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잘 나가는 포스코, 생산량 늘리면서 탄소중립 문제 없다?
‘역대급 실적’ 잘 나가는 포스코, 생산량 늘리면서 탄소중립 문제 없다?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1.07.23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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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쇳물 6000만톤으로 늘리고 탄소 감축량도 20% 달성
해외 증산, 전기로라 괜찮다?...그린워싱 의심되는 탄소중립 로드맵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020년 7월 10일 광양제철소 3고로 현장에서 점화봉에 불을 붙여 풍구에 화입하고 있다.포스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020년 7월 10일 광양제철소 3고로 현장에서 점화봉에 불을 붙여 풍구에 화입하고 있다.<포스코>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포스코가 쇳물 연 6000만톤 생산을 선언했다. 글로벌 철강 성장전략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이를 갖추겠다는 계산이다. 쇳물 생산 증대는 탄소배출과 직결된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로 철강생산량과 환경을 모두 잡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계산법은 아직 구체적이지 않고, 대부분의 몫이 미래의 포스코에 넘겨져 있다.

생산능력 6000만톤 구축 목표

포스코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조2000억원을 거두며 분기 기준 2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기업설명회를 통해 분기 실적을 공개한 2006년 이후 최대 실적이다. 실적 호조는 철강 사업이 이끌었다.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1조60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9.8% 증가했다.

포스코의 실적 호조는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전방산업이 회복하면서 철강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생산이 위축되고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이 환경 정책을 강화하면서 공급이 줄어든 측면도 있다. 철광석과 철강 제품 가격이 모두 고공 행진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수입 물량 기준 철광석 가격은 지난 5월 6일 처음으로 톤당 200달러를 돌파한 후 상승 기조다. 5월 28일 191달러로 200달러선 밑으로 떨어진 뒤 다시 올랐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의 광물 가격 현황을 보면 16일 철광석 가격은 톤당 219.7달러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상승이 큰 악재 요인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포스코가 철광석 가격을 적극적으로 제품 가격에 반영해오고 있어서다.

권순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원료가격 상승은 부담이나 판가 인상이 이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감산정책 강도에 따라 수출물량 감소가 가시화되고 중국 제품 가격과 글로벌 가격의 차이가 지속한다면 추가적인 추정치 상향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주목할 점은 포스코가 이번 실적 발표에서 내놓은 ‘조강(쇳물) 생산능력 6000만톤’ 구축 목표다. 현재 연간 4600만톤인 글로벌 생산능력을 1.3배 더 늘리겠다는 의미다.

포스코는 이번 증설을 위한 투자 규모로 107억 달러를 책정했다. 외부합작과 인수합병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증설할 예정이다. 2050 탄소중립 계획을 세운 만큼 국내에서는 증산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북미 등에서 증산을 추진하면서 전기로 사업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탄소중립 때문에 해외서 증설?

포스코가 글로벌 조강 생산량을 6000만톤까지 늘리면서 탄소중립도 성공할 수 있을까. 포스코는 2050년 탄소중립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40년까지 현재 수준에서 절반까지 감축하고, 남은 10년 동안 나머지 절반을 줄여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 투자 계획과 감축 목표치를 놓고 보면 그린워싱 우려를 피하기 어렵다. 그린워싱은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은데, 이를 친환경으로 포장하는 행위를 말한다.

서울 강남구 포스코 센터.뉴시스
서울 강남구 포스코 센터.뉴시스

해외에 전기로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증설하겠다는 발표에 포스코의 탄소중립에 대한 고민이 실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고민의 지점이 묘하다. 국내서는 탄소중립 때문에 안 되니 해외서 하겠다는 것이다. 증산 자체가 탄소배출량을 늘린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포스코가 증산의 기회로 보고 있는 중국의 감산이 탄소중립 기조에서 펼쳐지고 있는 일이라는 점이다.

포스코는 실적발표회에서 “글로벌 조강 생산의 50%를 차지하는 중국도 탄소중립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감산을 유도할 수밖에 없다”며 “(중국) 철강시장 안정화를 위해 수출을 억제하고 있어 해외로 유출되는 조강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스코는 탄소중립까지 남은 30년 가운데 10년은 일단 증산에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전기로 방식이라 하더라도 철강 생산량 감산 없이 2017~2019년 탄소배출량 평균치의 20%를 감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포스코가 쇳물을 현재보다 1.3배 늘리면서 탄소 20%를 감축하겠다고 밝힌 방식은 제철 석탄 사용량 저감, 자가발전 효율향상, 부생가스 방산량 최소화와 철스크랩 사용 확대 등 저탄소 연·원료 대체다.

나머지 20년 감축 목표의 핵심은 ‘수소환원제철’이다. 포스코가 국내 기업 가운데 압도적인 온실가스 배출 1위를 차지하는 이유는 고로 조업 탓인데, 환원제로 석탄이 쓰이기 때문이다. 수소환원제철은 철강 생산 과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한다. 고로와 전로 대신 철광석과 수소를 유동환원로에 넣어 직접환원철을 생산하고, 이를 전기로에서 정제한 쇳물(용강)로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기존의 고로 방식을 폐기하고 완전히 새로운 철강공법으로 전환하는 혁신적 도전”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당장은 온실가스 늘리는 방향”

다만 도전을 대하는 방식이 면밀해 보이지는 않는다. 포스코는 이 공법을 위해 연간 필요한 그린수소 양을 370만톤으로 책정했다. 포스코가 현재 생산 가능한 부생수소 양은 7000톤이다. 앞으로 5년 동안 이를 7만톤으로 늘리고, 2030년까지 블루수소 50만톤을 생산하고, 2040년에는 그린수소 200만톤, 2050년에는 500만톤 생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포스코는 매출 30조원이라는 장밋빛 전망은 제시했는데, 투자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고 있다. 탄소중립 비전을 달성하겠다는 외침만 있다. 이는 국내 다른 대기업들의 수소 전략과는 사뭇 다르다.

SK그룹은 2025년까지 수소 산업 육성을 위해 약 18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4조4000억원을 투입해 블루수소 16만톤과 그린수소 44만톤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 역시 앞으로 5년 동안 태양광과 그린수소 사업 모델 고도화 등 신기술 개발에만 최대 9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오동재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고로를 통한 철강 생산량 증산 방식이 아니더라도 당장은 온실가스를 늘리는 방향으로 사업을 이끌어 가겠다는 것”이라며 “탄소중립 선언 자체가 국내외를 막론한 전 사업 과정에서 달성하겠다는 게 지향점인 만큼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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