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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1-12-09 17:3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단독] ‘북한 원전 수출’, 친원전 학자·보수세력이 2018년 먼저 주장했다
[단독] ‘북한 원전 수출’, 친원전 학자·보수세력이 2018년 먼저 주장했다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1.02.03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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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반대’ 학자, 보수언론 등 원전 수출 외치며 "북한에도 건설"
문재인 정부가 하면 '이적행위', 보수세력이 하면 '수출'인가

 

원전수출 국민행동 추진본부가 2018년 3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원전수출 국민행동'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원전수출 국민행동 추진본부가 2018년 3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원전수출 국민행동'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정부 ‘탈원전’ 정책을 지속 비판해 온 친원자력 대표 학자들이 ‘북한 원전 건설도 수출’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최근 문제가 된 산업통상자원부 ‘북한 지역 원전건설 추진 방안’ 문건 작성보다 앞선 시점에 이러한 내용을 대외적으로 발표했다. 이들 주장과 산업부 문건이 나온 시점·내용이 유사해 연관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부가 1일 내놓은 해명자료를 보면 국민의힘이 ‘이적행위’의 근거로 내세운 ‘북한 지역 원전건설 추진 방안’ 문건은 북한 비핵화를 상정한 산업부 내부검토 자료로 확인됐다. 2018년 4월 27일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 경협이 활성화할 경우를 대비해 관련 공무원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한 자료라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산업부 검토 자료는 “북한에 한국형 원전을 짓자”는 주장이 나온 ‘원전수출 국민행동(원국행)’ 활동과 비슷한 시기에 작성됐다. 원국행은 2018년 3월 20일 해당 주장을 최초로 제기했는데, 1차 남북정상회담을 한 달 남짓 앞둔 시점이었다.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서는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수단으로 ‘북한에 한국형 원전을 수출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제안자는 이병령 카이스트 원자력공학 박사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으로 추천한 인사다. 한국형 원자로 개발책임자였던 이병령 박사는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대북한 원전지원팀장, 원전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병령 박사는 당시 출범식에서 “우리의 원전 기술은 최대 현안인 북한 비핵화에도 절묘한 대안”이라며 “북한이 정상국가로 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국행 본부장을 맡은 황일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역시 “개인적 의견으로 북한의 비핵화가 충분히 확인된다면 한국이 개발한 경수로가 (남북관계 개선의)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장에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김병기 원자력국민연대 공동의장(당시 한수원 노조위원장) 등 ‘친원전’ 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보수언론과 정치인, '북한 원전 수출' 주장

실제 원국행은 원전 수출을 독려하기 위해 원전 관련 기관·학계·언론계 등이 모여 결성한 시민단체 형태로 출범했다. 정부 탈원전 정책에 반발하는 친원전파 인사들이 모인 단체로 재생에너지로의 정책 전환 과정에서 원전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펴왔다. 1차 남북정상회담 직전인 4월 21일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원전수출 국민통합대회’까지 개최했다.

1차 남북 정상회담 이후인 2018년 5월 중앙일보에는 ‘북한의 심장을 한국형 원전이 뛰게 할 때 진짜 평화 온다’는 제목의 칼럼까지 실렸다. 현재 국민의힘 의원들이나 보수언론이 원전 건설 추진 자체를 놓고 문제 삼는 기준에 따른다면 이들도 ‘이적행위’를 한 셈이다.

에너지 관련 단체의 한 연구원은 “최근 야당과 보수언론의 ‘이적행위’ 지적을 보고 있으면 어이가 없고, 우습기만 할 뿐”이라며 “지금 이적행위라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당시 북한에 원전을 수출하자는 주장이 나왔던 단체에 대부분 속해 있다”고 밝혔다.

당시 분위기를 보면 ‘북한 원전 수출’ 주장은 대부분 ‘탈원전 반대’를 외치는 학자나 보수언론에서 출발했다. 이런 이유로 산업부가 ‘친원전’ 대표 학자들이 환영할 만한 문건을 작성한 배경에는 부처 내 만만치 않은 ‘탈원전’ 반대 기류가 작용했을 거라는 말이 나온다.

산업부가 내부 검토 자료로 작성한 북한 지역 원전 건설 추진 3가지 안.
산업부가 내부 검토 자료로 작성한 북한 지역 원전 건설 추진 3가지 안.<산업부>

실제 산업부 문건에서 검토한 추진 방안 3가지 중 세 번째 안인 신한울 3·4호기 건설 후 북한으로 송전한다는 계획은 문재인 정부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방법에 따르면 탈원전을 위해 건설을 중단시킨 원전을 다시 지어 북에 송전해야 하는데다 사용후핵연료 처리 장소 역시 국내가 된다.

이를 의식한 듯 산업부 역시 해당 안에 대해 “에너지전환 정책의 수정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며 송전망 구축, 울진지역 다수호기 문제(10기) 해소가 필요하다”는 점을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과 배치되는 아이디어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했다고 볼 수 있는 내용이다.

익명을 요구한 원전 전문가는 “산업부 내부에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공무원들이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죽하면 원전 정책은 대통령 빼고는 바뀐 게 없다는 소리까지 나온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북한에 원전을 수출하자는 안은 핵공학자들 진영에서 꾸준히 주장해 온 사안”이라며 “선거가 가까워져서인지 이적행위라고 주장하는데, 금방 들통날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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