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인수전 2년…갈 길 바쁜 현대중공업 앞에 놓인 첩첩산중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2년…갈 길 바쁜 현대중공업 앞에 놓인 첩첩산중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1.03.05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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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이어 거제시도 ‘매각 반대’ 동참…기업결합심사 통과해도 해결 과제 남아 진통 예상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지난 3월 3일 경남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김경수 경남지사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반대 운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지난 3일 경남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김경수 경남지사가 대우조선해양 매각 반대 운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겠다고 밝힌 지 2년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기업결합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이하 노조)뿐만 아니라 조선소가 위치한 거제시까지 매각 반대를 주장하고 나서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하더라도 진통이 예상된다.

5일 현재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심사는 카자흐스탄·싱가포르·중국 등에서 통과했고 EU·일본·한국 등에서 진행 중이다. 한국조선해양과 산업은행은 올 상반기 내에 모든 심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인수합병 결정 과정에서 매각 주체인 대우조선해양 노동자들과 지역사회 등을 논의에서 제외한 것이 발목을 잡고 있다. ‘불공정 매각’ ‘재벌 기업 혜택’ 등 비판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투명하지 못했던 논의 과정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일 노조는 경남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김경수 지사에게 대우조선해양 매각 반대 운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변광용 거제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인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철회하고 원점 재검토를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변 시장은 “수년째 고용위기지역과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된 거제는 지난해부터 조선 물량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협력사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한 대량 해고가 현실화되고 하도급 업체들의 도산과 부도가 줄을 잇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와 거제시의회 등에 따르면, 매각 절차가 정체된 지난 2년 사이 코로나19 위기, 조선업 수주 절벽 등이 겹치면서 거제의 지역 경제가 매우 악화됐다. 4만여명에 달하던 조선업 종사자가 현재 1만8000명~2만명 정도로 절반 가까지 줄었다. 조선소 주변 상점과 원룸의 공실률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2년간 지역경제 더욱 악화...현대중공업 고용유지 약속도 믿을 수 없어

노조와 거제시는 한국조선해양이 조선소를 운영하더라도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매각 발표 당시 현대중공업그룹 측이 약속한 고용유지나 운영 계획 등은 단서 조항들이 있어서 믿을 수 없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고용유지를 약속했는데 경영 환경이 좋을 경우라는 단서를 달았다는 것이다. 만약 경영 환경이 악화되면 인력을 대폭 감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신상기 지회장은 <인사이트코리아>와 통화에서 매각 반대 이유에 대해 “노동자의 고용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또 다른 주된 이유는 매각 발표 당시 심지어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조차 그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나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매각 결정이었고 지금이라도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공개적인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지회장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한국조선해양이나 책임 있는 정부 기관과 매각 혹은 인수 이후 대책과 관련한 대화를 나눠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신 지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문제는 노동자와 거제시뿐만 아니라 경남 전체의 문제”라면서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정말 조선산업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국민들이 모두 참여해 토론하고 해답을 찾아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매각반대 TFT’ 조직을 구성하자고 제안한 전기풍 거제시의회 의원은 “지방세 수입이 줄어들고 있고 인구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을 독자기업으로 유지하면서 조선업이 아닌 다른 업종의 기업이 인수하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산업은행은 아직 인수·합병이 완료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의 고용문제나 거제시의 경제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노조는 지난 2년간 매각 반대 입장과 함께 해결 방안 논의를 요구해왔다는 입장이다.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사이 지역사회까지 매각 반대 운동에 동참하고 나서면서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풀어야 할 과제가 더 늘어난 셈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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