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이하영 기자] 서부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에서 서울 강남, 여의도 등 도심 연결안이 빠지자 지역 주민들의 항의가 거세지고 있다. 땅값, 집값 상승을 기대했던 주민들이 결과가 신통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와 한국교통연구원은 29일 유튜브를 통해 ‘제2차 대도시권 광역교통기본계획(2021~2040년) 및 제4차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2021~2025년) 수립연구’ 공청회를 진행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대도시권 광역교통계획에서 서부권 광역급행철도인 GTX-D 노선이 김포(장기)에서 부천종합운동장 구간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발표되며 나온 GTX-D 노선 예상안과 같았다.

불난 채팅창…김포 시민, 교통 복지 요구

GTX-D 노선이 발표되자 한국교통연구원 유튜브 채팅창은 불이 났다. 강남과 직결되는 노선이 없다며 다수 누리꾼이 강남을 거치는 노선을 주장했다. 김포골드라인은 김포공항에서 시작해 김포 양촌까지 가는 총 10개역을 갖춘 경전철이다. 열차는 2량, 수용인원 300명에 불과해 혼잡도가 250% 가량이다. 50만명 김포시민이 이용하는 유일한 전철이다. 

당초 김포 시민들은 GTX-D 노선이 김포 인근에 개통되면 서울과 출퇴근 시간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현재 GTX-D 노선안에 따르면 마지막역인 부천종합운동장역은 7호선으로 인근 중심 업무지구인 여의도의 5‧9호선과 연결성이 떨어진다. 또 다른 중심업무지구인 강남(2호선‧신분당선), 시청(1‧2호선) 등 중심업무 지구와도 바로 연결되지 않아 김포시 주민들은 GTX-B 노선의 지류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대광위 관계자는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은 정부의 국토종합기본계획, 국가기간교통망 계획,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등을 반영해서 수립한다”며 “광역철도는 앞서 발표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인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인구‧사업비 문제 있어…철도 건설 신중해야

대광위의 이번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은 교통 분야 최상위 장기 법정계획으로 20년 단위로 작성된다. 시행계획도 기본계획에 따라 수립된 5년 단위 광역교통시설의 확충 방안이다. 공청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인구가 줄어들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관리가 어려운 도로를 걷어내고 있는 데 국내 철도의 2배 상당인 1만km를 철거해야 했다는 것이다. 인구 감소로 대중교통 이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유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고승영 서울대학교 교수는 “GTX-D 노선이 김포에서 강남, 잠실까지 넘어가는 노선으로 구성하려면 어림잡아 10조원 이상 들어야 할 것으로 추산한다”며 “재원 마련도 문제고 충분히 경제성이 있는지도 검토해 사안을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계획에서 강조한 것은 대도시 권역 내 이동성 강화를 위한 통행시간 단축과 안전하고 편리한 대중교통체계 구축 등을 목표로 한 BTX(Bus Transit eXpress)와 S-BRT(첨단 간선급행버스) 확대 등이다.

현재 대도시권은 수도권과 부산‧울산권, 대구권, 광주권, 대전권 등 5개 권역으로 구성된다. 서울 동부와 서부에는 BTX, 세종·청주에는 광역 BRT가 추진된다. 청량리역과 서울역, 양재역, 부평역, 인천시청역 등 21곳에 새로 환승센터가 조성된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BTX와 S-BRT는 GTX-D 노선과 달리 교통망 구축에 예산과 시간이 적게 들어 확대 방안이 구체화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