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이하영 기자] 대방건설과 계열사들이 대규모 택지전매와 벌떼입찰‧담보신탁으로 공공택지를 분양받아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벌떼입찰은 건설사들이 택지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다수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문정복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시흥갑)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대방건설(대표이사 구찬우)과 계열사 간 택지전매는 총 1조185억원 규모다.

대방건설과 계열사가 최근 10년간 낙찰 받은 공공택지 가격 총액 2조729억원 중 절반가량을 계열사에 전매한 셈이다. 택지를 전매 받은 다수의 계열사는 단기간에 급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엔비건설, 전매로 택지 입찰 조건 충족

대방건설은 계열사 디비건설‧디비산업‧노블랜드 3곳을 2013년 6월부터 11월 사이에 신설했다. 또 엘리움‧엔비건설‧대방덕은 주식회사는 2015년 12월부터 불과 1년 사이에 급조했다.

직원 수가 1~7명에 불과한 해당 계열사들은 경기도 현장조사 결과 법인 소재지 대부분 공실이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등 페이퍼 컴퍼니로 드러났다고 문 의원은 지적했다.

문 의원은 이들이 전매를 통해 신설 페이퍼컴퍼니의 공공택지 입찰자격(3년간 주택건설실적 300세대 이상)을 급조한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통해 벌떼입찰로 LH 공공택지를 낙찰 받기도 했다.

실제 엔비건설은 2015년 12월 15일 신설돼, 설립 14일 만에 디비산업개발로부터 전주 효천지구 택지를 전매받았다. 이후 2018년 효천지구 아파트를 분양해 LH의 공공택지 입찰요건을 달성했으며, 2020년 11월 파주운정지구 낙찰에 성공했다.

디비건설, 벌떼입찰로 2018년 택지 3곳 동시 낙찰

벌떼입찰을 통해 페이퍼컴퍼니 한곳이 한꺼번에 3개 택지를 낙찰받은 사례도 확인됐다. 또 부동산 신탁사에 택지를 담보신탁해 사업자금을 대출받은 사례도 있었다.

디비건설은 대방건설로부터 2015년 4월 양산 물금지구 택지를 전매받아 공공택지 입찰자격을 달성했다. 이후 벌떼입찰에 동원돼 2018년 5월 10일 택지 3개를 동시에 낙찰받았다. 해당 택지들을 담보신탁대출 목적으로 부동산 신탁사에 전매했다.

담보신탁대출을 위한 택지전매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공공주택특별 시행령이 벌떼입찰에 성공한 페이퍼컴퍼니의 자금조달 창구로 악용됐다는 지적이다.

문 의원은 “대방건설의 편법행위에 대해 국토부 차원의 진상조사와 후속 제도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이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해) 공공택지 낙찰 이후 착공 전 단계에서 국토부와 LH 및 지자체 등이 합동으로 페이퍼컴퍼니 여부 등을 조사하도록 하는 법제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