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개편 후 첫 수장 맡은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의 선택과 집중
그룹 개편 후 첫 수장 맡은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의 선택과 집중
  • 이하영 기자
  • 승인 2021.10.0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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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수소사업 신성장동력 첨병으로 삼다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DL이앤씨>

[인사이트코리아=이하영 기자] DL이앤씨는 올해 초 대림산업에서 인적·물적 분할 후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그룹의 대대적인 개편으로 건설 중심이던 대림산업이 지주회사인 DL과 DL케미칼, DL이앤씨로 분할됐다. 홀로 선 DL이앤씨에게 올해는 건설사업 진검 승부를 시작한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DL이앤씨가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홀로서기 성적은 나쁘지 않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3조6219억원으로 연간 전망치인 7조8000억원 대비 46% 수준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상반기 기준 4288억원으로 연간 전망치인 8300억원 대비 52%를 달성했다. 부채비율은 100.3%에 순현금은 1조2660억원에 달해 재무구조도 단단하다. 영업이익률은 11.9%로 건설업계 최상위 수준임을 증명했다.

아쉬운 점은 신규 수주가 연간 전망치(11조5000억원)의 28%인 1조8041억원(연결 누적 3조2744억원) 달성에 그쳤다는 점이다. 그러나 상반기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내세워 정비사업에서 수주를 많이 한 데다, 수소‧탄소포집‧수처리 등 친환경 신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그 어느 때보다 미래가 기대되는 건설사로 손꼽히고 있다. 그 배경에는 기업분할과 함께 DL이앤씨 첫 수장으로 임명된 마창민 대표의 선택과 집중이 있다.

DL이앤씨가 지난 2월 발표한 중기 전략 중 친환경 신사업 수소 에너지‧CCS 추진 내용. <자료: DL이앤씨>

10년 묵은 수소사업, 올해 꽃 피운다

최근 건설업계 신사업은 친환경으로 수렴된다. 해수를 담수로 바꾸거나 폐수를 정화하는 수처리 사업, 태양열‧풍력 발전 사업, 배터리 재활용 사업 등 친환경 사업은 다방면에 걸쳐있다. DL이앤씨는 이중 가장 주목받는 친환경 신사업인 수소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수소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미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DL이앤씨는 지난 2월 중기 전략 발표 당시 수소에너지 생산·저장 분야와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이산화탄소 포집과 저장) 등을 친환경 신사업으로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DL이앤씨는 3월 12일 수주한 모스크바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수소사업의 신호탄을 쐈다. 이 사업은 정유공장 시설에 천연가스와 석유화학 혼합물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시설 등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공사비는 3271억원 규모로 러시아 국영에너지 기업 가즈프롬네프트가 발주했다.

DL이앤씨가 이번 수주를 딸 수 있었던 배경에는 10여년 전부터 CCS 기술을 꾸준히 개발한 ‘시간의 힘’이 있다. 10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한전전력연구원이 주도한 CCS 국책연구과제 1~2단계에 모두 참여하며 기술을 축적해 온 것이다. DL이앤씨는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포집 플랜트 기본설계를 경험한 결과 현재 하루 3000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향후 DL이앤씨는 고성장이 예상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기조가 강화됨에 따라 수소에너지 사업과 탄소 포집·저장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마 대표는 “탈탄소, 친환경과 관련한 ESG 신사업 진출은 기업의 필수적인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하며 “DL이앤씨가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에서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지난 6월 중국 수처리 플랫폼 기업인 유나이티드워터(UW)에 200억원(지분 25%)을 투자하며 동남아시아 인프라 시장 진출에 첫 발을 내디뎠다. UW는 중국정부 자금 없이 순수 민간자본으로 만들어진 회사로 중국 내 9개성과 인접 국가의 23개 사업장에서 상수 공급과 하수처리 등을 진행 중이다.

UW에서 운영 중인 중국 수처리 사업장 전경. <DL이앤씨>

상반기 정비사업 1위…아크로 인기 고공행진

상반기 도시정비사업은 마 대표의 리더십이 돋보인 무대다. 현대건설, GS건설 등 정비사업 강자를 제치고 1조7935억원의 수주액으로 DL이앤씨가 1위에 올랐다. 정부가 공급기조로 돌아섰지만 집값 상승 우려에 재개발‧재건축 인허가 제한은 여전했다. 이에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전 승패는 리모델링이 갈랐다.

DL이앤씨는 마포구 용강아파트, 압구정동 현대사원아파트, 동부이촌동 로얄맨션 등 리모델링 준공 실적을 갖고 있다. 리모델링은 기존 건축물 골조를 유지한 상태에서 평형과 층수를 넓히고 커뮤니티 시설을 만드는 등 신축 건물보다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DL이앤씨는 앞서 정부와 리모델링 시범사업을 진행할 정도로 국내 정착단계부터 기술을 쌓아와 시장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1기 신도시 중 30년 연한이 도래한 용적률 200% 이상 공동주택이 많은 부분도 DL이앤씨에게는 호재였다. 이에 더해 리모델링을 적극 추진하는 경기도 산본, 수원 등을 집중 공략해 무더기 수주를 따냈다. 올해 상반기 리모델링 수주액은 총 수주액의 58% 상당인 1조334억원에 달한다.

DL이앤씨에는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가 있다. 입지가 좋아 가격이 높았던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제시되던 아크로가 부산 해운대 우동1구역 삼호가든 재건축에 등장하면서 전국구 스타가 됐다. 이외에도 아크로는 조합원들 호응 속에 비강남 지역인 동작구, 서대문구 등에 적용을 확정지었다.

아크로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기존 조합 중에 아크로로 변경 아니면 해지를 택한 곳이 늘어나서다. 여기에 초기 낮은 공사비를 제시했다 무리한 증액을 지속하는 DL이앤씨의 영업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DL이앤씨는 9월 기준 2조2000억원, 총 8곳의 시공권 계약해지로 풍요 속 빈곤을 경험하는 중이다. 상반기 수주 총액을 넘어선 계약이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마 대표는 취임 이전 체결된 정비사업의 꼬인 실타래까지 풀어야 해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박형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부문별 주택 수주 비중은 디벨로퍼 40%, 도시정비 23%, 일반도급 37%로 구성돼 있다”며 “수익성이 좋은 디벨로퍼 사업의 비중이 높은 것을 고려할 때 주택 부문의 수익성은 추가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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