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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자율 복장에 영어 호칭까지…공룡금융의 스타트업 변신 가능할까
자율 복장에 영어 호칭까지…공룡금융의 스타트업 변신 가능할까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1.06.17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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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토스처럼 혁신하자”…금융권, 복장·호칭 개선 적극 도입
조직 관행에 곳곳서 ‘문화 충돌’…“정착하려면 많은 시간 들여 노력해야”
왼쪽부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본점.<박지훈>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4대 금융그룹이 디지털 금융 시대에 적응하고 빅테크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소통하는 조직 만들기에 분주하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젊은 직원들이 상급자와 임원 앞에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호칭 개선, 복장 자율화 등 조직 문화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들은 인터넷은행이나 핀테크기업에 도입돼 효과를 나타냈으나 연공서열이 공고한 금융권에서 자리를 잡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신구 구성원 간 갈등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은 모두 자율복장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유니폼, 정장 차림 관행을 없애 직원들의 개성과 창의를 존중하겠다는 의지다. 대체로 비즈니스 캐주얼을 권장한다.

자율복장 제도는 국민은행이 지난 2018년 도입하면서 스타트를 끊었다. 이어 신한은행은 2019년 6월, 우리은행은 2020년 6월 복장 자율화를 시행했다. 하나은행은 2020년 10월, 농협은행은 올해 6월 이 같은 대열에 합류했다.

복장 문화뿐만 아니라 호칭 관행까지 바꾸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10월 모든 자회사에 영어 이름 호칭제도를 도입했다. 트렌드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고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위계적인 직급 호칭(이름+직급)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에서다.

김정태 회장은 사내에서 자신 이름의 이니셜을 딴 ‘JT’, 지성규 부회장은 ‘글로컬(Glocal)’로 알려져 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니셜이 아닌 직급으로 상급자를 부르면 내부에서 지적이 나올 정도로 새로운 호칭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금융권 내 젊은 조직으로 꼽히는 카드업계도 호칭 바꾸기에 분주하다. 최원석 비씨카드 사장은 지난 3월 취임하면서 닉네임 제도를 도입하고 자신의 닉네임을 ‘원스틴’으로 정했다. 실존 인물 혹은 만화 캐릭터로 유명한 ‘만수르’ ‘도라에몽’ 같이 농담 같은 닉네임을 쓰는 직원도 등장했다. 신한카드도 4월부터 직급에 관계없이 직원 상호 간에 ‘이름+님’으로 호칭하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직급을 없애는 시도를 하고 있다. 과장·차장 등 기존 직급 대신 부서마다 호칭을 자율적으로 정해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금융사들이 적극적으로 호칭을 개선하는 배경에는 카카오뱅크와 토스의 빠른 성장이 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당시 국내에서 흔치 않은 ‘영어이름’을 도입해 실제 업무 성과를 이끌어낸 것으로 평가 받는다. 모임통장, 26주적금 등 히트 상품은 서로 다른 부서에 속한 직원들이 영어이름을 쓰며 격의 없이 토론하면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스는 ‘이름+님’ 호칭 제도를 사용하고 직원들은 직급 없이 매니저로 불린다.

은행권 출신 인터넷은행 재직자 A씨는 “인터넷은행으로 이직한 후 직급이 없다는 점이 좋았다”며 “영어 이름을 사용하다보니 회의를 할 때 나이, 직급과 관계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었으며 다양한 의견과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니 좋은 결과물도 나왔다”고 말했다.

첫술에 배 부를까…자회사 특성 맞는 개선 속도 필요

하지만 소통하는 조직을 만들려는 전통금융의 다양한 시도는 여러 시행착오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핀테크기업 재직자 B씨는 “기존 금융권이 직급을 줄이려는 시도를 하지만 여전히 직급이 존재하는 이상 핀테크나 인터넷은행처럼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A씨도 “영어이름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갑자기 팀장님한테 ‘피터, 이건 아닌 거 같아요’라고 할 수 있는 문화가 생기긴 어렵다”며 “자연스러운 문화로 만들려면 앞으로 많은 시간을 들여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많은 자회사를 거느린 금융지주사는 각 자회사 특성에 맞는 혁신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회사마다 조직의 보수적인 수준이 다른 만큼 제도 도입의 속도도 달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카드 자회사 관계자는 “아무리 자율 복장이 도입됐더라도 젊은 카드사 직원이 다소 캐주얼하게 입고 출근하면 지주 혹은 계열사 임직원들이 그걸 보고 ‘저 직원 어디 소속이냐’ 볼멘소리를 한다”며 “업권마다 변화 속도가 다를 수 있음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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