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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9 18:38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서양화가 강인주‥.모정의 여울목 한국인의 마음
서양화가 강인주‥.모정의 여울목 한국인의 마음
  • 권동철 미술전문위원
  • 승인 2021.02.05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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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ounds-가족, 46×38㎝ oil on canvas, 2007
The Sounds-가족, 46×38㎝ oil on canvas, 2007

[권동철 미술전문위원] “먼지 끼고 떨어진 거미줄만 남기고 너는 어데로 갔느냐. 무서운 제비가 날개에 너의 집을 휘감고 사라졌느냐. 아 거미, 썩은 서까래와 변소 처마에 이슬을 매달았던 아름답던 날들은 다 어데로 가고 말았느냐, 거미야 길이 얼고 솔나무에 내린 눈이 얼음덩어리가 되었다. 하롱하롱 학다리로 줄을 타던 네가 대뜸 보고픈 날 기름 오른 피마주 알몸으로 너는 어데로 가고 없느냐…”<고형렬 시집-사진리 大雪, 詩 거미, 창작과비평사刊, 1993>

나뭇가지에 햇빛이 비치네. 수줍은 듯 연푸른 기운 맴돌고 눈 쌓인 폭포의 얼음덩이가 한 방울씩 스스로 물방울을 낙하하는 비움이 되어 낮은 곳으로 번진다. 생성과 소멸 그 천변만화의 곡륜(轂輪)에서 모든 만물이 만나는 찰나여!

 

The Sounds-강변, 46×38㎝, 2007
The Sounds-강변, 46×38㎝, 2007

◇그리운 날들의 해후

들녘과 나지막한 언덕, 바다, 강변, 초가집, 동네어귀 오래된 나무아래 숨바꼭질하는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 강인주(1941~)화백은 1950~70년대 한국적인 시골풍경을 소재로 향토성 짙은 작품들을 발표하고 있다.

그의 ‘The Sound’시리즈는 붓이 아닌 유화나이프(knife) 칼끝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화실에선 사각사각 캔버스 위에 수없이 반복하며 겹겹 쌓아올리는 나이프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면 부유하는 물안개가 자리를 내어준 수면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괜스레 분주하게 산허리를 휘감아 돌던 양떼구름이 형형색색의 곡선을 데려와 세월의 자취로 안내한다.

아기를 업고 또 한 아이의 손을 잡고, 한 손엔 꽁치꾸러미를 들고 오일장에서 돌아오는 엄마의 바쁜 걸음이 금방이라도 곁에서 ‘나’를 부르는 듯 한 미감을 불러일으킨다.

 

The Sounds-모정, 46×38㎝ oil on canvas, 2006
The Sounds-모정, 46×38㎝ oil on canvas, 2006

동시대인의 유년기록이기도 하지만 산업도시화 이전의 농경문화에서의 대가족의 규범과 사랑, 이웃과 함께 공동체 삶을 살았던 기억의 자국들을 되살린다. 디지털미디어의 고도문명이라는 오늘날 시간을 초월한 동시성(同時性)의 감회를 불러일으키며 마주하게 한다.

그러하기에, 곳곳을 꿰맨 누런 무명옷 입은 누이가 업은 동생의 맨살등짝에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강변빨래터 풍경은 단숨에 관람자의 자의식을 건드리는 직관(直觀)을 가동시킨다. 잊어버린 유년의 먼먼 기억의 원류를 상기시키고 일순 ‘나의 이야기’로 빨려 들어가 아름답고 그리운 날들의 시간과 해후하게 한다. 바로 그것이 강인주 회화의 힘이기도 하다.

 

The Sounds-가족, 46×38㎝, 2007
The Sounds-가족, 46×38㎝, 2007

강인주(KANG IN JOO, 강인주 작가, 1948~)화백은 “경남사천 시골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남강줄기의 물이 무척 맑아 세수도 하고 국수도 삶아 물에 씻어서 이웃들과 함께 먹으면서 어울렸다.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사 등 대대로 내려오던 민속적인 동네축제들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욱 생생하게 떠오른다. 인심이 훈훈하던 다사로운 심상(心像)의 소리를 표현해내고자 한다.”

 

권동철 미술전문위원
권동철 미술전문위원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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