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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6:14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회사 만들어야”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회사 만들어야”
  • 이하영
  • 승인 2021.09.02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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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이해진 왕국’서 시키는 대로 하는 백성으로 살길 바라”

주로 ‘업계 관계자’ 이야기만 들었다. 회사측 주장이나 전문가 멘트가 기사에 실렸다. 귀족노조 편견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노조와 연이 닿은 건 안전사고 취재를 하면서다. 회사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말들이 쏟아졌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한쪽 말만 듣고 기사를 쓴 건 아닌가 반성했다. 면대면 연재를 시작한 이유다.

오세윤 전국화학섬유식품사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 지회장.<네이버 노조>

지난 5월 네이버 개발자 한명이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세상을 등졌다. 고인이 생전에 남긴 메시지 중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을 걷고 있는 것 같아 괴롭다” “너무 허탈하고 일할 의욕이 나지 않는다” 등이 있었다. 이후 관련자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들끓었다. 6월 30일 한 달 만에 직원들에 보낸 이메일 사과문에서 “늦어도 연말까지 (회사를) 쇄신하겠다”던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두 달이 다 지나도록 노동조합과의 만남을 거부하고 있다. 7월 27일 고용노동부의 네이버 특별근로감독 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직원 절반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혔지만 해결책은 오리무중이다. 8월 26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오세윤 전국화학섬유식품사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 지회장을 만나 직장 내 괴롭힘 방지책에 대해 들어봤다.

네이버에는 언제 입사했나.

“2015년 6월 스포츠서비스 경력직 개발자로 입사했다. 당시 내가 합류한 팀에는 아무 문제도 없었지만 모든 팀이 그런 건 아니었다.”

노조로 일한지 얼마나 됐으며, 왜 노조 활동을 시작하게 됐나.

“2018년 4월부터 시작해 3년 정도 됐다. 그해 1월부터 노조 설립을 준비했다. 회사 전체적으로 노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은 계속 나오고 있었다. 내가 총대를 멘 격이다.”

지난 5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장 동료가 사망했다. 사내 반응은 어땠나.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개인적으로 끝까지 안 터졌으면 좋았을 일이라 생각한다. 노동조합을 만들고 경영진에게 줄기차게 요구한 것이 소통이다. 그런데 그게 안 됐다. 업무 지휘권과 평가권이 너무 집중돼 있다. 직원들이 문제제기를 했고 의견이 받아들여지길 바랐지만 사측 의견이 너무 강고했다.”

네이버의 직원 평가 구조가 사측에 지나치게 치우쳤기 때문인가.

“그렇다. 조직장이 업무 지휘는 물론이고 연봉, 인센티브, 스톡옵션까지 모두 결정한다. 예를 들어 2~3년 지나면 원칙적으로 받을 수 있는 리텐션 보너스(Retention Bonus, 유능한 직원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근무 약정 기간에 따라 지급하는 급여성 보너스)를 조직장 판단으로 못 받게 할 수 있다. 또는 원래 있던 휴가나 보너스도 뺏을 수 있다. 모두 객관적 지표가 아니라 상사의 주관적 평가로 좌우된다. 조직원은 자연적으로 업무지휘권을 가진 사람의 뜻을 거스르지 않으려 노력하게 된다.”

고인이 일하던 네이버 네비게이션팀은 현재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가해자인 임원 B씨가 해임된 후 조직장이 바뀌었다. 새롭게 조직을 세팅 중인 것으로 안다.”

노조가 추진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인사고과에 직장 상사의 업무능력 등을 평가하는 ‘상향 평가제’ 도입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평가 주체가 조직장에 한정돼 있으면 권력 집중 문제가 반드시 생기기 때문이다. 노사 공동으로 재발방지대책위원회를 꾸리자고도 했지만 사측은 핑계만 대며 거부하고 있다. 계속 노동조합을 패싱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논란의 중심인 최인혁 전 COO(최고운영책임자)의 네이버 스톡옵션이 취소됐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

“없다고 본다. 스톡옵션은 원래 중간에 사임하면 받을 수 없다. COO직에서 물러난 것을 꼬리자르기라 볼 수도 있겠지만 스톡옵션 취소는 정말 부수적으로 진행된 일이다. 최 전 COO는 아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해피빈 재단 대표직에 이름이 올라 있다. 전 계열사에서 나갔다면 책임진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을 거다.”

이런 일이 반복 될까.

“이번 일은 최 전 COO의 경영 스타일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사내에서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구조조정 전문가로 통한다. 실적만 내면 된다는 생각으로 움직인다. 실제로 구조조정도 많이 했다. 극단적인 비용절감을 위해 손자회사를 만들어 인소싱을 했다. 그분들은 복지 수준도 연봉도 더 낮으니 회사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이 되는 거다. 네이버I&S 소속 법인이 제일 착취가 심하다. 그 중에서도 컴파트너스, 인컴즈, 그린웹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사측이 약속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총체적 변화 준비가 감지되나.

“전혀 감지되지 않는다. 회사가 뭔가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직원은 아무도 없다고 본다. 지금까지처럼 한다면 연말까지 변화는 없을 거라고 본다.”

IT 조직의 수평적인 문화는 네이버에 처음부터 없었나.

“지금도 서로 말을 편하게 하고 선후배 문화가 없는 점은 있다. 그러나 업무 지휘 관계에서 오는 수직적 관계 문제는 심각하다고 본다. 초창기엔 아니었을 거다. 사람이 적으니까. 회사가 커지면서 경영을 통해 각자의 전문 영역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2012년경 삼성출신 직원이 편하게 일하러 NHN으로 왔다고 해 사내강연에서 당시 최고전략책임자(CSO)였던 이 GIO가 ‘억장이 무너진다’고 했던 것은 유명하다. 그 이후 셔틀버스가 사라지고 사내 동호회 지원금도 끊겼다.”

6월 7일 네이버 노조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직원 사망 사건의 책임을 물어 최인혁 전 COO의 전 계열사 사퇴를 요구했다.<뉴시스>

이해진 GIO와 만나 직원들의 고충을 이야기 해본 적은 있나.

“두 번 정도 만났다. ‘친절한 벽’이라고 느꼈다. 중요한 의사결정은 리더가 해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네이버가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앞서 강조했듯 인사평가권을 조정해야 한다. 상향평가를 통해 구성원을 존중하는 문화를 갖춰야 한다. 당장 직장 내 괴롭힘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사측이 신고 받고 조사·징계하는 시스템이어서는 안 된다. 노사 동수로 구성된 위원회를 만들어 신고와 조사·징계까지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불가능한 게 아니다. 카카오가 현재 그렇게 하고 있다.”

노조를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사측의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이 아직 높지 않은 부분이다. 회사가 잘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다 똑같지만 사측은 ‘컨트롤을 벗어나면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해진 왕국 속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백성이 되길 바라는 것 같다.”

노조를 시작하길 잘 했다고 생각한 이유는 뭔가.

“그래도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거다.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직장이다. 현재 본사는 40% 정도, 국내 전 계열사로 따지면 25% 정도가 노조에 참여하고 있다. 좀 더 참여 인원이 많아진다면 사측에 대응할 힘이 더 강해질 거라 본다.”

앞으로 노조를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

“조합원 참여를 독려할 생각이다. 노동조합은 기본적으로 모여야 하는데 코로나19로 그게 쉽지 않다. 온라인 소통을 늘리며 직원들을 설득하고 의견을 받아 사측과 대등한 관계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건강한 노사 문화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같이 서비스를 만드는 직원들이 함께 좋은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사측이 스스로 변할 리 없으니 더 많은 직원들의 마음을 모아야 한다. 근로자가 근로조건을 유지·개선하기 위해 단결할 수 있는 ‘단결권’이 필요하다. 더 큰 행복을 주기 위해서는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기 위한 자율권이 주어져야 한다.”

네이버 노조 자체 조사결과: 임원B, 괴롭힘 고발한 직원 쫓아가 괴롭혔다

지난 6월 26일 네이버 노조는 자체 조사결과에서 고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임원B가 또 다른 직원C를 따라다니며 괴롭힌 상황을 확인했다. 노조에 따르면 임원B는 2019년 말, 괴롭힘을 피해 조직이동을 한 직원에게 리텐션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으며 실제 불이익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임원B는 ‘매해 12월 31일까지 중간 등급 미만의 평가 및 평가 면담 시 삭감 가능’ 조항을 이용해 리텐션 보너스를 삭감했다. 삭감도 객관적 평가에 따르지 않고 부당하게 진행됐지만 더 큰 문제는 평가권의 남용이다. 직원C는 그해 5월 중 조직을 이동해 더 이상 임원B의 평가 대상이 아니었다. 또 12월은 회사가 고지한 평가 면담 기간이 아니다. 그러나 임원B는 해당 조직원에 12월 30일 평가 면담을 하겠다고 한 후 하위평가를 부여해 리텐션 보너스’의 50%를 삭감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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