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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6-30 19:47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보험설계사 유사수신 행위는 ‘개인 일탈' 아닌 보험사 책임
보험설계사 유사수신 행위는 ‘개인 일탈' 아닌 보험사 책임
  • 한민철 기자
  • 승인 2021.05.07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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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고객에 보험사 양식 계약서·증권 교부했다면 보험사 손배 책임
보험 설계사의 고객을 기만한 ‘개인의 일탈’이라도, 보험사의 손해배상 책임이 주어질 수 있다. 뉴시스
보험 설계사 '개인 일탈'로 고객을 기만했어도 보험사의 손해배상 책임이 주어질 수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보험사 소속 설계사에게 사적인 투자 제안을 받고 투자금을 설계사 개인계좌로 송금했다가 나중에 사기로 밝혀졌을 경우 투자 과정에서 교부받은 계약서나 증권 등이 설계사가 소속된 회사 양식이며 이런 불법행위가 장기간 이뤄진 것이라면 보험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주어진다.     

A씨는 지난 2013년경 H생명보험사의 한 종합보험상품에 가입했다. 당시 이 보험상품의 납입구조는 가입자(A씨)가 미리 2억여원을 보험사에 예치해 운용케 하면서, 예치된 금원의 일부를 중도 인출해 매달 보험료로 납입하는 방식이었다. 

보험 가입 2년 뒤 A씨의 보험 관리 담당자가 B씨로 바뀌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원래 B씨는 A씨의 보험계약에 관한 설명과 보험료 납입시기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는 2016년 말 A씨에게 “기존 예치금을 전부 인출해 새로운 금융상품에 가입하면, 원금을 보장하고 운용수익만으로도 월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다”는 제안을 했다. 

A씨는 원금을 보장한다는 말에 이 제안을 수락했고, 기존 예치금 대부분을 인출해 B씨 명의의 계좌에 입금했다. 

B씨는 H생명보험 양식의 계약서와 보험증권 등을 A씨에게 제시했고, 당연히 A씨는 H생명보험사의 금융상품인 줄 알고 계약을 진행했다.

하지만 B씨의 제안은 모두 거짓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B씨는 해당 금융상품이 없음에도 A씨의 돈을 편취해 개인적으로 사용했고, H생명보험의 계약서와 보험증권 모두 위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A씨는 B씨의 거짓말이 밝혀지기 이전까지 추가 투자금이 필요하다는 말에 속아 수천만원을 더 입금했고, B씨로부터 피해를 입은 고객은 A씨뿐 아니라 여러 명이 있었다.  

H생명보험사는 A씨 등 B씨에게 사기 피해를 당한 고객들로부터 민원을 접수해, 그에 대해 불법수신행위 및 보험증권 위조 등 혐의로 내부조사를 마쳤다. 피해자들은 이후 B씨를 경찰에 고소했고, 그는 사기와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와 함께 A씨는 B씨가 편취해 돌려받지 못한 투자금 일부를 배상하라며 H생명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소속 보험설계사의 보험모집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험업법 제102조의 ‘모집종사자의 모집 관련 위법행위 시 보험계약자에게 발생한 손해를 보험회사가 배상하도록 한다’는 규정과 민법 756조의 사용자 배상책임 등에 따라 H생명보험사에도 일부 배상 책임이 있다는 것이었다. 

H생명보험사는 이에 반발했다. B씨의 행위는 보험모집에 해당하지도 않았고, 불법적 유사수신에 불과한 개인의 일탈이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A씨 역시 B씨의 행위가 사무집행 범위를 벗어난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만큼, A씨에게도 중대한 과실이 있어 자사의 손해배상 책임은 없다는 것이었다. 

법원, 보험사가 피해자 손배 금액 중 60% 지급하라 판결

최근 법원은 이 사건 판결을 내리며, H생명보험사가 A씨가 청구한 손해배상 금액 중 60%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B씨가 개인계좌로 A씨의 투자금을 받는 행위는 명백한 유사수신으로 불법이다. A씨 역시 평소 금융투자를 다수 해왔던 사람으로서 이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사건 재판부는 B씨가 A씨의 사기 계약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H생명보험 양식의 계약서와 보험증권을 교부했고, A씨에게 배당금을 지급할 때도 개인계좌가 아닌 '00자산운용’ 명의로 송금하는 등 A씨가 H생명보험사의 정상적 상품에 가입했다고 인식하기 충분했다고 판단했다. 

심지어 A씨가 기존에 H생명보험사에 가입했던 보험상품이 B씨가 권유한 사기 상품과 유사한 구조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A씨가 아무리 금융상품에 대해 익숙하더라도 이것이 사기임을 미리 알기 힘들고, 오히려 본래의 모집행위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는 사정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A씨를 포함한 고객들에 대한 B씨의 사기 행위가 무려 7년 넘게 이뤄졌고, 장기간의 불법행위에 대해 제때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개인계좌에 거액의 투자금을 송금하고, 가입 시 회사 측에 이에 대한 확인 절차를 충분히 거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못해 피해를 확대한 A씨의 책임도 있다고 지적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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