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기획] 문재인 정부 공기업 평가 ‘구멍’…적자에도 ‘성과급 파티’ 길 터줬다
[탐사기획] 문재인 정부 공기업 평가 ‘구멍’…적자에도 ‘성과급 파티’ 길 터줬다
  • 김동수 기자
  • 승인 2021.10.07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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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공공기관 평가 기준 전면 개편...사회적 가치 구현 실적 초점
재무 관련 평가 대폭 축소...적자 공기업 크게 느는 등 경영 '빨간불'
부채감축달성도 등 재무 개선 실적 직접 평가 기준 재도입해야
정부가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를 대폭 개편했지만 일부 공기업은 적자와 부채가 증가하고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는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16년 36개 공기업 중 신규 채용이 가장 많이 감소한 한국수력원자력공사 전경.
정부가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를 대폭 개편했지만 일부 공기업은 적자와 부채가 증가하고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 또한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16년 36개 공기업 중 신규 채용이 가장 많이 감소한 한국수력원자력공사 전경.<한국수력원자력공사>

[인사이트코리아=김동수 기자]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를 대폭 개편했지만 일부 공기업은 적자와 부채가 증가하고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는 미미해 경영 효율화는 물론, 사회적 가치 실현도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36개 공기업 부채 470조원 달해…적자 공기업 18곳으로 2배 증가

<인사이트코리아>가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를 통해 36개 공기업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부채 규모는 470조148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부채 규모 418조8484억보다 12.25% 증가한 수치다. 개별 공기업 중 부채 규모를 감축한 곳은 8곳에 불과했으며 ‘조 단위’로 부채가 늘어난 공기업도 7곳에 달했다.

적자 상황도 심각하다. 지난해 36개 공기업의 당기순손실은 2066억원 규모로 2016년 당기순익 13조9409억원보다 14조1475억원이나 줄었다. 특히 2016년 8곳의 공기업이 적자를 기록한 반면 2020년에는 18곳으로 2배 이상 증가해 일부는 경영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공기업의 적자와 부채 규모가 증가한 이유로 문재인 정부에서 개편한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 기준을 지적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 등을 포함한 사회적 가치 평가 지표를 종래보다 대폭 확대하고 재무 관련 평가지표를 줄이다 보니 공기업들이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 재무 개선을 외면한다는 얘기다. 공공기관의 경영평가는 공기업의 성과급 지급 기준이 되지만 실제 적자운영을 하더라도 재무 관련 평가지표 배점 비중이 크지 않아 공기업들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2018년부터 대폭 줄어든 재무 관련 평가 지표…공기업 적자·부채 원흉?

실제 문재인 정부 들어 전면 개편한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공기업이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가치 구현 실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017년 12월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를 전면 개편했는데, 당시 공공기관 본연의 목적인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 실현에 소홀했다는 이유로 사회적 가치 배점을 대폭 확대했다.

2017년 경영평가제도는 사회적 가치와 재무 관련 평가 지표를 경영관리 50점 만점에 각각 11점, 10점을 배점했다. 반면 2018년부터 적용된 새로운 평가지표는 사회적 가치 구현을 22점으로 2배 확대한 반면 재무 관련 평가지표인 ‘재무예산 운영·성과’는 절반으로 줄였다. 이후 재무 관련 지표 배점은 그대로 유지한 채 사회적 가치 평가 지표를 24점까지 확대했다.

문제는 재무 관련 지표 중 경영 효율화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2017년의 경우 재무 관련 지표인 ‘재무예산관리’ 항목에 모든 공공기관이 해당 연도 부채 감축 계획과 실적을 나타내는 ‘부채감축 달성도’와 부채비율을 측정하는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활용했다. 반면 개편 후 공기업들이 해당 연도의 부채를 얼마나 줄였는지를 측정하는 재무 관련 지표가 사라졌다.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에 따르면 재무 관련 평가 지표인 ‘재무예산·운영 성과’에 해당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부채비율, 이자보상비율 등의 지표를 각 기관의 경영상황을 고려해 설정하도록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세부평가지표는 해당 부처가 아닌 개별 공기업이 선택해 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때문에 2021년 경영평가 보고서를 보면 36개 공기업 중 부채를 얼마나 줄였는지에 관한 평가가 전무한 실정이다. 단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제39조의2에 따른 중장기재무관리계획 이행실적을 평가하지 않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에스알 두 곳만이 자본대비 부채 규모를 나타내는 부채비율을 재무 관련 평가지표로 활용할 뿐이다.

부채 감축 등 재무 개선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보니 부채는 증가하고 일자리 창출은 줄어드는 현상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36개 공기업 중 2016년보다 신규 채용(일반 정규직 채용)이 줄어든 곳은 14곳으로 ▲한국수력원자력공사 397.5명 ▲에스알 259명 ▲한국가스공사 111명 ▲한국중부발전 103.75명 ▲한국동서발전 95명 ▲강원랜드 95명 ▲한국지역난방공사 77명 등이다. 특히 이들 공기업 중 같은 기간 부채 규모가 동시에 늘어난 곳은 모두 11곳이다. 대표적으로 ▲한국수력원자력공사 8조5005억원 ▲한국중부발전 3조9251억원 ▲한국지역난방공사 9406억원 등으로 부채 규모가 늘었지만 신규 채용은 감소해 경영 효율화와 사회적 가치 실현 모두 부족한 실정이다.

주요 공기업 부채 증가 및 신규 채용 감소분.<알리오>

부채 규모 감축 등 재무개선 직접 평가할 수 있는 지표 도입 필요

일각에서는 재무 관련 평가지표 비중이 적은 현행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 때문에 공기업의 방만 경영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 사용한 부채감축 달성도 같은 재무 개선 여부를 실질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수력원자력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일부 공기업의 부채 규모는 늘어나는데 일자리 창출 효과가 미비한 것은 사회적 가치에 치중된 경영평가 지표 때문”이라며 “공기업의 경영 효율화를 위해서라도 재무예산 운영·성과 지표에 과거 사용한 부채감축 달성도 등 공기업의 재무 개선 실적을 직접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을 재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자근 의원은 “공기업의 경영평가가 지금처럼 사회적 가치에만 편중될 경우 일부 통계에서도 보듯이 경영 효율화와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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