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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단독] 얼마나 허술했기에 대놓고 부실공사?…삼척화력발전소 ‘규격 미달’ 자재 사용 의혹
[단독] 얼마나 허술했기에 대놓고 부실공사?…삼척화력발전소 ‘규격 미달’ 자재 사용 의혹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1.04.08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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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계열사 삼척블루파워, 돌제 공사에 규격 미달 사석 사용 지적
산업부 “부실공사 입증되면 사업자 책임, 걷어내고 공사 다시 해야”
삼척블루파워 “맹방해변 침식 문제 관련 입장 곧 내놓을 것”
3월 26일 전망대에서 촬영한 맹방해변의 모습.
3월 26일 전망대에서 촬영한 맹방해변의 모습.<서창완>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포스코 계열사 삼척블루파워가 강원 삼척에 건설 중인 석탄화력발전소가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 맹방해변 침식 문제를 막겠다며 건설한 저감시설에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돼서다. 해당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침식저감시설을 걷어내고 재시공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관계기관에서는 사실상 입증 책임을 사업자인 삼척블루파워 측에 맡기겠다는 입장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7일 <인사이트코리아> 취재를 종합하면 삼척블루파워가 지난해 6월부터 본격 시행한 1단계 침식저감 공사에 규격에 맞지 않는 제체사석(제방 등의 본체에 쌓는 돌)이 사용됐다는 민원이 제기돼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기관이 조사에 나섰다. 삼척블루파워가 맹방해변 침식 방지를 위해 투자하겠다고 책정한 전체 금액이 1500억원인 만큼 해당 민원 내용이 인정될 경우 피해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침식저감시설은 지난 2019년 12월 석탄 하역을 위한 항만공사 추진 과정에서 저감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은 뒤 뒤늦게 공사에 착수한 시설이다. 지난해 10월 환경부가 삼척블루파워에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면서 1단계 침식저감시설 건설을 먼저 진행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관계기관들이 사실상 공사 재개를 준비하고 있던 상황(관련 기사 : [단독] 정부, 삼척화력발전 공사재개 논란…환경부는 뒷짐만 지고 있나)에 새로운 문제가 불거지면서 잡음이 계속되는 양상이다.

시방서 규격 맞지 않은 사석 무더기 사용 지적 “부실 공사, 다시 해야”

삼척블루파워가 작성한 '1단계 침식저감시설 검측완료 보고' 파일 주요자재[석재] 품질관리 부분에 기재된 제체사석 규격.
삼척블루파워가 작성한 ‘1단계 침식저감시설 검측완료 보고’ 문서의 주요자재[석재] 품질관리 부분에 기재된 제체사석 규격.<삼척블루파워>

삼척블루파워가 지난달 작성한 ‘1단계 침식저감시설 검측완료 보고’ 문서의 주요자재[석재] 품질관리 부분을 보면 침식저감시설에 사용되는 제체사석 규격은 0.015~0.03세제곱미터(㎥)다.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 등 공사 재개를 반대하는 측은 포스코가 석재 단계별 품질관리 과정에서 해당 기준에 맞지 않는 사석을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의 부피를 구하는 식을 사용하면 반지름(r)이 15cm일 때 부피가 0.01413㎥로 제체사석 최소 규격과 거의 흡사하다. 반대 주민 측은 이런 방식의 계산을 통해 제체사석 지름이 적어도 30~38cm는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육면체 부피식으로 따졌을 때는 25~31cm정도 규격에 해당된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반대 주민 측이 1단계 침식저감시설 현장을 방문한 결과 눈으로 봐도 해당 규격에 미달하는 사석이 발견됐다. 주민들은 당시 중앙돌제 공사 현장 점검에서 1m가량 땅을 판 뒤 줄자를 대고 점검한 결과 규격에 미달한 사석이 무더기로 발견된 만큼 해당 공사를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 맹방해변 돌제 건설 현장의 땅을 1미터가량 판 뒤 나온 땅의 모습.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 등 반대 주민들은 규격보다 작은 돌과 흙이 섞여 있어 부실 시공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홍진원>
지난달 29일 맹방해변 돌제 건설 현장의 땅을 1미터가량 판 뒤 나온 내부 모습.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 등 반대 주민들은 규격보다 작은 돌과 흙이 섞여 있어 부실 시공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홍진원>

현장 제체사석 규격 미달 문제를 제기한 성원기 강원대 전자정보통신공학부 명예교수는 “국책 사업을 하면서 규격에 맞지 않는 공사를 한다는 건 있을 수 없을 일”이라며 “공사 초기나 중간에 바로 잡혔어야 할 문제인데, 공무원들이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소홀히 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성 교수 설명에 따르면 돌제의 몸체를 이루는 돌인 제체사석은 밑으로 해수가 넘나들면서 해양환경을 보존하는 기능이 있다. 규격에 맞는 돌을 써야 한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성 교수는 “제방 외부에 쌓는 돌인 피복석은 현재 따지지도 않은 상태고 오직 사석 크기만 가지고 지적하고 있다”며 “규격을 무시한 데서 더 나아가 흙과 자갈을 되는대로 채워 넣고 매립을 해버렸다”고 주장했다.

성원기 강원대 전자정보통신공학부 명예교수가 구의 부피를 구하는 공식을 이용해 삼척블루파워의 제체사석 규격을 cm로 환산한 검산 과정.<성원기>
성원기 강원대 전자정보통신공학부 명예교수가 구의 부피를 구하는 공식을 이용해 삼척블루파워의 제체사석 규격을 cm로 환산한 검산 과정.<성원기>

산업통상자원부 설명에 따르면 삼척블루파워는 “시방서대로 시공했고, 해당 지점의 경우 위에 콘크리트를 깔기 위해 잡석들을 깔아놓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돌제의 아랫부분으로 파고 들어갈수록 규격에 맞는 사석이 나올 거라는 설명도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진원 강릉시민행동 위원장은 “침식저감시설 4곳 중 3곳을 파서 사석들을 확인해보자고 했는데, 2곳만 판 뒤에 사업자가 사라졌다”며 “밑으로 갈수록 더 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 등 주민들이 지난달 29일 방문해 1m 땅을 파본 곳은 위 조감도에서 중앙돌제에 해당하는 부분이다.<서창완>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 등 주민들이 지난달 29일 방문해 1m 땅을 파본 곳은 위 조감도에서 중앙돌제에 해당하는 부분이다.<서창완>

“주민설명회 열어 직접 설득” vs “부실 공사에 설득이 무슨 필요”

제체사석 규격 미달 문제는 관계부처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사안이다. 주민 민원이 들어온 만큼 삼척블루파워 측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인데, 규격이 틀렸다는 내용을 입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산업부는 이번에 제기된 문제가 동해지방해양수산청(동해수산청)이 수립하는 ‘연안정비사업실시 계획’에 포함된 만큼 동해수산청이 공사 재개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해당 실시 계획대로 침식저감시설이 만들어졌는지 여부가 공사 재개를 판단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며 “만약 부실 공사라면 시공사가 잘못한 일인 만큼 설치된 시설을 걷어내고 재공사하는 부분을 사업자가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해수산청에서는 설계도서에 나와 있는 해당 규격 문제에 대해 삼척블루파워에서 해결하도록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동해수산청 관계자는 “삼척블루파워에 주민 민원에 대해 조치한 뒤 보고해 달라는 취지의 문서를 보내놓았다”면서 “삼척블루파워에서 직접 주민설명회를 열어 사석 반출 과정과 규격에 맞지 않은 사석이 들어간 부분에 관해서 설명하고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설계도서대로 자재가 쓰이는 게 맞는지에 대한 조치 방법까지 블루파워에서 준비해야 한다”며 “원인 규명 등은 블루파워 측에서 할 부분이고, 다른 부분이 들어간 것에 대해 블루파워 측에서 설명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 또한 주민설명회를 통해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증하는 정부 기관이 없냐는 질문에는 “감리라는 제도가 있다”고 답변했다.

성 교수는 ‘부실시공’ 자체가 감리 기능이 마비됐다는 증거인데, 삼척블루파워에 다시 입증하라는 동해수산청 입장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감리가 부실해서 시공사가 은폐하고 있는 상황인데, 부실 여부를 판단해 줄 국가기관이 없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판단 직무를 유기하고 있는 동해수산청에 강력하게 항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삼척블루파워 관계자는 “맹방해변 침식과 관련해 종합적인 의견이 담긴 보도자료를 준비해 곧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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