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 삼척화력발전 공사재개 논란…환경부는 뒷짐만 지고 있나
[단독] 정부, 삼척화력발전 공사재개 논란…환경부는 뒷짐만 지고 있나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1.03.28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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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火電(화전) 항만공사 중지명령 해제 추진 동향’ 문건 입수
‘3월중 산업부 공사중지명령 해제, 4월중 본격 공사재개‘ 전망
주민들 “이행 조치 3가지 중 하나는 미흡, 둘은 시행조차 안해” 반발
27일 맹방해변에서 촬영한 공사 포크레인. 토요일이라 침식저감시설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27일 맹방해변에서 촬영한 공사 포크레인. 토요일이라 침식저감시설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다.<서창완>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포스코 계열사인 삼척블루파워가 강원 삼척에 건설 중인 석탄화력발전소 공사가 오는 4월에 재개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기관은 공사 중단의 원인이 된 맹방해변 침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자의 저감 대책이 충분히 마련됐다는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10월 사업승인기관인 산업부는 환경영향평가 사후관리기관인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 요청에 따라 항만공사 중지 등을 명령했다. 환경시민단체와 지역 주민들은 당시 산업부가 내린 권고 조치가 아직까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며 강력 반발을 예고하고 있어 사업 재개 과정에 논란이 예상된다.

<인사이트코리아>가 입수한 ‘삼척火電(화전) 항만공사 중지명령 해제 추진 동향’ 문건에 따르면 산업부와 원주지방환경청, 강원도, 삼척시, 전문가 등이 참석한 관계기관·전문가 검토회의가 지난 19일 개최됐다. 동해지방수산청은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했다.

관계기관과 전문가들은 회의 결과 “침식저감시설 설치완료로 저감 기능이 발휘되고 있어 항만공사 재개 조건이 충족”되며 “해안 환경변화 모니터링을 통해 침식방지대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3월중 산업부가 공사 중지 명령을 해제”하고, “4월중 본격적으로 공사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공사재개 후에도 해안침식 실태 모니터링과 저감대책 이행여부를 지속 점검하는 등 사후관리를 실시”할 계획이다.

원주지방환경청 관계자는 “침식저감시설이 일부 기능은 발휘하는데, 저희가 공사재개 문제와 관련해 전문적인 기관은 아니기 때문에 관련 기관인 산업부나 전문가가 종합해서 판단하라는 의견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4월 5일 이후 공사 재개될 듯…건설 반대 주민들 강력 반발

삼척문화관광 홈페이지에 있는 맹방해변 과거 사진(왼쪽)과 지난 26일 촬영한 맹방해변(오른쪽)의 모습.
삼척문화관광 홈페이지에 있는 맹방해변 과거 사진(왼쪽)과 지난 26일 촬영한 맹방해변(오른쪽).<서창완>

산업부는 사실상 다음달 5일 이후 삼척석탄화력발전소 공사 재개 명령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달 1일 주민토론회에서 의견을 수렴하는 등 숙의 과정을 거친 뒤 건설을 재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사이트코리아>가 입수한 ‘맹방해변 침식 방지를 위한 주민토론회 개최 계획’ 문서를 보면 이날 토론회는 ‘맹방해변 침식과 관련해 전문가·지역주민 등의 의견수렴 및 논의를 통해 맹방해변 침식 방지를 위한 건설적인 방안 마련’을 위해 개최된다. 토론자로 찬성과 반대 주민 각각 1명과 전문가 3명이 나설 예정이다.

반대 주민들은 토론자로 참석하는 전문가 3명이 이미 찬성 쪽 인사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찬성 4, 반대 1의 토론회를 거쳐 주민 의견 수렴이라는 구색을 맞춘 뒤 공사 재개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산업부, 원주지방환경청, 동해지방해양수산청, 강원도 환동해본부, 삼척시청 등이 참관할 예정이다.

맹방해변 침식으로 인해 삼척시가 세워놓은 긴급복구 푯말을 지난 26일 촬영한 모습. 약 50m 가량의 구간에 걸쳐 이어져 있었다.<서창완>
맹방해변 침식으로 인해 삼척시가 세워놓은 긴급복구 푯말. 약 50m 가량의 구간에 걸쳐 이어져 있었다.<서창완>

삼척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강력 반발을 예고하고 있다. 맹방해변에 여전히 침식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인데도 환경부가 산업부에 재개 의견을 냈다는 사실에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29일 삼척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0일 원주지방환경청에 항의 방문할 계획이다.

건설 반대 주민들은 환경부의 이행조치 요구 사항을 사업자인 삼척블루파워 측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환경부가 삼척블루파워에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면서 이행하라고 했던 조치가 대부분 미이행됐다는 게 반대 의견의 골자다.

당초 삼척블루파워의 공사 중지는 환경부 사후환경영향조사 결과 2005년 모니터링 이후 지난해 9월 기준 맹방해변 면적이 최저 수준이고, 침식 경향이 확인됐다는 판단 아래 결정됐다. 저감시설인 돌제 4기를 조속 설치하고, 해당 대책이 마련되는 시점까지 방파제 공사를 중단하라는 명령이었다.

삼척시가 긴급복구 해놓은 구간을 위에서 찍은 모습.
삼척시가 긴급복구 해놓은 구간.<서창완>

이외에도 양빈(해안 침식 저감·방지 등을 위해 모래를 공급하는 것)된 준설토를 회수나 교체하라는 명령도 있었다. 준설토 적치장도 연말까지 원상 복구해야 하며 전문가 자문을 받아 양빈과 적치장 운영 계획을 수립할 것을 지시했다. 반대 주민들은 삼척블루파워가 3가지 이행 사항 중 침식저감시설 마련은 미흡했고, 나머지 2가지 지시사항은 아예 이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홍진원 강릉시민행동위원장은 “침식저감시설 주위로 모래가 조금 쌓이고는 있지만, 주변으로는 더 깊은 침식이 일어나고 있다”며 “오른쪽으로 더 침식이 되고 있는 점은 보여주지 않고 방파제 2~3m 사이만 보고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또한 홍 위원장은 “준설토 적치장의 경우 주민 반대로 삼척시가 허가해 주지 않아 못 옮긴다는 게 삼척블루파워 주장이고 양빈 역시 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침식저감시설이 완료되면 공사 재개를 환경청이 협의할 수 있게 돼 있는 조항을 악용했다”고 설명했다.

삼척블루파워, 저감시설 ‘미적미적’…반발 심하자 ‘부랴부랴’

삼척블루파워 측은 발전소 건설이 맹방해변 침식의 원인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척블루파워는 지난 25일 “맹방해변 침식문제는 10여년 전인 2010년 이전부터 침식이 있었는데 2018년 8월 착공한 발전소 때문에 침식이 발생했다며 환경단체가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냈다.

또한 삼척블루파워는 “1500억원을 투자해 맹방해변 침식 방지를 위한 국내 최초·최대 규모의 침식저감시설을 건설하고 있다”며 “종합적인 침식저감시설을 전 구간에 걸쳐 동시에 건설하는 것은 국내 최초로 맹방해변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강력한 방지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반대 주민들은 이미 연안침식관리구역으로 지정된 맹방해변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위한 하역장 공사를 하는 바람에 침식이 더 가속화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맹방해변은 지난 2015년 8월 경북 울진의 봉평해변, 전남 신안의 대광 해변과 함께 연안침식관리구역으로 지정받은 바 있는데, 이런 사정에도 제대로 된 저감대책 이행 없이 항만 사업을 진행했다는 지적이다.

포스코가 계획한 항만 및 침식 친수공사 조감도.
포스코가 계획한 항만 및 침식 친수공사 조감도.<서창완>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바에 따르면 삼척 맹방해변은 2010~2019년 7차례나 해안침식 D등급(심각·재해위험)을 받았다. 하지만 삼척블루파워는 지난해 6월에야 침식저감시설 설치를 시작했다. 심각한 해안침식 피해를 주민들이 인지하고 난 뒤였다.

삼척블루파워가 공사를 시작한 시점은 2018년 8월이다. 삼척블루파워는 석탄 하역을 위한 항만공사 추진 1년 남짓 만에 환경영향평가 협의에 따른 연안침식 저감사업을 진행하지 않아 원주지방환경청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라 원주지방환경청이 항만공사와 연안침식 저감사업을 동시에 시행하도록 한 환경영향평가 협의 이행 명령을 산업부에 요청해 그나마 지난해 6월부터 침식저감 공사를 실시했다. 이 공사가 지난해 국감장에서 재차 지적받으면서 최근 6개월의 공사중지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게 주민들의 생각이다.

하태성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 위원장은 “고파랑이 몰려오면 침식이 일어나는데 방파제 공사를 하면서 인공구조물을 계속해 세우니까 침식이 더 심해진 것”이라며 “삼척블루파워 측은 애초에 저감대책을 해놓지 않고 항만 공사를 진행해오다 침식 문제를 지적받고 나서야 저감시설 마련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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