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검찰당’ 출현하나
윤석열의 ‘검찰당’ 출현하나
  • 윤길주 발행인
  • 승인 2021.04.0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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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시계가 빨라지는 듯하다. 윤 전 총장의 언론 인터뷰, () 철학자 면담 등 최근 행보는 정치행위에 다름 아니다.

보수신문은 윤석열 대망론을 앞 다퉈 띄우고 있다. 논객들이 쓴 칼럼 제목에서 절절한 속내가 읽힌다. ‘윤석열의 정치적 소명의식(동아일보 310일자)’ ‘보수와 악연, 윤석열·안철수·오세훈이 희망되다(조선일보 311일자)’ ‘윤석열이 마주한 별의 순간(조선일보 312일자)’. 197912·12 군사쿠데타 직후 신문들이 반란 수괴(首魁) 전두환을 우상화하던 모습과 흡사하다.

칼럼에선 반문(反文) 정서를 자극한다. '폭정에 지친 이들의 윤석열을 환호하는 소리가 잠자던 그의 정치 본능을 깨웠을지 모른다.' ‘윤석열은 문 정부의 위선을 고발하는 상징이 됐다.'  이들은 윤 전 총장을 문재인 정권의 대척점에 세워놓고 정치에 뛰어들 것을 대놓고 종용하고 있다. 궁극적 목표는 윤 전 총장을 도구 삼아 진보세력을 몰아내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의 이른바 별의 순간은 올 것인가. 회의적 시각이 많다. 그동안 쌓아온 정치적 자산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대통령이 되려면 정치·경제·외교 등 다방면에서 축적된 경험이 필요한데 그는 평생을 검사로 살았다. 정치의 근본은 사람을 살리는 것이지만 검사는 잡아들이는데 익숙하다. 그가 내세우는 헌법·정의·법치 같은 단어는 과거 군사독재시절에 외치던 낡은 구호다. 민주주의가 뿌리내려 소통·공유가 최고의 가치인 시대에 생뚱맞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거품이란 분석이 많다. 야권에 유력한 대선주자가 없어 반사이익을 얻는 측면이 강하다. 홍준표·유승민·원희룡 등 누구든 유력 주자로 부상하는 순간 바람이 빠질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야권 주자들이 잠재적 경쟁자인 윤 전 총장이 보수 대표선수가 되는 걸 가만 놔두진 않을 것이다. 지금은 반() 문재인 전선에 동참하고 있지만 일시적 동맹관계일 뿐이다.

윤 전 총장은 정치를 하더라도 국민의힘 등 기존 정당에 몸을 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국정농단 사태를 일으킨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태(母胎). 윤 전 총장은 박근혜를 감옥에 보낸 주역이다. 그가 국민의힘에 들어가는 것은 자기부정이고 명분도 없다.

윤 전 총장은 검찰주의자로 기성 정치권을 환멸·불신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 그가 검찰의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정치를 한다면 새로운 길을 탐색할 가능성이 크다. 3지대에서 자신을 추종하는 세력을 모아 대선판을 새롭게 짜는 것이다.

정치권에는 검찰출신 전현직 국회의원이 많다. 엘리트 의식이 강한 이들은 여야를 떠나 대체로 검찰 기득권체제를 옹호한다. 검찰은 이들에게 향수이자 자부심의 원천이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이 유지되면 이들은 진영을 떠나 부나방처럼 한데 모일 수 있다. ‘검찰당이 출현할 수도 있는 것이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검찰 내에 윤석열 사단이 존재한다고 했다. 이들도 정치인 윤석열의 보이지 않는 우군이 될 수 있다.

윤 전 총장은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기치로 여기까지 왔다. 이것이 정의의 본질에 얼마나 부합했는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다. 정치를 하든, 안 하든 검찰총장 재임 때 공정·공평했는지는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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