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LG ‘배터리 전쟁’ 2라운드…엎치락뒤치락 ‘혼전’ 최후 승자는?
SK-LG ‘배터리 전쟁’ 2라운드…엎치락뒤치락 ‘혼전’ 최후 승자는?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1.04.02 18: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K, 배터리 특허권 소송 ‘승기’…ITC “SK, 특허 침해 없다” 예비결정
LG, 앞선 영업비밀 소송서 승소…배터리전 장기화 가능성도 거론
미국 ITC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배터리 분리막 등 특허침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이 관련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예비 결정(Initial Determination)을 내렸다.
미국 ITC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배터리 분리막 등 특허침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이 관련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예비 결정(Initial Determination)을 내렸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한 특허침해 소송에서 승기를 잡았다. 앞선 소송 결과인 ‘영업비밀 침해’ 사실이 뒤집히는 건 아니지만, 당장 미국 사업을 접겠다는 각오까지 내비치던 SK이노베이션으로서는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판결이 나오면서 두 회사의 배터리 전쟁이 영업비밀에서 특허권으로 무게추가 옮겨가는 모양새다.

불리했던 SK 측에 반박 카드가 쥐어지면서 배터리 전쟁은 2라운드에 돌입했다. SK로서는 이번 결과가 당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명분이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SK 측은 영업비밀 침해 소송 패소 판정 이후에도 명확한 침해 기술 등을 LG가 증명해야 합의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LG가 이겼나, SK가 이겼나…영업비밀·특허소송 뭐가 다르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2019년 9월 제기한 배터리 분리막 등 특허침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이 관련 특허를 침해하지 않거나 무효라는 예비결정을 내렸다.

업계에 따르면 LG 측이 제기한 특허는 분리막 관련 특허 3건과 양극재 관련 특허 1건 등 모두 4건이다. ITC는 특허별로 예비결정을 내렸는데, 분리막 코팅 관련 핵심 특허인 517 특허에 대해서는 유효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SK 측에서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분리막 관련 241, 152 특허와 양극재 관련 877 특허에 대해서는 각각 일부 또는 전부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번 소송 결과는 8월 2일에 나온다. 통상 특허 소송은 예비결정이 최종결정에서 유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SK로서는 고무적인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예비 결정을 통해 SK 배터리 기술의 독자성이 인정됐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은 2011년에도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에서 패소했는데, 동일한 미국 특허를 근거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경쟁사 견제를 위한 발목잡기식 과도한 소송”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이 승소했던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는 별개 사안이다. ITC는 지난 2월 10일(현지시각)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LG 승소 판결을 내렸는데, 이와는 엄연히 다르다고 설명한다. SK이노베이션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일까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폭스바겐과 포드를 제외하고 10년간 미국 내 배터리 생산·수입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번 특허침해 소송은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파생됐다. 2019년 4월 LG가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한 뒤 SK 측은 그해 9월 LG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며칠 후 LG가 다시 SK에 특허침해로 맞제소를 했고 이번에 예비결정이 나온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먼저 제기한 ITC 특허침해 소송은 아직 예비결정이 나오지 않았다. 이 소송에 대한 예비 판결은 7월 30일, 최종 판결은 11월 30일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영업비밀과 특허침해 소송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소송은 공개된 특허에 대한 침해와 유효성 여부에 관한 것으로 공개된 특허와 달리 독립되고 차별화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면서 비밀로 보호되는 영업비밀과는 전혀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LG 측은 “영업비밀은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로 보호대상이 넓고 비밀로 보호되는 한 독점권이 영구하다”며 “특허권의 보호대상은 기술적 사항에 한하며 20년 동안만 독점권을 행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허침해와 달리 영업비밀 침해는 비밀로 관리되던 핵심 정보를 절취해 사용한 매우 위중한 ‘범죄행위’로 민사뿐 아니라 형사소송을 통해 엄중한 처벌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조지아주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미국 조지아주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합의금 내느니 접는 게 낫다는 SK, 반전 마련될까

배터리 전쟁이 2라운드로 접어들면서 장기전 양상을 띄게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두고 두 회사 간 원하는 합의금 격차가 커 합의 테이블은 결렬된 지 오래다. 서로 책정한 합의금 규모가 LG 측은 3조원 이상, SK는 수천억원으로 사실상 서로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사업 철수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LG가 제시한 3조원 가량의 합의금은 사실상 미국 내에서 10년 동안 영업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벌기 힘든 수준이라서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생산능력이 120기가와트시(GWh)인데,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공장의 생산능력이 20GWh 정도다.

당장 국내 배터리 3사 중 지난해 유일하게 흑자를 거둔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 3883억원(리콜 충단금 제외)을 6분의 1로 나눠 단순계산했을 때 기대되는 10년 동안의 영업이익은 6471억원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을 이끌어내야 하는 SK이노베이션에서는 이번 판결이 일종의 명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기술이 없는 회사가 아니라는 점이 입증되는 효과를 얻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민사소송이 남아 있는 만큼 그쪽에서 다투게 하고, 친환경 사업이나 일자리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실익을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