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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고가 미술품 불 태우고 방귀소리도 10만원에 판매?
고가 미술품 불 태우고 방귀소리도 10만원에 판매?
  • 이원섭 기자
  • 승인 2021.09.01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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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가 뭐길래…NFT 마케팅이 뜬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에 등장하는 뜨거운 단어가 있다.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다. NFT가 뭔지는 몰라도 세계적 크리스티 경매소에서 그동안 거래가 되었던 실물 미술작품이 아닌 ‘디지털 그림(파일)’이 무려 788억원(7000만 달러)에 낙찰됐다는 소식은 들었을 것이다(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의 ‘Everydays : The First 5000 Days’). 또 세계적인 작가, 얼굴 없는 화가로 유명한 뱅크시(Banksy)가 ‘멍청이(Morons)’라는 그림을 NFT로 변환해 경매로 내놓은 뒤 진짜 그림은 불태웠다는 뉴스도 접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 중진작가 김정수 씨가 뱅크시처럼 시가 9000만원짜리 대형 진달래 그림(100호)을 불태워 버린 충격적인 보도도 있었다. 불태운 이유는 이 그림을 촬영한 NFT 작품(디지털 콘텐츠) 에디션 300개를 만들어 116만원(1000달러)에 판매하기 위해서였다. 김 작가는 왜 실제의 작품을 불태우고 똑같은 300개의 작품을 판매하려는 걸까?

디지털 그림이 무엇이고 NFT가 어떤 것이길래 전 세계 아티스트와 컬렉터들 사이에서 이처럼 화제를 모으고 있나?

블록체인 기술 이용, 자산마다 고유 암호화 인식값 내장

NFT는 ‘Non-Fungible Token’의 줄임말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풀어 써도 뜻을 쉽게 이해하기가 어렵다. 디지털 그림은 이미지 파일에 고유한 ID를 부여하고 파일의 출처, 유통과정(판매 이력), 소유자 등 모든 정보가 저장되어 복제(사본)가 없는 희소성, 즉 대체 불가능한 디지털 자산 토큰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진품 여부와 출처 공개가 중시되는 미술 시장에서 촉망받기 시작한 것이다. 비트코인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각 자산마다 별도의 고유한 암호화 인식 값이 들어 있어 소유자에게만 유일하게 저작권과 소유권을 증명해 준다.

지금까지 유명 작가의 고가 작품들은 위작이 만연했고 전문가들조차 원작과 위작을 가려내지 못하는 현실 때문에 나만이 소유한 희귀한 예술품이라는 개념을 갖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제 NFT, 디지털 그림의 등장으로 아무도 가질 수 없는 나만의 작품이 되었다. 그래서 비플의 작품 파일이 그렇게 어마어마한 가격에 팔렸고 뱅크시나 김정수 작가가 현실의 작품을 불태우고 NFT, 디지털 그림화한 것이다.

이 글에서는 현실의 작품과 디지털 작품의 예술적 감상 비교 등은 하지 않기로 한다(예술잡지가 아니므로 이 논쟁은 예술가들에게 맡긴다). 분명한 것은 NFT를 통해 작품의 희소성에 대한 가치가 정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디지털 자산’의 가치를 정립시키고 높인다는 점이다.

최근에 미술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향후 예술시장을 재편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티스트들도 위에 예를 든 것처럼 자기작품에 대한 대체 불가능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고 또 가치도 자신이 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NFT 활성화는 예상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예술 작품 접근도 더욱 용이해 질 것이다. 소유하고 싶은 작품에 대한 투자가 쉬워진다면 소위 말하는 재벌만 가능했던 소유나 투자가 NFT로 대중화가 가능할 것이다. 간송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 제70호,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인 ‘훈민정음 해례본’ 총 100개가 NFT로 발행되어 판매되는 것이 좋은 예다(001번부터 100번까지 고유번호로 저작권, 소유자, 거래 내역 등이 암호화되어 있어 대체가 불가능하다).

NFT는 비단 예술품에만 활용되지 않는다. 디지털 파일(콘텐츠)화가 가능하다면 대체 불가한 토큰으로 만들 수가 있는 것이다. 트위터의 창립자 잭 도시는 자신의 최초 트윗을 NFT로 290만 달러(약 32억7000만원)라는 엄청난 가격에 거래했으며 알렉스 라미레스 말리스라는 영화감독은 1년간 모은 방귀 소리 오디오 파일을 NFT 전문 거래소에 올려 85달러(약 10만원)에 거래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다. 사람이 실제 거주할 수 없는 가상공간의 디지털 주택이 50만 달러(약 5억6400만원)에 NFT 거래가 되기도 했다. 캐나다 작가 크리스타 킴이 만든 ‘마스하우 스(Mars House)’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상의 디지털 파일에 불과한데 실재의 주택한 채 값으로 거래가 이루어진 것이다.

산업계로 번지는 NFT 마케팅

앞으로 NFT의 활용이 무궁무진하고 기대가 되는 가운데 마케팅 홍보 전문가들이 이를 간과할 리 없다. 최근 아마존 등 IT 분야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밀려나긴 했으나 식음료 글로벌 톱 브랜드가치 기업 코카콜라가 NFT 마케팅을 시도했다. 코카콜라가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브랜드 지적 재산을 NFT라는 신 분야에서 실험을 시도한 것이다.

코카콜라 출시 NFT 세트.
코카콜라 출시 NFT 세트.<코카콜라>

코카콜라는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은 비주얼, 오디오, 디지털 웨어러블 NFT 4종을 경매로 내놨다. 첨단 IT 분야의 브랜드와는 차별화하는 옛날 비디오 게임에서 착안해 레트로자판기를 통해 4종 한 세트를 출시한 것이다.

경매를 통해 얻은 수익은 공익을 위해 기부한다는 일석이조의 마케팅 효과를 노린 것이다. 코카콜라 담당자에 따르면 코카콜라 브랜드 핵심 요소들을 기념하며 NFT 가상 세계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하기 위해 제작했다고 밝혔다.

명품업계도 NFT를 간과할 수 없다. 늘 짝퉁으로 골치를 앓던 명품업계에서 NFT는 진품 마케팅의 훌륭한 솔루션이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들어간 대체 불가능한 고유의 ID 부여와 유통 추적 식별기능 등은 명품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게 된다.

오프라인에서 이런 움직임이 있다면 MZ세대를 겨낭한 ‘명품 NFT 마케팅’도 있다. 네이버Z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는 이미 구찌를 비롯해 나이키, 푸마, MLB, DKNY, 키르시 등 패션 브랜드가 입점했다. 오프라인 세계에서 몇백만 원씩 하는 명품 제품을 구매할 수는 없지만 가상 세상에서는 단돈 몇천원으로 자신이 소유할 수 있다. 자신의 분신인 내 아바타가 명품의 의류, 가방 등으로 치장하는 대리 만족을 누리는 것이다. 명품업계의 NFT 발행은 MZ세대가 열광하며 성장하고 있다. 우리는 1999년 등장해 ‘미니홈피’ 열풍을 일으킨 싸이월드를 통해 이미 이러한 현상을 경험했었다. 싸이월드 상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 ‘도토리’를 통해 자신의 아바타와 주택 등을 치장과 인테리어하는 각종 아이템을 구매해 나만의 세상을 비교하듯 만들어 가면서 자랑하고 만족하기도 했다. 네이버 제페토의 전신인 셈이다.

코카콜라와 같은 식음료업계의 NFT 진출도 활발하다. 타코벨은 전문 작가들과 협업해 각각 다른 타코 이미지, 비디오 클립으로 구성된 다섯 종류의 NFT를 발행해 전량 매진 기록을 세웠다. 피자헛은 세계 최초의 블록체인피자인 ‘One Byte Favourites(1 바이트 인기 메뉴)’를 NFT로 선보였으며 프링글스도 일러스트레이터 바시아 콜로투샤와 콜라보해 ‘크립토 크리스프’ 맛 한정 프링글스 NFT 50개를 출시했다.

업계의 NFT 마케팅은 어디까지 발전할까?

‘평행 세계(Parallel World)’ ‘하이퍼리얼(hyperreal)’이라는 개념이 있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실재 세상보다도 더 진화한 모습의 세상, 진짜 실재 세상을 대체하는 복제된 세상은 현실을 혼란스럽게 하며 이제는 실제로 영향을 미치고 있고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 있다.

NFT는 오프라인 리얼 세상의 기존 자산 가치에도 영향을 미치며 디지털 자산이 실제로 거래되고 있는 현실이 혼란스럽다.

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인 메타버스 (Metaverse) 세상에서는 NFT는 현실이 된다. 현실과 가상이 혼재하는 것이다.

디지털 화폐, 가상 세상은 이제 허구가 아니라 새로운 의미의 디지털 라이프를 창출한다고 받아들여야 한다. 어쩌면 우리가 경험했던 지금까지의 세상이 가상일 수도 있다. 영화 ‘매트릭스’에 나온 명대사를 마지막으로 사유해 본다. ‘우리가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단지 지각된 현실일 뿐’이라고.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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