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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1-12-09 19:42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이재용-삼바 혐의 집중분석①] 삼성바이오로직스 재무제표 공시, ‘누락’인가 ‘거짓’인가
[이재용-삼바 혐의 집중분석①] 삼성바이오로직스 재무제표 공시, ‘누락’인가 ‘거짓’인가
  • 한민철 기자
  • 승인 2021.04.22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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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합병 리스크 줄이려 2014 회계연도 재무제표 중요 사항 은폐”
회사측 “정보 누락일 뿐, 외감법 위반 처벌 조건인 ‘거짓’ 아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삼성그룹 불법합병 혐의 재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은 유무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검찰은 당시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이 되도록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 가치를 띄울 목적이 있었고, 이에 따라 시세조종 등을 위해 회사의 리스크를 의도적으로 은폐·가장하거나 허위로 재무제표를 작성하며, 중요 사항을 고의로 누락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사건과 관련해 금융당국에서 분식회계로 판단해 검찰 고발로 이어졌고, 특히 회사 관계자들이 검찰 수사에 대비해 관련 자료를 은폐했다는 이유로 기소돼 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해 ‘분식회계가 유죄로 인정됐다’고 여기는 사람이 상당하다. 하지만 그에 대한 결론은 재판에서 내려지지 않은 만큼 아직은 유죄로 단정하긴 이르다. <인사이트코리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부정 의혹에 관한 검찰 주장과 삼성이 그동안 반박해 온 내용을 심층취재해 시리즈로 싣는다. 진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다.    

이 사건 재판에서 검찰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이재용 부회장 승계에 도움이 되도록 합병비율을 제일모직에 유리하도록 인위적으로 조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 인위적 조작이라는 것은 제일모직 주가를 부양하는 반면 삼성물산 주가는 낮추는 것이다. 특히 당시 제일모직의 핵심 자회사였던 로직스의 기업 가치를 의도적으로 띄우기 위해 리스크를 은폐하고 부정한 회계처리를 범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로직스 관련 사안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뿐만 아니라 외부감사법(외감법)상 공시누락 및 회계분식 혐의까지 적용하고 있는 만큼, 이는 이 부회장에 대한 유무죄를 판가름 하는 핵심 쟁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이 부회장 등이 당시 로직스가 미국 바이오젠사와 합작해 설립한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제약 사항을 2014년 12월 제일모직 상장 시기까지 의도적으로 숨겨왔다고 밝혔다. 

로직스와 바이오젠은 2012년 2월 각각 85%와 15%의 지분율로 에피스를 설립했다. 그런데 두 회사 간 세부계약에는 바이오젠이 향후 로직스가 가진 에피스의 주식을 50%-1주까지 살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한다는 것과 주주총회 의결정족수를 52%로 하며, 이사회 동수 지명권, 신제품 개발동의권, 대표이사 선임동의권 등의 조건을 담고 있었다. 

특히 바이오젠은 에피스가 신주를 발행할 경우 우선으로 매수할 권리를 가지는 등, 에피스에 대한 지분율 차이만 있을 뿐 사실상 로직스와 동등한 위치에서 사업을 영위한다는 것이었다. 

향후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한다면 로직스와 바이오젠의 지분은 각각 50%+1주와 50%-1주로 바뀌게 된다. 다시 말해 바이오젠이 에피스의 지분을 50%까지 매입하면서, 로직스의 지분은 50%로 줄게 되고, 이렇게 되면 로직스가 에피스의 이사회를 장악하지 못하고 주총 단독 결의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었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검찰은 로직스가 이런 리스크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이 부회장 측이 은폐하기 위해 2014년까지 콜옵션의 존재를 포함한 합작계약 내용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어 2015년 4월 1일이 돼서야 로직스의 2014년 회계연도 재무제표 공시를 하는 과정에서 콜옵션 존재 사실을 밝혔는데, 그것도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에 대한 제한 사항이라고 할 수 있는 콜옵션의 행사가격과 만기 등의 세부조건과 합작계약의 구체적 내용 등을 의도적으로 누락한 채 부실하게 공시했다는 게 검찰 주장이다. 

이를 통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있어 제일모직의 기업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는 리스크를 숨길 수 있었다고 검찰은 주장하고 있다. 특히 로직스가 2014년 에피스에 대한 지분율을 91.2%까지 늘려 이 회사를 단독으로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것이다.

이후 제일모직-삼성물산의 합병법인이 로직스와 에피스의 지분을 각각 51.2%와 90.3% 보유한 최대 주주가 되며, 로직스를 통해 2020년도 예상 매출액이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을 얻을 수 있다는 합병 시너지를 내세워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비율을 맞출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보 누락일 뿐, ‘거짓으로’ 재무제표 작성 안 해”...외감법 처벌 어려워

로직스의 2014년 회계연도 재무제표 부실공시 쟁점은 ‘왜 콜옵션 존재 사실만 공시하는가’에서 비롯된다. 당시 나머지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에 연관된 사실을 공시하지 않았다면, 그것이 검찰주장대로 '거짓 재무제표' 작성에 해당하는 것인지에 대해선 논란이 많다. 

재무제표는 크게 3가지 부분으로 구성된다. 재무상태표는 회사의 재산 상황에 대한 회계 정보를 제공한다. 손익계산서는 회사의 손익 상황에 대한 회계정보를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주석은 앞선 재무와 손익 상황 등에 대해 중요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사항을 부연설명 하는 곳이다. 

여기서 '중요성'에 대해서는 회계 전문가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한국회계기준원 회계기준위원회에서는 기업의 재무정보에 근거한 정보이용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그 정보는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그 중요성에 대해 획일적인 계량 임계치를 정하거나 특정한 상황에서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를 미리 결정할 수 없고, 기업의 특유한 측면의 목적 적합성에 비춰봤을 때 중요성을 판단할 수 있을 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다시 말해 개별 기업 회계에서 중요성에 대한 판단은 1차적으로 회사에 자체적으로 맡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로직스는 2014년 회계연도 재무제표의 주석 부분에서 우발부채와 약정사항에 대해 ‘바이오젠은 당사(로직스)와의 주주 간 약정에 따라 종속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49.9%까지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며 콜옵션 존재 사실을 처음으로 공시했다. 

당시 로직스의 회계감사 법인 삼정회계 법인은 직전인 2014년 바이오젠이 로직스와의 콜옵션 계약 사실을 공시하자, 이에 관해 로직스와 상의를 거쳤고, 로직스도 바이오젠과 같은 수준으로 두 회사 간 상세한 약정 사항 중 콜옵션 보유 사실만을 공시한 것뿐이라는 입장이었다. 

특히 당시 로직스는 비상장 회사로 주주구성은 삼성전자, 제일모직, 삼성물산, 퀸 타일즈 등 4개사뿐이었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무려 97%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고, 개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로직스의 주식에 대한 거래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 주요 주주들은 당시 바이오젠의 콜옵션 이슈와 세부 사실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거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그렇다면 1차적으로 자사 회계의 중요성을 판단하게 되는 로직스 입장에서 콜옵션 보유 사실 외에, 더 중요해 반드시 주석에 공시해야만 한다고 여길 만한 사항이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주목해 볼 부분은 또 있다. 과연 콜옵션 존재 사실만을 공시한 것에 대해 형사처벌을 할 수 있냐는 것이다. 로직스의 2014 회계연도 재무제표 부실공시 관련 문제에 대해 검찰은 외감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는데, 이 법의 벌칙 조항인 39조에서는 ‘회사의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가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거짓으로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는 경우’에 대해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의 핵심은 바로 ‘거짓으로’라는 부분이다. 부실한 공시만으로는 처벌이 불가능하며, 내용에 거짓이 들어가 있는 경우만 처벌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재무제표에 기재된 내용 중 수치가 잘못돼 있거나, 주주가 아닌 회사를 주주 목록에 포함시켜놓거나, 합작사가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는데 콜옵션이 없다고 기재하거나 한다면 명백한 ‘거짓으로’의 조건이 성립돼 처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해 주석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이 ‘거짓으로’의 조건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대다수 회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검찰이 이런 것까지 범법 행위로 판단해 처벌한다면 기업의 자율권을 침해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로직스 역시 설령 검찰 주장대로 당시 바이오젠의 콜옵션 보유 사실만을 공시하고, 기타 콜옵션 행사가격과 만기, 주총의결 52% 요건 등의 사항을 공시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이것이 정보의 누락일 뿐 ‘거짓으로’ 작성된 내용은 한 가지도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 부분은 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로직스가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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