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으로 명품 가방 산다?…편의점서 우회 구매 가능해 논란
재난지원금으로 명품 가방 산다?…편의점서 우회 구매 가능해 논란
  • 남빛하늘 기자
  • 승인 2021.09.09 17:4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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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제품·명품매장 사용처 제외 됐지만 편의점서 추석 선물 판매
김대종 교수 “재난지원금 사용 장소 아닌 품목에 제한 뒀어야”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 신청 및 지급이 시작된 가운데, 일부 편의점에서는 가전제품부터 스마트기기, 명품 가방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남빛하늘 기자]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 신청 및 지급이 시작된 가운데, 사용처에 포함된 일부 편의점들이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부터 태블릿PC·무선이어폰 같은 스마트기기, 심지어 명품 가방까지 판매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당초 가전제품과 명품 매장, 백화점·대형마트 등은 이번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 됐음에도 편의점을 통해 우회 구매가 가능해진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소상공인과 지역경제를 살리려는 재난지원금의 의미가 퇴색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주요 편의점 업체(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들의 올해 추석 선물 카탈로그를 살펴보면, 삼성 ‘비스포크’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청소기 등 가전제품은 물론 애플 ‘에어팟’ ‘에어팟 프로’ ‘아이패드’ ‘워치’, 삼성 ‘갤럭시 버즈프로’ ‘갤럭시 핏2’와 같은 스마트기기 등 다양한 전자제품이 준비돼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최소 20만원대에서 최대 300만원이 넘는 ‘생로랑’ ‘보테가베네타’ ‘페라가모’ ‘프라다’ ‘버버리’ 등 명품 브랜드의 가방, 지갑, 각종 액세서리 제품들도 추석 선물 품목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제품들 모두 재난지원금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편의점은 본사가 직영하는 일부 점포를 제외하고는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가까운 매장에 방문해 상품 결제를 완료하면 원하는 장소로 상품을 배송해 주는 방식이라는 게 편의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재난지원금, 무슨 의미 있나 싶다”

지난해 지난재원금의 경우 일부 글로벌 대기업이나 명품 매장에서 사용이 가능해 형평성 논란이 있었다. 이에 정부는 이번 재난지원금의 대표적인 사용처로 전통시장과 동네 슈퍼마켓, 식당, 미용실, 약국, 병원, 프랜차이즈 가맹점 등을 콕 집어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편의점에서 에어팟을 샀다”며 구매를 인증하는 글부터 재난지원금으로 편의점에서 가전제품 구매가 가능한 지에 대한 문의 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인데 아침부터 갤럭시 워치4 사러 오는 사람이 있다”는 내용 등 다양한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9일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편의점에서 가전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지에 대한 문의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온라인 커뮤니티>

또 ‘4인기준 25만원X100만원 국민지원금 신청 카드로 128만원 제품 결제 시 100만원은 국민지원금 결제, 28만원은 개인부담으로 결제된다. 마트·백화점 등 가전을 구매할 수 있는 대리점에서는 국민지원금 사용이 불가하나 저희 편의점에서는 최저가로 국민지원금 사용이 된다’는 내용의 홍보 이미지도 돌아다니고 있다.

이를 두고 한 네티즌은 “재난지원금의 취지가 힘든 시국에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 아니냐”며 “편의점에서 파는 가전제품, 명품을 사면 동네 미용실, 개인 카페, 정육점을 운영하는 분들은 누가 도와주느냐”고 토로했다.

자신을 서울에서 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라고 밝힌 네티즌은 “재난지원금 사용이 진짜 재난을 당한 사람들이 납득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게 과연 효과적인지,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요즘은 편의점에서 명품을 살 수 있게 됐다”며 “품목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고 장소에 대한 사용 제한을 줘버려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년 명절마다 팔던 건데…”

편의점업계는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매년 명절 선물 할인 행사에서 판매하던 상품들을 올해도 진행하는 것인데, 공교롭게 재난지원금 지급과 겹쳐 업계에 부정적인 프레임이 씌워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난지원금과 상관없이 명절마다 진행하던 행사일 뿐더러 매년 판매하던 상품들이다”며 “우리가 팔면 안 되는 제품을 파는 것도 아닌데 프레임이 씌워지는 것 같아 억울한 면도 있다”고 토로했다.

생필품이나 먹거리가 편의점의 재난지원금 특수를 위한 실제 주력 상품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생필품, 식품이 주력으로 준비된 상품”이라며 “가전제품, 명품 등은 기간한정으로 운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명절을 앞둔 만큼 소비가 늘어날 것을 예상하고, 이에 따른 특수한 니즈(Needs)를 충족시키기 위해 마련한 것이란 설명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재난지원금의 의미가 돈을 써서 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에게 힘이 되어주자는 것 아니냐”며 “편의점에서 판매한 제품의 매출과 수익은 모두 소상공인(가맹점주)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알아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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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지에 어긋나네요 2021-09-10 11:56:47
처음 시도하는 재난지원금도 아니고 이미 한 번 시행했었다면 충분히 보완하고 실행했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적이 상생에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 이 부분은 많이 아쉽네요.

북어둠땅 2021-09-10 08:26:14
기사 내용대로 우회 구매가 가능하다니 취지가 무색해지는 느낌이네요. 기사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