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B
    미세먼지
  • 경기
    B
    미세먼지
  • 인천
    B
    미세먼지
  • 광주
    B
    미세먼지
  • 대전
    B
    미세먼지
  • 대구
    B
    미세먼지
  • 울산
    B
    미세먼지
  • 부산
    B
    미세먼지
  • 강원
    B
    미세먼지
  • 충북
    B
    미세먼지
  • 충남
    B
    미세먼지
  • 전북
    B
    미세먼지
  • 전남
    B
    미세먼지
  • 경북
    B
    미세먼지
  • 경남
    B
    12℃
    미세먼지
  • 제주
    B
    미세먼지
  • 세종
    B
    미세먼지
최종편집2024-03-29 18:38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이승건 토스 대표, 손바닥 안 수퍼앱으로 금융의 ‘판’을 흔들다
이승건 토스 대표, 손바닥 안 수퍼앱으로 금융의 ‘판’을 흔들다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1.07.01 14: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업가치 100억 달러 넘는 ‘데카콘’ 기업 입성 시간 문제
고객 1000만명 이상인 전통적 은행에 위협적 존재 부상
이승건 토스 대표.<토스>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토스)는 2018년 기업가치 10억 달러(1조1000억원 상당)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의미하는 ‘유니콘’이 된 지 3년 만에 기업가치 100억 달러(1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일컫는 ‘데카콘’ 전당의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토스는 지난 6월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과 미국 사모펀드 알키온캐피탈매니지먼트를 신규 투자자로 유치하고 알토스벤처스, 그레이하운드 등 기존 투자자를 참여시켜 46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받았다. 이번 투자로 입증된 토스의 기업가치는 74억 달러(8조원) 규모다. 지난해 8월 투자 유치 이후 10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3배 가까이 성장한 점을 볼 때 데카콘 기업으로의 도약은 시간 문제라는 평가다.

롤 모델 제치고 데카콘 전당까지 ‘성큼’

글로벌 경제이슈매체 익스플로딩토픽스(Exploding Topics)에 따르면 지난 5월 18일 기준 전 세계 데카콘 기업은 32곳이다. 이중 핀테크 업종의 스타트업은 ▲스트라이프(미국·지불결제) ▲클라르나(스웨덴·지불결제) ▲누뱅크(브라질·인터넷은행) ▲원97커뮤니케이션즈(인도·지불결제) ▲체크아웃닷컴(영국·지불결제) ▲차임(미국·인터넷은행) ▲플레이드(미국·지불결제) ▲로빈후드(미국·증권) ▲리플(미국·블록체인 결제) 등 9곳이다. 인도 기업만이 유일한 아시아 출신이다.

데카콘 유력 후보로서 ‘빅텐(Big 10)’ 경쟁을 펼칠 두 기업은 미국의 기업 대상 카드사 브렉스와 한국의 토스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브렉스의 기업가치는 74억 달러로 토스와 같다. 1년 전 기업가치는 29억 달러로 같은 시기의 토스(27억 달러·3조1000억원)보다 컸다. 이는 토스가 최근 브렉스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데카콘 대열에 먼저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토스는 과거 기업가치가 더 컸던 수많은 글로벌 유니콘을 제쳐왔다. 세계 인터넷은행의 원조, 토스뱅크의 롤 모델로 여겨졌던 영국의 레볼루트는 지난해 상반기 기업가치가 42억 달러(4조7000억원)로 토스보다 앞섰으나, 올해 6월에는 55억 달러(6조2000억원)로 토스에 역전됐다. 독일산 인터넷은행 N26은 지난해 상반기 35억 달러(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후 현재까지 변함이 없다. 최근 토스가 앞서 달리던 핀테크사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데카콘 수준으로 성장한 비결은 무엇일까?

토스는 전 세계에서 기업가치가 10번째로 큰 비상장 핀테크 회사다.<CB인사이트>

공룡금융도 못하는 ‘수퍼앱’ 구현

자산이 수백조원에 이르는 은행계 금융지주도 쉽게 이뤄낼 수 없는 과제가 있다. 바로 자회사들의 서비스를 하나의 앱(App)에 담는 ‘수퍼앱’ 사업이다. 금융지주 전체 고객이 최소 1000만명에 이르다보니 은행·증권·카드·보험 등 자회사 서비스를 모두 담으면 과부하 우려가 있다. 수퍼앱 정책 시행은 비용 절감과 마케팅 효과 면에서 최선이지만 자칫 앱이 ‘먹통’이 될 수 있어 시도하기가 어렵다.

이 대표는 금융지주가 하지 못하는 수퍼앱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면서 금융의 새 역사를 써왔다. 2015년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간편송금 서비스로 이름을 알린 토스는 신용점수 조회, 대출 중개, 계좌 조회, 카드 발급, 중고차 매도 등 금융 편의서비스를 출시해 가입자를 늘리면서 보험, 증권, 은행 등 굵직한 금융 사업에 도전했다. 이 서비스들은 앱 가입자 2000만명, 월간 순이용자 수(MAU) 1100만명인 토스 앱에 모두 담겨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수퍼앱 전략을 지향하지만 완벽하지 않다. 오직 토스만이 100% 단일앱 방식의 수퍼앱을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 금융은 아직 서비스가 다채롭지 않고 카카오의 경우 카카오톡,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앱으로 흩어져 있다.

토스의 수퍼앱 전략은 토스증권의 순탄한 영업을 계기로 높이 인정받았다. 주식거래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 처리 역량이 필요한 만큼 토스증권은 별도 앱을 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토스 앱에 서비스를 담았다. 토스증권은 토스 앱에서 이용할 수 있으나 물리적으로 기존 토스 서비스와 분리되도록 설계했고 데이터 센터와 통신회선을 이중화해 한 곳이 재해를 입더라도 다른 곳에서 문제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3월 출범한 토스증권은 3개월 만에 누적 계좌수 350만좌를 유치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주식투자자는 914만명(12월 결산 기준)으로 전년(614만명)보다 300만명(48.9%) 증가했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기존투자자의 절반, 신규투자자 전체에 해당하는 고객을 MTS 출범 3개월 만에 끌어 모은 셈이다. 갑작스러운 고객 증가에도 불구하고 토스증권은 별다른 전산장애나 매매오류가 없었다.

오는 9월 말 출범을 목표로 삼은 토스뱅크 역시 토스증권처럼 토스 앱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카카오톡이나 카카오페이와 같은 관계사 서비스 채널에 제공되고 있지 않은 만큼 토스뱅크가 기존 토스 서비스와 어떤 시너지를 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표는 “토스는 금융의 모든 면에서 근본적인 혁신을 만들어 나갈 ‘금융의 수퍼앱’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주요 영역에 토스가 직접 플레이어로 진출하면서 금융 서비스와 상품을 고객 관점에서 완전히 새롭게 설계할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토스 앱에서는 토스증권 MTS 기능까지 사용할 수 있다. 토스의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 담는 수퍼앱 전략이다.<토스>

소매금융 비즈니스 본격화…토스뱅크 출격 대기

토스는 하반기 기업가치를 배(倍)로 올려줄 수 있는 소매금융 사업에 도전한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가 먼저 진출해 있는 인터넷은행업이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출범 이후 1년 8개월 만에 흑자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 1136억원을 달성했다.

수신잔액과 여신잔액은 각각 25조4000억원, 21조6000억원으로 일찌감치 저축은행업계 1위 SBI저축은행을 제쳤고 시중은행의 10% 수준까지 성장했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카카오뱅크는 상장 후 시가총액이 최소 10조원, 최대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토스뱅크는 앞서 선보인 인터넷은행 두 곳과 달리 중금리 대출 공급으로 승부를 볼 계획이다. 기존 금융권 이용이 어려운 1300만명의 금융소외계층을 적극적으로 포용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중·저신용자, 전업주부, 대학생, 중소기업·소상공인, 국내 거주 외국인 등이 잠재고객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금융소외계층에게 대출할 수 있는 합리적인 근거를 찾기 위해 토스만의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했다. 기존 신용평가사(CB)의 데이터에 토스의 방대한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해 차별성과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은행권에서 그나마 쓰이는 비금융 데이터는 통신비 납부 이력인데 토스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갈 예정이다.

토스뱅크는 이 같은 신용평가모형을 바탕으로 출범 직후 부터 전체 신용대출총액의 30% 이상을 금융소외계층에 제공한다는 목표다. 영업 개시 이후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보강해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여러 위험요인도 최적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낮춰간다는 계획이다.

토스 관계자는 “변별력이 높은 신용평가모형으로 중·저신용자라도 건전한 고객을 선별하는 체계를 갖췄다”며 “대출 실행 이후에는 연체율 등 위험 징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사전 경보 시스템을 운영하고 조기 대응도 이어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가 초기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 26주 적금 등 재미있는 저축상품으로 흥행했듯 토스뱅크도 경쟁력 있는 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6월 투자자로 참여한 KDB산업은행과 제휴한 상품을 보면 향후 토스뱅크의 수신정책을 대략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제휴 상품인 ‘KDB토스적금’은 토스를 통해 가입할 수 있는 제휴 전용 모바일 상품으로, 주간 단위로 납입(주별1~5만원)하는 6개월 만기 자유적금이다. 기본금리 연 0.50%, 자동이체와 토스 송금 우대 등 최대 연 3.5%의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4.0%의 금리를 제공한다. 금융소외계층 고객이 많은 만큼 이들의 저축여력에 맞는 상품을 내놓겠다는 계산이다.

또한 토스뱅크는 고객이 여유자금 운용, 목돈 마련 등 다양한 니즈에 따라 자유롭게 규칙을 설정해 저축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소득과 소비, 통장 잔고 관리 습관을 분석해 맞춤형 자산관리 기회를 마련해준다. 복잡한 조건 충족 없이 시중은행 대비 경쟁력 있는 금리도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체크카드 상품의 경우 고객의 소비패턴에 따른 캐시백 혜택, 시즌별 혜택 변화 등의 서비스를 선보인다.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해 여러 카드 대신 한 장의 카드만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토스뱅크 고객에게는 다양한 금융사 제휴망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한 ATM 입·출금 서비스는 물론 수수료 무료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승건 대표가 전사 위클리 미팅에서 직원들에게 차기 과제, 그에 대한 목표와 전략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토스>

‘공화국 문화’ 유지가 관건

전통금융을 위협하는 신생 금융사는 총 4개다. IT서비스기업인 네이버·카카오, 정보통신계열인 KT그룹, 그리고 2015년 핀테크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 출신 토스다. 토스가 창립 10년도 되지 않아 금융권 혁신사업자로 부각한 배경에는 ‘공화국 문화’가 있다.

토스의 법인명은 비바리퍼블리카(Viva Republica)로 ‘공화국 만세’라는 뜻이다. 치과의사 시절 이승건 대표가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던 당시 감명 깊게 읽었던 공화주의 관련 서적에서 회사명을 따왔다. 공화주의는 진정한 자유란 타인으로부터 간섭을 받지 않는 상태의 ‘소극적 자유’가 아니라 사적인 형태의 주종적 지배가 존재하지 않는 ‘적극적 자유’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인의식을 가진 공동체 구성원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가 필요하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정치철학을 회사에 적용했다. 전 직원이 참여해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의회형 회의 ‘전사 위클리 미팅’을 도입했다. 이 대표가 새로운 과업을 직원들에게 지시하려면 매주 금요일 열리는 전사 위클리 미팅에서 과업 진행의 이유와 목표 등을 제시해야 한다. 직원들이 던진 질문에 이 대표나 핵심 임원은 합리적인 답변을 해야 한다. 설명이 충분하지 않으면 직원들이 비토(Veto·거부권)를 행사할 수도 있다.

직원들이 로마 공화정의 원로원 의원이 돼 회사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셈이다. 토스 직원들은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고 책임지는 직접민주주의 시스템에서 근무하다보니 타사보다 책임감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토스가 네이버, 카카오, SK 등 빅테크 회사와의 인재 영입 경쟁에서 상대적 우위에 설 수 있는 비결은 이러한 공화국 문화에서 나오는 개방성과 합리성 덕분이다.

하지만 ‘공화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직원들의 비율은 점점 늘고 있다. 지난 2016년 67명이던 토스와 계열사 임직원 수는 2017년 118명, 2018년 180명, 2019년 380명, 2020년 780명으로 매년 두 배가량 늘었다. 올해 1분기에 1000명을 돌파해 연말에는 1500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직급 개념 없이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토스의 기업 문화가 상당한 성과를 내면서 기존 금융권에도 부분적으로 수용되고 있다”며 “증권·은행 등 굵직한 비즈니스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외부 인력 채용이 이뤄질 것인데, 기존 기업문화를 어떻게 유지·발전해 나갈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