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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9 09:59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수소경제 운전대 잡은 ‘퍼스트 무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수소경제 운전대 잡은 ‘퍼스트 무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1.10.05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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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에너지 대중화’ 선언…수소산업 선도적 지위 확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하이드로젠 웨이브’에서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하이드로젠 웨이브’에서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9월 7일 ‘수소 비전 2040’을 공개하는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 글로벌 온라인 행사를 열고, 8일부터 11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미래 수소 비전을 집약한 다양한 제품과 콘셉트를 전시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이 세계 수소 경쟁에서 우위에 있음을 국내외에 선포 혹은 선언한 일종의 ‘시위’로 해석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대차그룹은 수소사업 관련 다양한 결과물을 전 세계에 과시함으로써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밑바탕을 그리고, 현대차 그룹이 세계 시장에서 선두로 치고 나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수소 경쟁력은 생산·운송·용도 등에 이르는 전 단계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완성차 양사와 현대모비스(연료전지시스템), 현대위아(수소 저장 탱크·공기 압축기 등), 현대글로비스(운송·공급망 관리 플랫폼), 현대로템(수소리포머·충전 인프라·트램) 등 그룹 내 관련 계열사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18년 12월 11일 수소전기차 로드맵인 ‘FCEV 비전 2030’을 공개하며 “수소경제라는 신산업 분야의 ‘퍼스트 무버’로서 수소가 주요 에너지인 수소사회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연간 50만대 생산 체계 구축,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연 70만기 생산을 목표로 제시했다.

정 회장이 스스로 현대차그룹을 수소경제 퍼스트 무버라고 부르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는 1998년부터 수소연료전지 개발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등 친환경 시대를 앞장서 준비해왔다. 그 결과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의 본격적인 양산체제를 갖추고 투싼 FCEV를 선보였으며, 2018년에는 뛰어난 상품성을 갖춘 수소전기차 넥쏘를 출시했다. 2020년 7월에는 다시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며 수소전기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첫 번째 양산 모델 엑시언트를 스위스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수소전기 승용차와 상용차가 탄생하는 동안 수소를 원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장치인 수소연료전지시스템도 발전을 거듭해 2020년 전용 브랜드 HTWO(에이치투)를 론칭하기에 이르렀다. 올해 1월 현대자동차는 독자기술로 개발한 수소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을 한국동서발전·덕양과 협업해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울산 지역 부생수소로 연간 약 8000MWh(메가와트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FCEV 비전 2030’이 주로 투자 규모와 고용창출에 초점을 맞췄다면 ‘수소비전 2040’ 하이드로젠 웨이브는 수소에너지 대중화에 방점을 찍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꿈꾸는 미래 수소사회 비전은 수소에너지를 ‘누구나·모든 것에·어디에나(Everyone·Everything·Everywhere)’ 쓰도록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수소사회를 2040년까지 달성하려 한다”고 밝혔다. ‘FCEV 비전 2030’에서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공급대상을 타 완성차 포함 선박·철도·지게차 등 운송수단과 발전 분야로 개괄했다면 이번에는 구체적인 적용 제품과 콘셉트를 선보인 점도 도드라져 보인다.

3세대 수소연료전지 상용차에 우선 장착

정 회장은 수소에너지 대중화를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가격 인하를 선택했다. 가격과 부피는 낮추고 내구성과 출력은 높인 3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2023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하이드로젠 웨이브에서 공개한 3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은 100kW급과 200kW급 2종으로 나뉜다. 100kW급은 기존 넥쏘 시스템 대비 부피가 70% 수준으로 줄었으며, 200kW급은 넥쏘 시스템과 부피는 동일하지만 출력은 2배 높다. 가격은 2세대보다 50%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2종을 여러 방식으로 조합해 용도에 맞는 출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이드로젠 웨이브에선 병렬 방식을 구조화한 ‘파워 유닛 모듈(500kW~1MW)’과 ‘풀 플랫형 시스템(200kW~300kW)’을 선보였다. 향후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MPV(다목적 차량),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등 다양한 모빌리티와 발전소, 건물의 보조 동력, 트럭·선박·기차 등 대형 운송수단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2040년까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봇, 드론 등에도 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번에 공개된 모틸리티 제품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수소연료전지 기술과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동시 적용한 트레일러 드론이다. 120kW급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하고 1회 충전 시 10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완전자율주행 모빌리티인 ‘이-보기(e-Bogie)’가 화물이나 구조물을 얹고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운송 시스템이다. 정 회장이 그리는 미래 수소 모빌리티 사회를 상상해 볼 수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수소에너지는 2050년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 18%, 시장 규모 2조5000억 달러(약 2750조원), 연간 CO2 감축 효과 60억톤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고용창출 효과는 30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 상용차를 앞세워 연 40만대에 이르는 유럽 중대형 상용차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등 글로벌 확산을 가속화 할 계획이다. 2030년 전 세계 7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소형상용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장 5~7m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PBV를 개발하고, 향후 상용차 부문에 자율주행과 로보틱스까지 결합해 사업 역량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상용차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또 있다. 상용차는 승용차보다 통상적으로 평균 운행거리와 운행시간이 훨씬 긴만큼 차량 당 배출하는 탄소량도 상대적으로 많다. 상용차에 연료전지를 선제적으로 탑재하면 탄소중립을 앞당길 수 있고, 배출가스를 대폭 줄여 범지구적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무인 운송 시스템 콘셉트 모빌리티 ‘트레일러 드론’. 현대차그룹
무인 운송 시스템 콘셉트 모빌리티 ‘트레일러 드론’. <현대차그룹>

정 회장은 “수소연료전지를 자동차 이외의 모빌리티와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 적용하는 등 미래 비즈니스 영역을 지속해서 확장하겠다”며 “트램, 기차, 선박, UAM 등 다양한 이동수단뿐 아니라 주택, 빌딩, 공장, 발전소 등 일상과 산업 전반에 연료전지를 적용해 전 세계적인 수소사회 실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드로젠 웨이브에서 선보인 ▲이동형 연료전지 발전기 ▲지게차·굴착기용 수소연료전지 발전시스템 파워팩(30kW급·50kW급 두 종류) ▲철광석과 수소의 결합으로 철과 물이 나오는 친환경 철강 공정 ▲고성능 수소전기차 ‘비전 FK’ ▲수소연료전지 파워팩을 장착한 도심형 근거리 딜리버리 모빌리티 엠비전(M.Vision) 2GO ▲수소전기 트럭 엑시언트 FCEV를 기반으로 미국 시장의 수요에 맞춰 개발 중인 수소전기 트랙터 등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수소 비전을 보여주는 것들이다.

정 회장은 “수소는 인류가 환경재앙을 극복하는 데 있어 강력한 솔루션 중 하나임이 확실하다”며 “하지만 일부국가나 기업의 노력만으로 우리가 바라는 수소사회로 빠르게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은 책임감 있는 글로벌 기업시민으로서 인류의 미래를 위해 수소사회를 앞당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며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많은 동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소 밸류체인 전 영역으로 사업 확대

정 회장은 ‘수소 비전 2040’을 어떤 방식으로 실현할 수 있을까. 현대차그룹은 주요 계열사들이 수소의 활용을 넘어 수소의 생산·저장·운송·공급 등 수소 밸류체인 전영역을 담당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각 계열사들이 각자 역할을 잘 해내도록 하고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정 회장의 리더십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수소연료전지 제품의 경쟁력 강화와 양산 효율화에 주력한다. 이를 위해 1조3216억원을 들여 인천 청라국제도시 IHP 도시첨단 산업단지와 울산 이화 일반산업단지에 수소연료전지 생산을위한 신규 거점을 구축하고 올해 하반기 착공에 들어간다. 2023년 가동이 본격화되면 글로벌 수소연료전지 공급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또 현대모비스는 다양한 모빌리티 등에 적용 가능한 형태로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현재 99.999% 순도의 부생수소를 연간 3500톤 생산·공급하고 있으며, 이를 2024년 연간 2만톤, 2030년 10만톤 규모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기술 수단인 수소환원제철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경제성 있는 대량의 수소 확보가 선결돼야 하기 때문에 해외 그린 수소 도입을 위한 협의체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신재생 전력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수소연료전지발전·수소터빈발전을 국산화하는 기술개발 분야에 참여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SCM(공급망 관리) 전문 기업의 특성을 살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국내 최초로 수소 공급망 최적화 플랫폼을 개발해 수소 생산자와 충전소 간 실시간 생산·소비 정보 공유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기반으로 수소에너지네트워크, 수소유통센터, 지자체 수소충전소로의 수소 공급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고체 수소에 비해 저장·보관이 유리한 액화 수소의 생산·유통 사업 참여를 위해 글로벌 유수 가스사와 전략적 협업도 추진하고 있다.

미래 수소에너지 시대에 대비해 오세아니아, 중동 등에서의 글로벌 그린 수소 공급망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현대로템은 향후 수소전기열차 수요에 대응해 수소전기트램, 수소전기기관차, 수소전기고속철 등 다양한 차종을 개발하고 있다.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장치인 수소추출기의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등 수소 충전 인프라 사업 고도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 수소충전소구축에 필요한 설계·구매·시공 등 토탈솔루션을 제공하고 수소전기트램과 수소충전소를 패키지로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현대차그룹에서 개발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에서 개발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현대차그룹>

현대건설은 지난해 그린수소 생산, 수소액화, 수소연료전지발전을 핵심 사업 분야로 선정하고 핵심 기술 확보, 전문 인력 충원, 글로벌 선진 기술사와의 협업을 통해 EPC(설계·조달·시공) 사업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수소 플랜트 EPC 분야 글로벌 선도기업을 목표로 최근 EPC가 연계된 FEED(기본 설계)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그린수소·에코에너지 분야의 핵심기술 확보를 통해 에코 에너지 플랜트 기업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다가올 수소 사회의 미래성장 동력을 마련하고자 한다. 캐나다 초소형원자로(MMR) 사업, 새만금 그린수소 밸류체인 공동연구 등을 통해 그린수소 생산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부생수소 생산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발생 저감 기술 확보와 부생수소 생산용 플랜트 건설도 추진한다.

정 회장의 ‘수소에너지 대중화’ 목표는 현대차그룹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대차그룹이 수소산업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국내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는 다른 기업들과의 협업도 필요하다. 지난 9월 8일 수소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15개 기업이 수소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수소기업협의체 ‘Korea H2 Business Summit’을 결성했다. 이번 협의체 설립에서 정 회장이 중추적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열린 설립총회에서 정 회장은 “수소기업협의체가 개별 기업 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업·정책·금융 부분을 하나로 움직이는 역할을 함으로써 수소산업 생태계의 완결성과 경쟁력을 높이고 수소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리딩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수소산업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는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뿐 아니라 국내 수소경제 활성화에 어떤 역할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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