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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5-27 19:30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단독] ‘권한없이 책임만’ 인천공항 송환대기실, 외국인 승객 난동 부려도 ‘속수무책’
[단독] ‘권한없이 책임만’ 인천공항 송환대기실, 외국인 승객 난동 부려도 ‘속수무책’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1.03.15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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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제2터미널 송환대기실 승객 난동 개요’ 사건보고서 단독 입수
중국 승객 기물파손에 자해위협 난동…‘하청업체’ 직원, 권한 없어 전전긍긍
‘업무 인력 공무직 전환’ 개정안 발의…“국가 공권력 엄격하게 작동해야”
김혜진 인천국제공항 송환대기실 팀장이 지난해 10월 22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국정감사 현장시찰을 나온 진선미 국회 국토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에게 현장설명을 하고 있다.
김혜진 인천국제공항 송환대기실 팀장이 지난해 10월 22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국정감사 현장시찰을 나온 진선미 국회 국토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에게 현장설명을 하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인천국제공항 송환대기실 관리 주체를 정부로 이관하는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가운데, 송환대기실 직원들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 외국인 승객 난동 사건이 여전히 발생하는데도 권한 없이 책임만 지는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서다. 최근에도 외국인 승객 난동 사건이 발생했지만, 관리 권한이 없는 직원들은 법무부와 항공사 등을 오가면서 사태 수습을 해야 했다. 3월 임시 국회에서는 해당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권한 없이 책임만 큰 송환대기실…벽 부숴도 손 쓸 방법 없어

<인사이트코리아>가 단독 입수한 ‘인천공항 제2터미널 송환대기실 승객 난동 개요’ 사건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 10일 중국 국적의 외국인이 기물을 파손하는 등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인 승객 2명은 지난달 19일 경북 경주 해상에서 발생한 전복 선박 거룡호 실종 사건과 관련해 입국했으나 코로나 관련 서류 미비로 송환대기실에 입실됐다. 72시간 이내 발급받은 서류여야 한다는 규칙에 부적합했다.

지난 5일 송환대기실로 이동한 중국인 승객은 입실 5일째인 9일 간이코로나 검사를 실시해 다음날 새벽 음성 결과를 받았다. 해당 간이 검사는 한국 입국이 아닌 중국 출국을 위한 검사였다. 서류 검사 미비로 본국에 돌아가야 하는 중국인 승객을 위해 인도적 차원에서 간이 검사를 시행했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중국은 입국 과정에서 코로나19 검사 서류가 반드시 필요하다.

중국 국적 승객 2명 가운데 남성 승객 1명이 해당 통보를 받자마자 고성과 난동을 부렸다. 폭력과 자해 위협이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 50분까지 5시간 50분 동안 이어졌다. 함께 입국한 여성 승객 1명은 5일째 식사를 거부하고 있었다. 남성 승객은 여성 승객에게 함께 자해소동이라도 하라고 소리를 치기 시작했다.

긴급 상황이 수시로 반복됐지만 송환대기실 직원들은 해당 승객에게 현재 일어난 일의 사정을 설명하고 진정을 유도하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하청업체가 관리하는 송환대기실은 코로나19로 42명 직원 가운데 순환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어 현재 최대 인력은 19명이다. 5시간 50분간 자리를 지킨 인원은 2명뿐이었다.

입국을 거부당한 승객을 가장 가까이서 만나는 송환대기실 직원들이지만,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법무부와 항공사 직원들에게 긴급지원을 요청하는 것뿐이었다. 기물과 벽체 가격으로 다쳐서 부어오른 승객의 손을 치료하기 위한 약품마저도 항공사로부터 제공받아 해결해야 했다. 승객 난동은 법무부, 항공사, 공항경찰대 인력이 투입된 뒤에야 잦아들었다. 중국인 승객은 12일 오전 출국길에 올랐다.

송환대기실 직원 A씨는 “친족의 실종에 대한 상심으로 식음을 전폐한 여승객에게 사비로 식사를 구매해주고 음료를 제공하면서 위로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권한과 역할이 없는 민간인 신분으로 대응을 하면서 가슴을 졸이는 상황이 언제까지 반복될지 두렵다”고 호소했다.

악몽의 그날 이후 법안 발의…개정안 국회 통과 시급

송환대기실 운영현황.
송환대기실 운영현황.<법무부>

송환대기실은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한 외국인 승객이 한국을 떠날 때까지 머무는 면세구역 내 공간이다. 인천공항뿐 아니라 전국 9개 공항·항만에 설치돼 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로 1만635명 승객에 그쳤지만, 2019년 한해 승객 7만1169명이 거쳐 가는 등 출입국 관리를 위한 중요한 업무를 맡고 있는 부서다. 하지만 이곳은 정부나 인천공항공사가 아닌 여러 항공사가 연합해 만든 항공사운영위원회(AOC)의 하청 인력업체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권한과 책임이 불분명한 송환대기실 운영 근거는 출입국관리법에 있다. 출입국관리법 제76조는 입국이 불허된 승객의 송환 의무는 물론 그 과정의 비용까지 ‘운수업자’가 지도록 정하고 있다.

하청업체 직원으로 분류된 송환대기실 직원들이 권한 없이 공적 의무를 떠맡는 사이 안타까운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2019년 9월 28일 난동을 부리던 말레이시아 남성이 사망한 이후 이들을 밤새 지키던 하청업체 직원 3명의 삶은 비극이 됐다. 말레이시아 남성은 이날 오후 4시 40분부터 8시 18분까지 난동을 부렸는데, 그를 진정시키기 위해 국정원과 경찰, 공항 여객서비스팀과 항공사 직원 등이 투입될 정도였다.

경찰 등은 말레이시아 남성의 난동 행위가 이날 오후 8시 30분 이후 소강사태에 들어서자 밤 9시께 공항 인근 환승호텔로 이동시켰다. 호텔에서 발생할 소란을 막기 위해 투입된 인원은 송환대기실 직원 3명 뿐이었다. 이들은 공항에서 목을 감고 자살까지 시도하는 등 자해와 난동을 이어가던 말레이시아 승객을 진정시키느라 진을 빼야했다. 직원들은 다음날 낮 12시에야 상황이 진정된 틈을 타 도시락으로 첫 끼니를 해결했다.

이후 오후 2시 44분께 말레이시아 승객의 호흡이 일정치 않은 걸 발견한 직원 한 명이 그 사실을 119에 신고했다. 말레이시아 승객은 이후 의료센터로 옮겨졌으나 이날 오후 4시 39분 숨을 거뒀다.

이후 직원들은 ‘감금 및 포박’ 등의 범죄 혐의로 피의자 신분이 돼 검찰의 사건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자동 잠금 기능이 있는 호텔 방문과 외국인의 자해를 막기 위해 잠시 그의 팔을 묶었던 시도가 이들을 감금치사 피의자로 만들었다. 불기소 처분을 요구하는 탄원서가 이어지고 있지만, 검찰은 1년 반 넘게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뉴시스>

송환대기실 직원들의 억울한 사연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소개됐다.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난동 승객 영상을 틀자 국감장이 술렁였다. 당시 박 의원이 “인도를 받아서 이 사람을 관리한 죄밖에 없는데, 사망한 책임을 이분들에게 묻고 있다는 것은 맞지 않는 얘기 아닙니까”라고 묻자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현재 국회에는 박 의원이 대표발의한 출입국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위원회 심사 과정을 거치고 있다. 개정안 발의 취지는 국가 공권력과 행정력이 엄격하게 작동해야 하는 송환대기실이 운영 주체가 불분명하고 불합리한 구조로 운영되고 있으니 이를 개선하자는 것이다. 공항 운영을 국가에 맡기고 업무 인력을 공무직으로 전환해 책임과 권한을 명확하게 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법안소위 회부까지 돼 있는 상황이다. 발의에 참여한 의원들은 법안이 3월 임시국회에는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박영순 의원은 “현재 송환대기실 관리인력과 공항 이용객의 안전강화를 위해 송환대기실 관리 주체를 정부(법무부가 비용‧책임 부담)로 하는 데 국토부와 법무부도 큰 틀에서 동의하고 있다”며 “송환대기실 관리인력의 고용안정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해 안전관리·응급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출입국관리법 개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법안 발의에 참여한 박주민 민주당 의원 역시 “국회와 법무부, 국토부가 함께 조율을 했고, 법무부가 송환대기실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정리가 돼 곧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법무부가 법안 통과 이전에라도 더 적극적으로 송환대기실 관리에 책임 있게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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