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회장 ‘반도체 꿈’ 선봉장 손보익 LX세미콘 사장
구본준 회장 ‘반도체 꿈’ 선봉장 손보익 LX세미콘 사장
  • 김동수 기자
  • 승인 2021.09.01 1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취임 3년 매출 1조원 이끌어…남은 과제는 사업 다각화
LX세미콘 손보익 사장.
LX세미콘 손보익 사장.<LX세미콘>

[인사이트코리아=김동수 기자] LX세미콘이 올해 상반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수장 손보익 사장이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반도체 재기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손 사장은 지난해 취임 3년 만에 LX세미콘의 사상 첫 매출 1조원 달성과 900억원을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실적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구 회장이 직접 LX세미콘의 경영 전반을 챙기면서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만큼, 향후 구 회장의 못다 이룬 반도체 꿈을 실현할지 이목이 쏠린다.

LX세미콘은 과거 LG그룹 내 유일한 반도체 회사였다. 국내 1위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이며 액정표시장치(LCD) 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스마트폰 등에 활용되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을 주로 설계하는 업체다. DDI는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픽셀을 구동하는데 사용되는 핵심부품으로 시스템 반도체의 일종이다. 이외에도 디스플레이에 들어온 영상 신호를 DDI가 화상으로 표현할 수 있게 하는 타이밍콘트롤러칩(T-Con)과 전자기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전력관리반도체(PMIC)를 설계한다. LX세미콘의 역량은 특히 DDI에서 돋보이는데,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3위 점유율을 차지할 만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사장 취임 3년 만에 매출 1조원 기록

이러한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LX세미콘은 LG그룹 산하에서 다른 주력 계열사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LG그룹 내 ‘큰형님’ 격인 LG전자나 LG화학, LG디스플레이에 비해 몸집이 작아 존재감이 미미했다. LX그룹으로 함께 편입된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와 비교해도 실적 측면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세간의 이목과 별개로 LX세미콘은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X세미콘의 매출은 ▲2017년 6928억원 ▲2018년 7918억원 ▲2019년 8671억원으로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영업이익도 ▲2017년 455억원 ▲2018년 558억원 ▲2019년 473억원으로 준수한 실적을 내고 있다.

눈여겨볼 부분은 지난해 실적이다. LX세미콘은 지난해 매출 1조1619억원, 영업이익 942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34%, 99.2% 증가한 수준이다. 이러한 호실적의 배경에는 30년 이상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종사하며 꾸준히 사업을 재
편해 온 손 사장이 있다.

LX세미콘의 지난해 어닝서프라이즈는 기존 LCD DDI보다 고부가가치로 알려진 OLED DDI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확보한 게 주효했다. 손 사장은 이러한 사업재편을 위해 꾸준히 관련 연구개발(R&D)에 주력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LX세미콘의 연구개발비는 ▲2017년 792억원 ▲2018년 858억원 ▲2019년 1000억원으로 매해 매출액 대비 10%가 넘는 금액을 쏟아부었다. 지난해에는 무려 1209억원을 투자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손 사장 취임 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율이 한 자릿수 후반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수준이다. 연구개발 인원도 늘리고 있다. LX세미콘의 IR자료에 따르면 전체 종업원 중 R&D 엔지니어링은 ▲2018년 650명 ▲2019년 723명 ▲2020년 736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LX세미콘 대전 본사 전경.
LX세미콘 대전 본사 전경.<LX세미콘>

구본준 회장의 지지와 지원 남은 과제는 사업 다각화

LX세미콘 실적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구본준 회장은 못다 이룬 반도체 꿈을 이루기 위해 안팎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구 회장에게 반도체 사업은 ‘애증’의 관계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LG반도체 대표이사를 역임한 그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5대 그룹 ‘빅딜’ 과정에서 회사를 현대그룹에 넘겨야만 했다. 지난해 실리콘웍스(現 LX세미콘)가 LX그룹으로 편입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구 회장이 LX세미콘을 앞세워 반도체 재기를 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이런 전망에는 2017년부터 LX세미콘의 수장을 맡은 손 사장과 구 회장의 인연도 한몫했다. 손 사장은 LG전자 재직 시절 SIC센터장을 맡은 바 있는데, 해당 센터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조직으로 회사의 반도체 전략을 총괄하는 곳이다. 특히 손 사장은 LX세미콘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 SIC센터장으로 활동하며 LG전자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독자개발을 진두지휘했다. 당시 LG전자 대표이사가 구 회장이었으며, 모바일 AP를 자체적
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도 구 회장이 추진했다. 그런 만큼 손 사장은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지와 기대를 받는 모양새다.

지난해 LG그룹 임원 승진 인사에서 LX로 계열 분리된 5개 회사(상장·비상장 포함) 중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유일한 인물이 손 사장이라는 점에서 구 회장이 그간 손 사장의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 해왔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또 올해 5월부터 구 회장이 LX세미콘의 미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며 경영 전반을 두루 살피고 있다는 점과 앞서 3월 ‘구본준의 전략통’으로 불리는 노진서 LX홀딩스 부사장이 LX세미콘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은 것을 보면 그룹 내에서 LX세미콘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노 부사장은 구 회장이 과거 LG전자와 LG상사 등에서 CEO를 맡았을 때 기획 업무를 담당한 핵심 인사다.

실적 상승세와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손 사장에게 남은 과제는 LX세미콘의 사업 다각화다. LX홀딩스는 지난 7월 “LX세미콘은 고객사 확대와 함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영역으로의 기술력 확장을 통한 사업 다각화를 꾀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LX세미콘은 그룹 공식 출범 전후로 사업 영역 확장을 준비 중이다. LX세미콘은 기존 사업인 DDI에 주력하는 한편, 각종 장치를 제어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차세대 반도체로 일컬어지는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 삼아 사업 저변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된다면 LX세미콘은 기존 DDI 위주의 사업영역을 넘어 종합 반도체 설계 업체로 한 단계 도약하게 된다.

업계 역시 최근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LX세미콘의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LX세미콘이 MCU와 PMIC, 차량용 반도체와 이차전지용 반도체 시장으로 저변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LX세미콘의 중장기 성장 스토리는 더없이 탄탄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