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회장 재판, 검찰 ‘준비 미비’에 재판부 “애초 구속 말았어야”
최신원 회장 재판, 검찰 ‘준비 미비’에 재판부 “애초 구속 말았어야”
  • 한민철 기자
  • 승인 2021.03.30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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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검찰 공소사실 입증 계획 준비 안 해오자 지적
변호인 “기소된 지 24일 지나서야 증거기록 등사 허용”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지난 2월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호송차량으로 가고 있다. 뉴시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지난 2월 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호송차량으로 가고 있다.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2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 재판부가 입증 계획조차 준비하지 못한 검찰에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30일 최 회장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의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 측이 공소사실 입증 계획에 관한 PT(프레젠테이션) 등이 준비 돼있지 않다고 밝히자, 재판부는 “그것도 준비가 안 됐느냐”며 “재판부가 끌려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신속한 재판의 진행을 촉구했다.

보통 공판준비기일에는 검찰 측이 공소사실의 핵심내용과 향후 혐의 입증 계획을 밝히고, 이에 대한 변호인의 의견이 제시된다. 또 재판부가 양측의 입장을 토대로 향후 재판 일정을 확정하게 된다.

그런데 이날 재판에서는 검찰 측의 준비 미비와 함께, 최 회장 측 변호인들도 검찰의 증거기록 등사 허용이 늦었다며 증거인부나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준비해오지 못했다.

변호인들은 “(최신원 회장이) 기소된 지 24일이나 지난 어제가 돼서야 증거기록 등사가 허용됐다”며 “증거서류를 검토할 기회가 없어서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과 입증 계획 등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 측은 최 회장에 대한 수사기록이 3만8000쪽으로 책 70권 분량인 만큼 준비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에 PT는 다음 재판에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애초부터 구속만기 안에 재판을 못 끝낼 수 있다는 전제를 달고 시작할 수는 없다”며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해 놓고 재판부가 그 부담을 질 수는 없다. 이렇게 할 것이라면 애초에 구속으로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준비기일로 2~3개월을 보내는 것은 절대 안 된다”며 “4월 12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연 뒤 22일부터 매주 목요일 공판을 진행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는 만큼 최 회장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009년 4월경 골프장 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자신의 개인회사에 SK텔레시스 자금 155억원을 무담보로 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2년 9월에는 SK텔레시스 자금 164억원을 회계처리 없이 인출해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고, 10월에는 SK텔레시스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면서 자신이 유상증자 시 개인 자금으로 증자 대금을 납입한 것처럼 속여 275억원의 BW를 인수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최 회장이 허위급여 지급, 개인 유상증자 대금 납부, 부실 계열사 지원 등의 명목으로 SK네트웍스와 SKC, SK텔레시스 등 자신이 운영하는 6개 회사에서 횡령·배임한 금액이 223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어 2017년 12월경 신고규정 회피 등 탈법목적을 위해 직원 명의로 158회에 걸쳐 약 16억원을 차명으로 환전하고, 2016년 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17회에 걸쳐 신고 없이 외화 합계 약 9억원을 소지한 채 해외로 출국한 혐의도 최 회장에 대한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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