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탈원전 반대’ 이병령 박사 “김종인 北 원전 ‘이적행위’ 발언은 참 틀린 얘기”
[인터뷰] ‘탈원전 반대’ 이병령 박사 “김종인 北 원전 ‘이적행위’ 발언은 참 틀린 얘기”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1.02.03 1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종인 박사님 신중한 분인데, 누구한테 무슨 말씀 들었는지 모르겠다”
“‘북한 원전 건설’은 미국 허락 없이 이뤄질 확률 전혀 없어”
“정치권과 언론서 논란 펼치는 것, 완전히 무의미한 일”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이병령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
이병령 카이스트 원자력공학 박사.<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한국형 원자로 개발책임자였던 이병령 카이스트 원자력공학 박사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북한 지역 원전건설 추진 방안' 문건을 두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적행위'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그건 참 틀린 얘기"라고 말했다. 현재 정치권과 언론에서 '북한 원전 건설'로 논란을 펼치는 것도 "완전히 무의미한 일"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병령 박사는 3일 <인사이트코리아>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런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북한 지역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일은 '통일의 시작'이라는 확고한 입장을 보였다.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에 원전을 건설하면 북한 산업이 우리에게 종속될 수 있다는 게 이병령 박사가 주창하는 '북한 원전 건설' 추진의 핵심 내용이다. 이 박사는 또 '북한 원전 건설'은 미국 허락 없이 이뤄질 확률이 전혀 없다면서 '북한 원전 건설 결정'은 곧 비핵화라고 덧붙였다.

이 박사는 현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으로 2018년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인사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는 대북한 원전지원팀장과 원전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반대해 왔다.

-최근 산업부의 '북한 원전 건설 추진' 문건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

"너무나도 명쾌하게 답변드릴 수 있다. 지금 한국에서 청와대가 아니라 청와대 할아버지라도 미국 동의 없이 원전을 북한에 지어줄 수 있나. 지금 김정은 사치품 하나도 북한에 수출하지 못하는 엄격한 규제 아래서 절대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만약 미국의 동의를 받았다고 한다면 비핵화가 확실히 전제됐다고 볼 수 있다. 이 말이 맞다면 산업부 국장이나 과장이 무슨 짓을 하든 대수겠나."

-국민의힘 등 보수세력의 '이적행위' 주장이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인가

"이적행위 표현이 과하다 그렇지 않다를 떠나 미국의 동의가 없는 상황에서 북한에 원전을 짓는 게 완전히 불가능한 일이고, 그게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라면, 실무 공무원들이 혹여 더 강하게 무슨 짓을 했다고 해서 정치권이나 언론이 떠들 이야기인가 싶다. 산업부 공무원들이 그런 문건을 작성했을 때 북한에 원전이 들어설 확률이 0.0001%라도 있어야 그걸 비난하거나 이적행위라고 얘기할 수 있는 문제 아니겠나. 그렇기 때문에 현재 나오는 논란은 완전히 무의미 하다. 가능성이 있어야 무슨 얘기를 할 것 아닌가. 평소에 존경해 마지않던 김종인 박사님이 신중한 분인데, 말도 함부로 안하시는 분인데, 누구한테 무슨 말씀을 들었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북한에 원전을 건설해 주는 일은 우리나라에게 정말 좋은 일이다. 나는 이 정부하고 아무 상관없는 사람인데, 그건 참 틀린 얘기다."

-북한에 원전을 건설하자는 생각은 지금도 갖고 있는가.

"북한에 원전을 세우는 건 우리에게 큰 이익이다. 원전이 첨단 기술이고 규모가 크기 때문인데, 일단 북한에 발전소가 세워지면 유지관리를 해야 한다. 수만 개 부품과 장치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유지·보수를 하려면 설계 수준의 기술이 있어야 하고, 그건 원전을 공급한 사람들만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원전이라는 건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복잡하고 큰 설비가 서로 연결돼서 돌아간다는 의미다. 어느 한 군데 부품과 장치가 고장 나서 수리하게 되면 떨어져 있는 부품과 장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괜찮은 결과가 나와야 한다. 조금만 고장이 나더라도 수리하려면 설계 수준의 기술이 필요한 이유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전력 생산량이 우리의 4%쯤인데, 그나마도 전압과 주파수가 들쭉날쭉 한다. 전기의 질이 나쁘다는 거다. 이는 수출품으로서 판매하는 제품의 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기가 부족한데, 그마저 산업용으로 쓰기 어렵다는 의미다. 한국이 북한에 원전을 건설하면 깨끗한 품질의 전력이 들어오고 북한은 산업화를 하게 된다. 우리가 지은 원전에서 나오는 전력으로 산업화를 이룬 북한에서 원전이 고장났다고 생각해 보자. 우리가 조금이라도 성의 없게 한다면 (북한에) 핵무기보다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핵무기는 자신도 죽을 각오를 하고 써야 하기 때문에 쓰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경우 (북한 입장에서) 도발은 고사하고, 상스러운 말로 욕도 못 할 거다."

-원전 건설 한 기당 4~5조원 가까운 돈이 든다고 알려져 있는데.

"북한에 원전을 2기 짓는다고 가정하면 8조가 든다. 사람들 말로는 북한의 부존자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받으면 물론 좋다. 하지만 한푼도 못 받는다고 해보자. 그럴 경우라도 우리가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면 북한이 꼼짝 못 하는 상황이 된다. 이는 단순한 전기 부족 수준이 아니라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결론적으로 북한에 한국형 원전을 짓는 건 통일의 시작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