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 글로벌 종합주류기업 일군다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 글로벌 종합주류기업 일군다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1.04.01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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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진로’ 쌍끌이 성공…‘K-소주’ 세계화로 주류 영토 확장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 하이트진로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 <하이트진로>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하이트진로는 2020년 맥주 부문과 소주 부문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매출 2조2563억원, 영업이익 1985억원을 기록하며 2011년 하이트맥주·진로 합병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다. 2019년 출시한 맥주 ‘테라’와 소주 ‘진로이즈백’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주류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박문덕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사장은 오너 3세 후계자로서 이 같은 성공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박 사장은 지난 5년간 부사장으로서 영업·마케팅 조직을 맡아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냈으며 지난해 12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사장은 영국 런던 메트로폴리탄대 경영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컨설팅기업 엔플렛폼(nPlatform)에서 경험을 쌓은 뒤 2012년 하이트진로에 경영관리실장(상무)으로 입사했다. 이후 경영전략본부장(전무)을 거쳐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경영관리와 마케팅·영업을 총괄했다. 박 사장이 하이트진로에 입사하면서부터 받아 든 과제는 ‘맥주사업 부진 해소’라는 당면과제와 ‘소주의 세계화’라는 중장기적 과제였다. 2011년 오비맥주에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빼앗겼기 때문에 가장 시급하게 공 을 들인 부문은 맥주사업이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가 사장 자리에 오른 것도 이때다. 김 대표는 박문덕 회장의 배제고 후배로 알려져 있으며 10년째 CEO를 맡고 있다. 그의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다. 전문경영인으로서 김 대표는 박 사장과 함께 시급한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호흡을 맞춰 나갔다. 김 대표가 전면에 나서 중심을 잡고 박 사장은 후방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당분간 하이트진로는 김 대표와 박 사장의 투톱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향후 박 사장 중심의 오너 경영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 사장이 본격적으로 전방에 나선 만큼 앞으로 행보가 주목된다.

테라·진로 국내 시장 안착에 기여

2019년은 하이트진로가 맥주와 소주 사업에서 대전환의 계기를 만든 해다. 그해 3월 출시한 ‘테라’는 기존 맥주 제품 ‘하이트’에서 거의 모든 것을 바꾸는 혁신을 단행했다. 테라의 제품 방향을 잡는 데만 약 5년이 걸렸고, 기획한 제품의 맛을 구현하는 데 2년이라는 시간을 더 투입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테라는 출시 초부터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한 달 만에 1억 병(330ml 기준)을 돌파해 최단기간 최고 판매를 기록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테라는 지난해 10월 누적판매 13억 병을 돌파했다.

테라, 진로 제품 이미지. <하이트진로>

초기 5개월 만에 2억 병을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판매 속도가 3배가량 빨라진 셈이다. 테라의 인기비결은 고품질과 차별화된 패키지에 있다. 테라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소비자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지금과 다른 제품이되, 메인 시장에서 ‘라거’와 정면 승부할 수 있는 제품으로 기획됐다. 호주 내에서도 청정 지역의 맥아만을 엄선해 사용했고, 발효 공정에서 자연 발생하는 리얼탄산만을 100% 담아 차별화했다.

패키지 역시 기존 갈색병에서 녹색병으로 바꿨다. 청정 콘셉트를 가장 잘 표현하는 ‘그린’을 브랜드 컬러로 결정하고 모든 패키지에 적용했다. 또한 브랜드 네임만 심플하게 강조한 BI를 개발해 라벨 디자인에 활용했다.

하이트진로는 초기 안정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영업력을 집중하고 소비자 접점에서의 마케팅 활동을 다양하게 펼쳤다. 유흥 시장에서 먼저 흥행한 후 가정 시장으로 확산되는 주류 업계의 특성을 고려해 전략적인 상권 공략을 진행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여의도와 강남 일대, 대학 상권 등 핵심 상권을 집중 공략하며 테라 흥행의 기반을 닦았다. 지금은 지방 상권 공략에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부문에서도 연타석 홈런을 쳤다. 과거 ‘진로’ 브랜드를 뉴트로 감성으로 재해석해 출시한 ‘진로이즈백’은 젊은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1970~80년대 블루 톤의 진로 라벨을 기반으로 과거 디자인을 복원하고 재해석해 출시한 ‘진로’는 출시 19개월 만에 누적판매 5억 병(360ml 병 기준)을 기록했다. 월평균 약 2600만 병을 판매한 수준이다.

최근 하이트진로의 소주 제품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지난 1월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전국 점포에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진로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공문을 배포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생산라인을 확대해 공급을 안정화했다.

진로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은 2030 젊은 세대를 공략한 다양한 브랜드 활동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뉴트로 콘셉트를 반영한 제품 디자인,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한 통합적인 광고캠페인, 다양한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 등으로 빠른 시간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2011년 하이트맥주·진로 법인 합병 이후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소주 ‘진로이즈백’과 맥주 ‘테라’의 인기가 뜨거웠던 결과다. 이에 힘입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24.9% 늘어난 1984억7856만원 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2조2563억2295만원이며, 당기순이익은 866억2849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하이트진로는 맥주사업 부문에서 405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하이트진로의 맥주사업 부문은 2014년 225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7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K-소주’ 세계화, ‘소주 한류’ 바람몰이

‘테라’와 ‘진로’의 성공적인 내수 시장 안착으로 순항 중인 하이트진로는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6년 하이트진로는 ‘글로벌 비전 2024’를 선포하고 글로벌 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2024년은 하이트진로가 설립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하이트진로는 중장기 전략인 ‘글로벌 비전 2024’를 통해 국내 주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해외 시장에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해 글로벌 종합주류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하이트진로는 80여개 국을 대상으로 90개가 넘는 브랜드(PB제품 포함)의 맥주·소주·막걸리 등을 수출하고 있다. 2024년 해외 매출액 5300억원이 목표다. 박 사장에게는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1위 탈환과 함께 하이트진로가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 전체 수출 규모는 1952억원으로 2019년 대비 약 3.7% 증가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환경 속에서 이뤄낸 성과라 의미가 더크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한류 붐이 일고 있는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K-소주’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젊은 국가’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MZ세대를 공략해 동남아시아 시장 성장세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국민 평균연령이 20·30대의 젊고 역동적인 시장인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소비자를 사로잡고자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집중한 결과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캄보디아 현지 거래처는 진로 랩핑을 한 롤스로이스 차량으로 거리 홍보활동을 한다.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의 캄보디아 현지 거래처는 진로 랩핑을 한 롤스로이스 차량으로 거리 홍보활동을 한다. <하이트진로>

소주 세계화를 선포한 2016년 이후 2020년까지 4년간 베트남과 캄보디아 내 소주 수출 부문에서 각각 26%, 43%의 연평균 성장을 기록하며 시장규모를 확대 중이다. 올해도 MZ세대를 공략할 마케팅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지난 1월 베트남 박닌(Bac Ninh)시 번화가에 ‘진로비비큐(JINRO BBQ) 2호점’을 열었다. 한류와 더불어 한국 소주 문화에 관심이 많은 푸느떤떠이(1990년대에 태어난 고소득 여성층)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진로비비큐는 현지 프랜차이즈 경험이 있는 업체가 담당하고 있으며, 진로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지점 확대도 검토 중이다.

캄보디아에서도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과 충성도가 높은 점에 주목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가정 채널 내 진로(JINRO) 전담 인력을 배치해 매장 제품 관리에 집중할 뿐 아니라, 캄보디아 현지 거래처에서 진로 제품 이미지로 랩핑한 롤스로이스 차량이 거리 홍보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많은 국가에서 과일리큐르 제품의 규모와 비중이 점점 커지는 등 과일리큐르가 주류 시장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하이트진로의 과일리큐르(청포도에이슬·자몽에이슬 등) 시리즈의 수출 비중이 매년 커지고 있으며, 제품에 대한 현지인의 높은 수용성이 소주 수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진로 출시 1주년을 맞아 지난해 6월부터 일본, 미국, 중국 등 7개국에 수출을 시작했다. 진로 출시 이후 수출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있었지만, 그동안은 국내 공급 안정에 집중해왔다. 앞으로는 수출 확대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소주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소주 세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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