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중생 성폭력’ 세무공무원, 강등처분 취소 소송 중 납세자보호 업무
[단독] ‘여중생 성폭력’ 세무공무원, 강등처분 취소 소송 중 납세자보호 업무
  • 한민철 기자
  • 승인 2021.02.10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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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미만 청소년 강제추행 혐의 검찰 송치…성폭력 재범 방지 프로그램 이수 조건 기소유예
중앙징계위원회 ‘품위 유지 의무 위반’ 강등처분 결정하자 징계처분 취소 소송 제기
1심 법원 “피해자 상당한 정신적 충격 입어…‘성폭력 특례법’ 2조로 징계 감경 허용 안 돼”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를 범한 고위 세무공무원이 자신에 대한 강등 징계가 부당하다며 국세청과 범정공방을 벌이는 한편, 현재 납세자보호 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 범죄로 강등처분을 받은 세무공무원이 자신에 대한 징계가 부당하다며 국세청과 법정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현재 그가 납세자 보호 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 범죄로 강등처분을 받은 세무공무원이 자신의 징계에 대한 취소를 주장하며 국세청과 법적 분쟁을 벌이는 가운데, 이 세무공무원이 현재 납세자 보호 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급 세무주사보로 임용돼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한 K씨는 한 광역시 국세청에서 근무하던 지난 2018년 여름 근무지 인근에서 성 비위행위로 문제를 일으켰다. 당시 K씨는 밤 11시경 학원 교습을 마치고 귀가하던 여중생을 수백미터나 따라가 강제로 팔짱을 끼는가 하면 손을 잡고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의 말을 하며 성희롱을 저질렀다.

피해 여중생은 K씨를 피해 한 아파트 단지로 몸을 숨겼고, 그는 인근에서 여중생이 나오기를 기다리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K씨를 조사한 경찰은 죄질이 좋지 못하다고 판단해 그를 18세 미만 청소년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미투 운동’으로 성폭력 범죄에 대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었는데, 검찰은 K씨에게 성폭력 재범 방지 프로그램을 이수한다는 조건 등으로 기소유예 결정을 내렸다.

이후 중앙징계위원회는 K씨에 대해 국가공무원법 제63조 품위 유지 의무 위반 사유를 들어 강등처분을 결정했다. K씨는 이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곧바로 기각됐다. 이어 강등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는데 1심에서 패소 판결을 받았다.

K씨는 사건 당시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과거 우수 세무공무원으로서 수차례 표창을 받았거나 모범 공무원으로 선발된 사실들을 거론하며 강등처분에 대한 취소를 요구했지만 중앙징계위원회와 1심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거 공무원의 성 비위행위로 인한 징계처분에 있어 업무실적이 우수했거나 징계 전력이 없는 점, 징계로 인해 받을 수 있는 불이익 등을 고려해 수사기관으로부터 기소되지 않으면 징계 수위를 낮추는 경우가 있었다. 대법원 판례(2004두5546 등)에 따라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기는 것이 우선으로 돼 있어, 내부에서 더이상 일을 키우지 않고 조용히 마무리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개정된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제2조 1항에 따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성폭력, 미성년자 또는 장애인 대상 성폭력으로 인한 품위 유지 의무 위반의 경우 경과실이어도 해임 내지 강등의 징계를 하도록 규정이 강화됐다. K씨는 미성년자에 대한 성희롱 등 성폭력 범죄로 강등 이상의 징계를 받을 상황이었다. 

K씨가 제기한 징계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1심 재판부는 “K씨가 공무원으로 성실히 근무해 왔고, 모범 공무원 선발과 표창 수여, 이전에 징계처분을 받은 적이 없는 사정이 있더라도 강등처분은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며 “미성년자인 피해자는 K씨의 비위행위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입었고, 그의 비위행위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2조로 징계의 감경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재판부는 “K씨에 대한 강등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직기강의 확립과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 등 공공의 이익이 강등처분으로 인해 K씨가 입게 될 불이익과 비교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K씨는 1심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며 항소해 여전히 자신의 강등처분에 대한 취소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현재 지방 세무서에서 납세자 보호를 담당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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