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 ‘메타버스 펀드’ 들여다봤더니 '반도체 펀드'?
KB자산운용 ‘메타버스 펀드’ 들여다봤더니 '반도체 펀드'?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1.09.08 1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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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산업 투자 목적 국내 펀드는 총 3개
트렌드 맞춰 출시했으나 편입 종목 대다수는 IT 기업
KB자산운용이 지난 6월 내놓은 '글로벌 메타버스경제' 펀드의 자산은 반도체 설계 기업에 비중 있게 편입돼 있다.<KB자산운용>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KB자산운용을 필두로 자산운용업계가 글로벌 메가트렌드로 떠오른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속속 내놓고 있다.

하지만 메타버스 관련주에 투자한다고 알려진 해당 펀드들은 반도체 펀드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버스 서비스 기업보다 관련 인프라와 직결된 반도체 등 대형 IT 기업 투자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판재 중인 메타버스 투자 펀드가 빅테크 중심인 만큼 본업이 타격을 입을 경우 자연스레 펀드 손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투자 주의가 요구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타버스 산업에 투자할 목적으로 국내에서 설정된 펀드는 지금까지 총 3개다. 관련 첫 상품인 KB자산운용의 ‘KB 글로벌메타버스경제’ 펀드, 경쟁 구도를 이루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글로벌메타버스’ 펀드, 우주산업 테마 추가로 차별성을 둔 최근 상품인 KTB자산운용의 ‘KTB 글로벌메타버스&우주산업 1등주’ 펀드 등이다.

메타버스는 가상세계에서 소통·경제·문화 등 현실세계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적 가상세계를 일컫는데, 국내 대표 서비스로는 네이버의 ‘제페토’, 해외 사례로는 게임 ‘로블록스’를 들 수 있다. 세계적인 래퍼 트레비 스캇이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인 지난해 4월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개최한 콘서트에 1230만명의 온라인 관객이 몰리면서 금융투자업계가 ‘메타버스’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14일 설정된 KB 메타버스 펀드는 설정 2개월여 만인 이날 기준 순자산은 565억원 가량이다. 7월 1일 설정된 삼성 메타버스 펀드는 582억원, 이달 6일 설정된 KTB 메타버스 펀드에는 42억원이 유입됐다. 메타버스 이슈가 본격화한 6월부터 3개월간 1000억원 넘는 자금이 모여든 셈이다.

국내 증시가 지난 6월부터 부진한 상태인 반면 해외 메타버스 관련주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은 양호한 편이다. KB 메타버스 펀드는 설정 이후 수익률이 8.45%, 삼성 메타버스 펀드와 KTB 메타버스 펀드의 경우 각각 2.90%, 4.63%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가 6월 정점을 찍고 지금까지 약세인 것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수익률이다.

업황 악화 등 돌발 변수 발생 시 수익률 하락 우려 

문제는 이들 펀드가 투자한 해외주식 종목이 메타버스 산업과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KB 메타버스 펀드의 자산상위 10개 종목은 AMD(CPU 반도체 설계), 퀄컴(통신 반도체 설계), 브로드컴(통신 반도체 설계), 엔비디아(GPU 반도체 설계), 애플(스마트기기 제조), 마이크로소프트(소프트웨어 개발), 아마존닷컴(이커머스), 페이스북(텍스트 기반 소셜미디어), 유니티소프트웨어(게임 소프트웨어), 스냅(이미지 기반 소셜미디어) 등이다. 메타버스와 직접적인 관련 있는 종목은 유니티소프트웨어, 스냅 2개 정도다.

메타버스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유니티소프트웨어, 스냅을 제외하면 반도체 업종이 주를 이룬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메타버스 테마 자체가 초기이기도 하고 서비스 기업이 많이 없다”며 “메타버스가 상용화려면 소프트웨어 개발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관련 종목 편입 비중이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메타버스 펀드의 경우도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알파벳, 씨, 애플, ASE, 테슬라, 세일즈포스닷컴, 삼성전자 등 10개 종목이 편입돼 있다. 씨(Sea)를 제외하면 메타버스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적은 소프트웨어, 전자업체 등이다.

이처럼 메타버스 자체보다 인프라 수혜주로 구분되는 메타버스 관련주는 본 업황 악화 등 돌발 변수가 발생할 경우 수익률이 크게 떨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그린코리아’ 펀드가 대표적이다. 그린코리아 펀드는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ESG 열풍을 계기로 출시됐지만 편입 비중이 20% 이상인 삼성전자 주가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에 약세를 보이자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설정 이후 수익률은 27% 수준이나 벤치마크(MSCI 코리아 ESG 유니버셜 인덱스) 수익률 35%보다 낮다.

메타버스 개발 업계는 메타버스 관련 게임사나 게임사 지분을 가진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와 메타버스와 관련해 협업 중인 개발사 관계자는 “메타버스 산업은 검색 포털을 제칠 수 있는 차세대 커뮤니티 플랫폼이 될 수 있지만 현재 투자 시장은 상당한 거품이라고 본다”며 “메타버스 자체도 새로울 것이 없고 게임 산업에 현실 콘텐츠가 조금 더 투입된 정도라서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게임사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윤구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 개최한 우리은행-한국투자증권 메타버스-자율주행차 공동 세미나에서 “메타버스 수혜업종은 게임 엔진으로 해당 시장은 유니티소프트웨어의 유니티 엔진, 비상장사인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이 양분하고 있다”며 “미국 증시의 유니티소프트웨어에 투자하거나 에픽게임즈 지분 40%를 가진 홍콩 증시 텐센트에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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