가 부채가 늘어나는데도 퍼주기 복지를 계속하는 것은 미래 세대를 담보로 잡고 우선 오늘 잘 먹고 잘 지내자는 것입니다. 다음 세대의 재산을 지금 세대가 도적질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미래 세대에 가치 있는 유산과 신나는 희망을 물려주지는 못할망정 빚더미와 절망을 넘겨줘서는 안 될 일입니다. 다음 세대에게 고개를 들 수 없는 부끄러운 조상들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차기 대권 주자가 갖춰야 할 신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정부가 ‘부동산 문제는 자신 있다’면서 25번이나 부동산 정책을 개정해 발표했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려 했지만 오히려 집값이 상승했고 전·월세값도 계속 치솟고 있습니다.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은 절망으로 변했습니다. 시작부터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공급보다 수요 억제 정책에 주력했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원리를 무시하고 규제 위주의 정책을 시도한 것인데, 정부가 규제 정책을 발표할수록 악순환이 일어났습니다. 이는 시장의 자율성과 시민의 자유의지를 무시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시장과 기업을 통제만 하겠다는 것은 사회주의 방식의 경제 정책이라고 봅니다. 자본주의 경제는 시장과 기업의 자활성과 인간의 자유의지를 존중해야 발전합니다. 대선에 나선 후보자는 이 같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원리를 분명히 알고 경제 정책을 펼치겠다는 신념에 차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일윤 대한민국헌정회 회장.<대한민국헌정회>

코로나19 이전에도 감염병은 있었습니다. 현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과거에도 감염병이 발병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경제생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돌림병이 발생해 어린이가 죽고 가축이 죽어 땅에 파묻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감염병은 과거보다 더 과학적인 의료 대응책을 시행했는데도 조기차단을 못하고 예방접종도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봅니다. 대구에서 처음 광범위한 감염이 일어났을 때부터 정부는 방역을 위한 정책에 총력을 기울어야 했습니다. 강대국 비위를 맞추고 권력자 눈치를 볼 일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정치·외교적 방역을 했다면 반성해야 합니다. 백신 접종도 마찬가지입니다. 백신 접종을 정치와 외교의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됩니다. 정부는 방역과 백신 접종에 있어 우리를 앞서 가는 이스라엘이나 대만과 같이 모든 행정력을 투입해야 합니다. 대통령이 유엔 연설을 한 후 백신을 얻기 위해 타국 정상과 협상하는 것을 보는 국민의 마음은 편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도 우리 국민들의 체질과 체형에 맞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서둘러야 하는데, 그에 대한 성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 마음이 조급한 게 사실입니다.”

국회의원 5선 재임 기간 동안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으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날 의정 활동을 돌아보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사건이 있습니다. 고속철이 경주를 거쳐서 지나가도록 정책 결정을 해놓았으나, 정권이 바뀌면서 또 정책이 바뀌고 추진이 지연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청와대와 정부를 설득해 고속철도 진로를 변경하는 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천년고도 경주를 무시하고 KTX 고속철이 지나간다면 나는 그 도로에 누워서 죽어야 겠다’는 각오를 하고 임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 상황에 관한 기록이 KBS에서 연속 방영됐습니다. ‘고속철아 내 무덤을 밟고 가라’는 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경주는 단순히 한 지방의 중소도시가 아닙니다. 천년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는 천년고도 경주이기 때문에 고속철이 경주를 외면하면 천년고도의 역사와 문화를 홀대하는 것이 됩니다. 그것이 내가 경주지역을 대표하는 의원으로서 고속철에 목숨을 걸었던 명분입니다.”

자서전 ‘에밀레종은 울고 있다’에서 교육철학이 인상 깊었는데, 교육 사업에 투신하신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어릴 때 집안이 가난해 산에 풀을 베러 다녔습니다. 독사에 물려 몸에 독이 퍼져서 죽다가 살아난 적도 있습니다. 학비가 없어 신문배달도 하고 학교 급사를 하면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서울에 올라와 대학을 다닐 때도 자취방 생활을 하다가 연탄가스를 마시고 실신해 병원에 실려 갔다가 겨우 살아났습니다. 그때부터 가난해서 학교를 가지 못하는 어린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기 위해 학교를 세워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이에 중·고등학교와 전문대학, 종합대학을 세웠습니다. 경주에 대학을 세운 건 천년고도 경주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고 세계에 알려 경주를 세계적인 도시로 발전시켜야겠다는 포부도 담겨 있습니다. 교육은 후진양성을 위한 미래투자입니다. 국가의 장래를 계승하고 우리의 유산을 이어갈 후예를 바르게 교육하지 못하면 국가와 우리의 미래는 없습니다. 국회는 현재의 일을 다루지만 교육은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일입니다. 이 중요한 교육 위업의 현실이 매우 암담하다고 봅니다. 옛날에는 학교 가기가 어려웠으나 지금은 학교 갈 학생이 없어 학교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 됐습니다. 정부는 교육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사립학교법을 개정하고 사학 자율을 억압하지만 말고, 교육의 본연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현명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헌정회 회장으로서 향후 이루고자 하시는 목표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헌정회의 목표는 첫째 인류공영과 국가번영을 위해 민주헌정 발전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헌정회원의 잠재력을 개발해 정부를 지원하고 사회에 봉사하는 것이고, 셋째는 헌정회원의 경륜을 활용해 정치 후진을 양성하는 것입니다. 마지막 넷째는 헌정회원 역량으로 국제 교류와 협력에 앞장서야 한다는 겁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책개발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정치아카데미를 개설해 운영하고, 헌정회 유튜브 방송을 개국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취임할 때 공약한 헌정회관 건립, 추모공원 조성, 회원 연금제도 확립, 각국 전직 의원단체 교류·협력, 각국 역사탐방 등을 실행할 예정입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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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머니 2021-10-14 12:22:42
헌정회라는 조직이 있다는 걸 새삼 알았다. 중요한 역할을 해온 모양인데 기사 발굴도 돋보이지만 회장의 역할도 크게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