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 실생활 적용 앞당기는 전남중 KRICT 책임연구원
태양전지 실생활 적용 앞당기는 전남중 KRICT 책임연구원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1.10.05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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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 연구·개발
전남중 한국화학연구원 에너지소재연구센터 책임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전남중 한국화학연구원 에너지소재연구센터 책임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기업들이 점점 늘어나는 가운데, 어떻게 탄소 배출을 ‘0’에 맞출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그런 만큼 기업들은 학계와 손잡고 기존 자원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재생에너지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전통적인 재생에너지 중에서 태양전지는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을 만큼 상용화됐다. 하지만 에너지 효율, 활용 범위와 비용 등 한계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태양전지 연구자들은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의 단점을 보완·대체할 수 있는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태양전지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KRICT) 화학소재연구본부 에너지소재연구센터는 세계에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부도체·반도체·도체의 성질과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특별한 구조의 물질이다. 기판 위에 용액을 코팅해 비교적 쉽고 저렴하게 대량생산할 수 있어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연구센터 연구자들은 페로브스카이트 구조물의 다양한 층위(전자수송층·정공수송층 등)에 적용해 광전변환율(빛을 전기로 바꿔주는 비율, 이하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물질이나 소재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지난 2월 25일 서장원 박사 연구팀이 효율을 25.2%까지 끌어올린 연구결과를 실은 논문(Efficient perovskite solar cells via improved carrier management)이 미국 과학저널 ‘네이처’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학계에서는 25% 이상의 효율은 이론효율의 80.5%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실리콘 태양전지의 최고 효율은 26.7%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화학용액증착법’을 활용해 주석산화물 소재의 산성도를 다양한 합성 변수로 조절해 결함이 적은 새로운 전자수송층을 개발했다. 또한 빛을 잘 흡수하는 검은색 결정을 더욱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적절한 브롬의 비율을 찾아내 새로운 소재를 합성했다. 이 두 가지를 통해 25.2%의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었다.

전남중 에너지소재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지난 8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만드는 데 필요한 여러 개의 물질을 하나로 조합해 기성품으로 판매할 수 있는 제조기술을 국내 기업인 엘케이켐에 기술이전 했다.

이는 여러 과정을 단축시켜 간편하게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전 단계의 물질, 즉 전구물질이다. 이 전구물질은 사용하기 간편할 뿐만 아니라 불순물을 제거하는 정제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성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전 박사는 “차세대 태양전지로 각광받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서 우리나라 전구물질 제품이 이 분야의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향후 일본 소재·부품·장비 수입 제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소재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시장 규모는 2026년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소재연구센터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기업과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탄소중립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과도 시너지를 내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는 향후 2~3년 안에 이뤄질 전망이다. 기존 실리콘에 페로브스카이트를 접목한 탠덤 태양전지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큐셀이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에너지소재연구센터도 기술 지원을 하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는 지난 9월 14일 대전 한국화학연구원에서 전남중 박사를 만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개발 현황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가 더 진행되고 상용화되면 건물의 외벽이나 유리창에도 부착할 수 있어 더욱 많은 태양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외형과 내부 구조. 한국화학연구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외형과 내부 구조. <한국화학연구원>

에너지소재연구센터에서 진행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는 연구를 비롯해 유연한 성질을 가진 태양전지, 창호에 붙일 수 있는 유리 모듈 태양전지 등 여러 방향으로 다양하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실리콘 기반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태양전지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탠덤 태양전지는 실제 효율이 나오는 6인치 크기의 실리콘 태양전지 기판 위에 페로브스카이트를 적층하는 것이다. 18% 정도의 효율이 나오는 페로브스카이트 기판과 25.2%의 고효율이 나오는 조그마한 크기의 페로브스카이트 단위 셀 모듈의 효율 격차를 좁히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네이처 표지로 실린 연구는 효율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인가.

“서장원 박사 연구팀은 이미 2019년 6월 미국재생에너지연구소(NREL) 차트에 25.2%를 찍었다. 당시 페로브스카이트 최고 효율을 경신했다. 해당 논문은 어떻게 최고 효율에 도달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네이처와 2년 가까이 검증을 거쳐 올해 2월 실리게 된 것이다.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이 빛을 많이 흡수할 수 있으면서도 고효율을 낼 수 있게 화합물 조성을 제어하고, 동시에 전자를 전달하는 전자수송층을 치밀하고 균일하게 최적화해 세계최초로 마의 25% 벽을 넘은 의미 있는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전구물질’은 무엇인가.

“전구물질은 최종 화합물을 생성하는 화학 반응에 참여하는 화합물을 뜻하는 용어로 페로브스카이트 광흡수층의 ‘FAPbI’를 만들 수 있는 전 단계의 물질을 말한다. 저희가 개발한 전구물질은 ‘FAPbI’나 ‘MAPbI’와 같은 페로브스카이트 물질로 가기 위한 전 단계의 물질로 용매를 결합시켜 합성한 물질복합체다.”

올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기관에서 최고 효율을 경신했다는 뉴스들이 여러 번 나왔다. 현재 공식 최고 효율은 몇 %인가.

“25.2%의 효율은 2019년에 NREL에서 공인된 것이다. 가장 최근인 2020년에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석상일 교수님 연구그룹에서 0.3%를 추가한 25.5%가 현재 페로브스카이트 세계 최고 효율 공인 기록이다. 세계 각국의 연구진들이 마치 올림픽 기록을 경신하듯이 효율 경쟁이 치열했지만, 최근에는 효율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효율을 계속 끌어올리고 네이처와 같은 저명한 저널에 논문이 게재되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의미 있는 일이긴 하지만 화학연구원의 역할과 목표는 상용화에 있다. 현재 한화큐셀이 진행 중인 대면적 탠덤 태양전지 상용화에 기술적인 지원을 하고 함께 연구하는 것이 좀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효율이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지 궁금하다.

“광전변환효율, 즉 빛을 받아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를 전기로 변환시킬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수치다. 우리가 객관적으로 이야기하는 효율 몇 퍼센트(%)라고 하는 수치는 일정한 광량(표준시험조건 하에서 측정되는 효율), 다시 말하면 태양빛이 ㎠ 단위면적당 20mW의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키면 효율은 20%다. 실리콘 기반의 태양전지는 26% 이상의 최고 효율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효율이 이미 최고치에 다다른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그만큼 효율 기록 경신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추세다.”

탠덤 태양전지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몇 %의 효율에 도달해야 하나. 그리고 상용화 시기는 언제쯤으로 예상하나.

“실리콘 모듈이 상용화돼 발전용으로 사용되고 있고, 이 모듈의 효율은 22% 정도를 보이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텐덤 태양전지는 효율이 26%에 도달했을 때 상용화가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한화큐셀은 상용화 목표를 2~3년 후 정도로 잡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만으로 태양전지가 상용화되면 어떤 변화가 생기나.

“기존 페로브스카이트는 500도 이상의 고온 열처리 공정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150도를 넘지 않는 온도에서 모든 열처리가 가능한 소자를 개발해 유연한 태양전지의 가능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형태가 다양한 건물의 외장재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로 바뀔 수 있다. 창호형 태양전지도 가능하다. 용액 공정이 가능하고 프린팅 공정도 가능하기 때문에 심미적인 요소를 추가해 도심 외형을 좀 더 아름답게 창조할 수도 있다. 차량·선박용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도 OLED처럼 스스로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연구 논문에 나와 있는데, 디스플레이 분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나.

“아직은 최첨단인 퀀텀닷 소자보다는 특성이 떨어지지만 발광소자로서 굉장히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색 순도 관점으로 보면 기존 QLED·OLED가 30nm(나노미터) 수준이라면 페로브스카이트 LED는 20nm로 순도 높은 색을 구현할 수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LED도 마찬가지로 안정성이 해결되면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페로브스카이트 실리콘 탠덤 태양전지 투시도. 한국화학연구원
페로브스카이트 실리콘 탠덤 태양전지 투시도. <helmholtz-zentrum berlin>

최근 산학협력 연구 동향은 어떤가.

“페로브스카이트 탠덤은 한화큐셀을 주관기관으로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2~3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울산과학기술연구원과 여러 대학에서는 페로브스카이트 싱글정션(Single Junction)의 효율을 실리콘 태양전지 효율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유니테스트와 한국전력은 창호형 태양전지를 위한 협업을 진행하고 3년 내 유리 창호형 태양전지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화학연구원은 유연(flexible) 기재와 유리 기재를 활용한 고효율·고내구성 싱글정션 모듈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개발이 완료되면 유니테스트나 다른 기업에 기술이전할 계획이다.”

향후 페로브스카이트 연구의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최근 연구는 고효율 중심에서 벗어나서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전구물질 연구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성과 안정성에 아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전체적으로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과 추구하는 목표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에 어떠한 요소 기술들을 적용할 것인가라는 부분이다. 예를들어 6인치 대면적 탠덤의 효율과 싱글정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에 괴리감(격차)이 있는데, 이러한 괴리감을 최대한 없애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기업에 안정성 있게 잘 나온다는 어떤 연구결과를 제공하면 기업은 그것을 검증하고 상용화하는 구조다. 모듈의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 안정성은 탠덤 태양전지, 단일 셀, 창호형 태양전지, 유연 태양전지 등에도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요소 기술 하나가 발견 된다고 하면 전체적으로 무궁무진한 페로브스카이트 시장이 펼쳐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상용화가 주요 목표인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화학연구원이 세계적인 저널에 많은 논문을 게재 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팀은 논문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더 나아가려고 한다. 저희가 개발하는 태양전지가 가정에도 쓰일 수 있고 발전용·차량용 등 국민 생활에 쓰일 수 있게끔 기업에 좋은 기술을 이전하고 기업이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간다리 역할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정부 출연 연구원으로서 한국화학연구원은 국가현안에 대응하고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것을 첫 번째 책무로 한다. 페로브스카이트는 국민의 생활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다. 기업이 더 빨리 상용화에 성공해서 국민들에게 혜택이 갈 수 있도록 최대한 기업과 밀착해야 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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