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B
    미세먼지
  • 경기
    B
    미세먼지
  • 인천
    B
    미세먼지
  • 광주
    B
    미세먼지
  • 대전
    B
    미세먼지
  • 대구
    B
    미세먼지
  • 울산
    B
    미세먼지
  • 부산
    B
    미세먼지
  • 강원
    B
    미세먼지
  • 충북
    B
    미세먼지
  • 충남
    B
    미세먼지
  • 전북
    B
    미세먼지
  • 전남
    B
    미세먼지
  • 경북
    B
    미세먼지
  • 경남
    B
    미세먼지
  • 제주
    B
    미세먼지
  • 세종
    B
    미세먼지
최종편집2022-05-27 19:30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김’ 포장에 플라스틱 안 쓰는 허선례 수미김 CEO
‘김’ 포장에 플라스틱 안 쓰는 허선례 수미김 CEO
  • 김동수 기자
  • 승인 2021.06.02 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원 15명 안팎의 작은 기업이지만 친환경 경영 의지 누구보다 강해
친환경 포장재와 맛을 고수하는 (주)수미김을 운영 중인 허선례 CEO
친환경 포장재와 맛을 고수하는 수미김을 운영 중인 허선례 CEO. <수미김>

[인사이트코리아=김동수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 경영의 화두로 떠오르자 국내 기업들도 앞다퉈 관련 경영 활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많은 기업이 환경오염에 관한 인식을 바로잡고 생산 과정에서 불필요한 포장재를 줄이는 것도 ESG 경영의 한 사례다. 기업의 지상 과제였던 ‘이윤 창출’을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유·무형의 가치를 공유하기 위함이다. 음료수 페트(PET)병에 라벨을 없애거나 떼기 쉬운 재질로 바꾸는 것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문제는 기업들이 친환경 포장재를 도입하기 위해 기존 설비를 변경하거나 신규 투자를 감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다수 제조업체가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 하지만 실질적인 도입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줄인 플라스틱 26톤 사업 초기 어려움 많아

이런 상황에서 막대한 투자와 인력을 동원할 수 있는 대기업이 아닌 한 작은 기업이 대표적인 포장재인 플라스틱 배출량을 줄이며 실질적인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어 주목된다. 제품 내외 포장지로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줄이고자 기계 설비를 바꾸고, 체내에 축적돼 질병을 유발하는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하기 위해 생산 집기마저 교체했다. 그렇게 줄인 플라스틱 양만 지난해 26톤에 이른다. 이렇게 막대한 양의 플라스틱을 줄여 환경에 기여하고 있는 기업은 어디일까. 허선례 CEO가 이끄는 수미김이 그 주인공이다.

수미김은 충북 괴산에 위치한 직원 수 15명 내외의 기업이다. 아이쿱 자연드림에 다양한 ‘김’ 제품을 생산·공급한다. 수미김이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한 가정의 주부이자 아이들의 엄마인 허선례 CEO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그는 사업 시작 단계부터 플라스틱 제거와 같은 친환경 전략을 회사 방침으로 삼고, 기존에 널리 사용되던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포장지를 대체할 수 있는 포장재를 찾아 나섰다. 허선례 CEO가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이려는 이유는 단순하다. 환경오염에 대한 불편한 마음, 다음 세대가 입게 될 피해때문이었다.

허선례 CEO는 “플라스틱이 전 지구적으로 환경 문제의 주범이 된 것을 보면서 마음이 늘 불편했다”며 “무엇보다 다음 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것 같아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수미김의 친환경 경영 방침을 도울 수 있는 포장지 업체나 기계 설비 업체가 당시에는 전무했다. 환경을 생각하는 선제적인 안목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기에는 애로사항이 많았다. 결국 허선례 CEO도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 포장지로 사업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2018년 ‘쓰레기 대란’과 함께 시작한 플라스틱 저감 노력

그렇지만 생산 과정에서 플라스틱을 줄이겠다는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러한 의지는 2018년 더 구체화 됐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쓰레기 대란’으로 그의 친환경 경영 전략이 한층 탄력을 받았다. 당시 중국은 해외 각국에서 들여오던 폐플라스틱 수입을 중단했다. 그동안 중국에 폐플라스틱을 수출하던 세계 각국은 자국의 플라스틱을 처리해줄 곳을 찾지 못했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의 중국 수출길이 막히자 국내 플라스틱 쓰레기는 갈 곳을 잃었고 전국이 쓰레기 분리수거에 몸살을 앓았다.

허선례 CEO는 “당시 쓰레기 대란이 발생하는 것을 보고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는 업체로서 어떻게든 사회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이에 아이쿱 자연드림의 플라스틱 100% 재활용 정책인 ‘줄이고, 대체하고, 사용한 만큼 재활용하기’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허선례 CEO는 고심 끝에 도시락 김에 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하기로 했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발생시키는 원천을 아예 차단하기로 한 셈이다. 우리가 보통 구입해 먹는 도시락 김이 어떻게 포장돼 있는지 떠올려 보면 해당 제품 하나에 다량의 플라스틱이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폴리프로필렌 포장재와 그 안 플라스틱 트레이에 김을 담다 보니 몇 장의 김을 먹기 위해 다량의 플라스틱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포장 방식은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업계의 전통적인 포장방식이었다.

허선례 CEO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품에서 제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김에 관한 여러 전문가와 설비 업체에 자문을 구했다”고 회상했다.

문제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하고 제품을 포장할 설비가 없었다는 점이다. 애초에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한 도시락 김 제품을 생산하지 않으니 설비 시설이 없는 게 당연했다. 주변의 우려 섞인 목소리도 허선례 CEO를 흔들었다. 수미김 역시 기업이라 이윤 창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한 채 김을 생산하기보다는 사업적인 판단을 하라는 조언이었다. 즉, 보통의 기업처럼 기존 설비로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이윤을 좇으라는 말이다.

이러한 사업 환경과 주변 만류에도 불구하고 2019년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하기 위해 관련 설비에만 약 1억8000만원을 쏟아 부었다. 그 결과,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김 제품 포장기 자동 라인을 마련하게 됐다. 그리고 지난해 10월을 마지막으로 수미김에서 플라스틱 트레이를 사용한 제품이 자취를 감추게 됐다.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대형 제조업체에게는 큰 투자 비용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2019년 약 29억5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한 수미김 입장에서는 효율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쉬운 길을 버리고 새로운 설비를 들여 플라스틱을 제거하는 것은 큰 모험이자 도전이었다. 이러한 허선례 CEO의 남다른 안목과 노력은 매출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해 8월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 주최한 ‘2020 자원순환 선도기업 및 성과 우수사업장 대상’ 공모에서 환경부 장관상을 받은 수미김이 친환경 노력으로 입소문을 타자 매출도 약 17% 상승했다.

충북 괴산에 위치한 수미김 전경.
충북 괴산에 위치한 수미김 전경. <수미김>

끝이 아닌 시작, 또 다른 친환경 포장재 찾기

허선례 CEO가 남들과 다른 점은 이런 성과에 안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달성한 소기의 성과로 현실에 만족할 만도 한데, 곧바로 새로운 친환경 포장재 설비 투자에 나섰다. 수미김은 지난해 추석 선물 세트 2종을 사탕수수 찌꺼기로 만든 무코팅 종이를 활용한 종이상자에 담았다. 상자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손잡이도 종이로 대체했다. 한발 더 나아가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을 사용한 외포장재도 종이박스로 변경하기로 했다.

허선례 CEO는 “지난해 외포장 박스 자동화 설비 도입을 위해 약 1억7000만원을 투자했다”며 “현재 수미김에서 생산하는 무트레이 제품은 4종이고 이 중 2개 제품의 외포장을 종이 재질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수미김의 방식을 일부 대기업에서도 도입해 생산한다는 소식을 설비업체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덧붙였다.

수미김의 친환경 경영 전략은 단순히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이는 것에 한정돼 있지 않다. 생산 단계에서 사소한 것으로 취급할 수 있는 생산 집기나 위생복 등도 2019년부터 플라스틱이 아닌 소재로 바꾸고 있다.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미세플라스틱이 제품에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허선례 CEO는 “플라스틱 쓰레기통을 스테인리스통으로, 비닐 테이프를 종이 테이프로, 그 외 집기류도 스테인리스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바꿨다”며 “위생복도 최대한 면 소재 제품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 조합원들이 유기농 제품을 찾는 이유는 화학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안전한 식품을 먹기 위한 것”이라며 “미세플라스틱도 화학물질이기 때문에 생산 현장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장뿐 아니라 맛도 친환경 전략 고수

상품에서 가장 중요한 ‘맛’에 있어서도 친환경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수미김의 정책 중 하나는 가장 좋은 원재료를 사용해 서민도 이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 조미김을 만들기 위해 염산 처리를 하지 않고 키운 김원초와 화학물질 없이 압착해 짠 기름, 미세플라스틱 없는 소금을 사용하고 있다.

허선례 CEO는 “올해도 김원초의 경우 100% 유기인증을 받은 원초만 수매했다”며 “기름도 화학정제하지 않고 압착한 기름을 고수하며 유기농 압착 올리브유로 구운 김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9년 8월부터 모든 조미김에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한 소금을 사용해 온 만큼 올해부터는 동해 깊은 바다 600m 이하 심층수에서 뽑아 공기 노출 없이 생산하고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한 깊은 바닷소금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허선례 CEO의 이러한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수미김의 김밥김 제품과 수작업으로 포장하는 김 제품 포장지를 종이 재질로 변경할 계획이다. 2019년부터 수미김이 자사의 친환경 정책을 포장재 업체와 공유하며 노력한 결과다.

허선례 CEO는 “수미김이 친환경 원재료뿐 아니라 포장지와 시설까지 친환경으로 바꿀 수 있었던 것은 신생기업이기에 접근이 쉬웠을 수도 있다”며 “협동기업으로서 아이쿱생협의 정책, 그리고 세이프넷이라는 생태계 안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가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기업도 이제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기업이 단순히 이윤을 추구하는 것뿐 아니라 공익적 목적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허선례 CEO는 “이제 기업이 돈만 벌겠다는 목적으로 사업을 하면 현명한 소비자들이 금방 알아차리게 돼 지속가능할 수 없다고 생각 한다”며 “기업도 사회의 일원으로 공익적 목적에 기여하면서 그 기업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보여 줄 때 새로운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