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외환 전문 네오뱅크 '센트비' 최성욱 대표
국내 최초 외환 전문 네오뱅크 '센트비' 최성욱 대표
  • 이필재 인물스토리텔러
  • 승인 2021.02.0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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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평정하는 핀테크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
최성욱 센트비 대표. 센트비
최성욱 센트비 대표. <센트비>

해외송금 서비스 플랫폼인 ㈜센트비는 국내 최초의 외환 전문 네오뱅크를 지향한다. 2016년 해외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누적 송금액이 지난해 말 1조원을 돌파했다. 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태국 등 50개국에 송금할 수 있다. 해외 파트너는 40여 사, 누적 송금 건수는 총 120만 건, 고객이 절감한 누적 수수료는 총 512억원에 이른다.

센트비를 이용하면 휴대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해외송금을 할 수 있다. 이 혁신적인 서비스의 송금 수수료는 은행을 이용할 때보다 최대 90% 절감된다. 은행 지점도, 거래 계좌도 없는 동남아 비도시 지역 거주자의 경우 전당포 등 대체 금융기관을 통해 송금 받을 수 있다.

송금 수수료는 100만원을 보낼 때 은행 대비 4분의 1 수준인 1만5000원이다. 서비스 이용자의 만족도도 높다. 최성욱 센트비 대표는 “이용자 만족도는 재사용률로 측정할 수 있는데 석 달 기준 65%”라고 말했다.

“송금 대상국별로 차이는 있지만 꽤 높은 수준이죠. 지난해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거래규모가 두 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들, 자국 전당포서 송금 받는다

2019년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 체류 외국인 규모를 기준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국적별 센트비 가입 비율을 보면 필리핀·인도네시아 근로자는 각각 네 명 중 한 명꼴, 태국·파키스탄은 세 명 중 한 명 꼴로 센트비 서비스에 가입했다.

센트비는 2015년 9월 설립됐다. 구성원은 55명이다. 지난해엔 센트비즈(해외 결제·송금 솔루션)와 센다(판매 대금 정산 API 서비스)라는 B2B 서비스를 출시했다. 개인 해외 송금 서비스는 국내에서의 해외송금만 할 수 있었는데 지난해 해외에서 해외로의 송금 서비스도 시작했다. 현재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에서 이용 가능하고 다른 나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의 한 필리핀 근로자는 센트비 설립 직후 찾아와 “신의 은총을 빈다(God bless you!)”고 외쳤다. 필리핀의 아내가 집 앞 전당포에서 자신이 국내에서 송금한 돈을 찾게 됐기 때문이다. 가족이 필리핀의 한 섬에 살았던 이 고객은 당시 20대 중반이었고 4년째 국내에서 일했는데 센트비 앱 이용 전엔 은행 지점이 있는 도시에 사는 형에게 송금을 해야 했다. 그럼 그의 아내가 배를 타고 가 형을 만나 돈을 찾아왔다.

“지금도 지역 농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집에 송금을 하려면 집단으로 휴가 내 봉고 타고 은행 지점을 찾는 것이 현실입니다. 송금 앱을 이용하면 그럴 필요가 없죠.”

센트비는 싱가포르와 홍콩에 현지법인을 뒀다. 2019년 국내에서 유일하게 싱가포르 송금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김해와 안산엔 센트비 CS센터가 있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사랑방 구실을 한다. 여기서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금융 교육을 실시한다.

스타트업으로서 센트비의 강점은 혁신에 강하다는 것이다. 새 기술이 나오면 비즈니스에 바로 적용한다. 핵심 역량은 외환관리로, 글로벌 거래를 위해 싱가포르 등 해외 거점에 자체 네트워크를 두고 있다. 제조업으로 치면 물류 거점 같은 곳이다. 설립 후 지금까지 총 150억원을 투자 받았다.

센트비는 해외 송금 실적 기준 탑 5에 속한다. 센트비는 “(돈이) 보내졌다”는 뜻이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온 최 대표는 한국자금중개 외환관리사 출신이다. 외환전문역 1종 자격증이 있는 그는 센트비를 전문 영역인 외환관리로 특화했다.

“외환 변동성 탓에 중소기업들이 실물 거래와 대금 정산 시점 간 시차로 인한 잠재적 손실 문제에 제대로 대처를 못합니다. 어쩌다 환율 변동으로 운 좋으면 벌기도 하지만 큰돈을 잃기도 하죠.”

중소기업과 국내 외국인에 도움 주는 금융 서비스

B2C 시장과 마찬가지로 기업 입장에서는 센트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유리하다. B2B 해외송금은 현물 거래가 이뤄질 때 외화 포지션을 0으로 만들어 주는 센트비의 자동 환 헤지 시스템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고객 기업으로서는 환 변동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우리가 구축한 시스템으로 수출입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대처 못하는 외환 변동성 문제를 해결해 기업들이 현물 거래와 원화에만 신경 쓰면 되는 무역 시대를 열 겁니다.”

그는 중소기업들은 자칫 외환 관리에 실패하면 흑자도산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리 기업이지만 중소기업과 국내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금융 서비스를 통해 좋은 세상에 이바지하는 변화를 만들어 내고 싶습니다.”

해외 송금은 어플로 신청하면 20초 안에 인증 받아 할 수 있다. 송금 자체는 5분이면 할 수 있지만 송금하는 나라 은행이 근무 시간이 아니면 다음 날 찾아야 한다. 최 대표는 “그래도 2~3일 걸리는 은행을 이용할 때보다 훨씬 처리가 빠르다”고 귀띔했다.

센트비는 창업 후 긴 규제의 터널을 통과했다. 우선 창업초 금융위원회 등이 한국을 대표할 산업이라고 지원할 때 기획재정부가 불법 서비스라며 문제를 제기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관계 법령 미비로 조사할 가치가 없다며 입건을 유예했다. 소액 해외송금 핀테크 업체가 법상 금융회사로 분류돼 벤처 캐피털의 직접 투자가 봉쇄되기도 했다.

“법령 정비에 6개월 걸렸는데 스타트업으로서는 반년이면 몇 년 같은 세월입니다. 가상화폐를 이용하는 송금은 외국환거래법 개정에 따라 만들어진 새 라이선스를 취득하느라 6개월 간 서비스를 중단해야 했죠. 시행 유예기간을 뒀다면 중단 없이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었을 겁니다.”

산업의 변화를 당국이 따라잡지 못했고 그나마 주무 부처 간 손발이 안 맞아 서비스 지체가 생긴 셈이다. “그 후 소액 해외송금 서비스 쪽은 규제가 많이 풀렸습니다. 지금은 규제로 인한 불편은 거의 없어요.” 우리나라 핀테크 산업은 경쟁력이 있을까? “전통 금융산업계만 본다면 한국은 갈라파고스예요. 종사자들의 역량이야 우수하죠. 정말 뛰어난 사람들은 그래서 해외 기업으로 옮기기도 해요.”

그는 국내 금융사들이 예대마진에 안주하지 않고 정말 글로벌 경쟁을 하겠다면 핀테크 업체들과 전방위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오뱅크는 니치 시장 고객을 대상으로 하거나 금융사의 특정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비즈니스라 전통 금융과 협업을 해야 합니다.”

“기업들의 외환 문제 해결사 되겠다”

최 대표는 창업 7년차 CEO다. 그는 “비즈니스에선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문제는 계속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새로운 기능의 서비스를 개발하다 보면 퀄리티나 성과가 잘 안 나오는 경우가 많죠. 그럼 빨리 해결하고, 기존의 방법으로 잘 안 되면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야죠.”

최근 한양대에서 한 특강 때도 너무 고민만 하지 말고 일단 실행에 옮기라고 강조했다.

“미국 포춘지가 아시아 지역의 성공한 사업가 40명에 대해 정리한 기사를 보면 절대다수인 35명이 과거 종사한 어느 일도 2년 이상 해본 적이 없습니다. 저도 그동안 서로 관련 없는일을 해왔는데, 창업할 때 이 경험들이 무지개를 이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경영 컨설턴트를 거쳐 외환 브로커로 일했고 창업 전 공간 브랜딩 기업 얼반테이너 본부장으로 있었다. 3년 만에 회사 네 곳을 겪었다. 창업 전 새벽에 일을 하다 쇼핑몰 CEO로 있던 친구와 모바일 메신저로 대화를 하게 됐다.

“새벽에 일하느라 힘들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자 친구는 “지금 일이 재미있고 행복하다”고 답했다. 충격이었다. 지금 하는 일을 멈춰야겠다는 생각에 그는 다음날 사표를 던졌다. 그는 “과거엔 모두에게 창업을 권했지만 이제는 창업을 할 만한 사람에게만 권한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호기심이 많고 문제를 해결할 때 희열을 느끼는 사람들이죠. 막상 창업을 하면 여기저기서 총을 쏴대는 거 같고 악마 같은 사람들도 만나게 돼요. 핀테크 산업만 하더라도 규제 산업이라 문제적 상황이 많습니다. 문제 자체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게 핀테크 산업의 매력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창업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즐거워야 해요.” 그는 핀테크 업체 CEO로서 자신은 숫자를 좋아하고 계수에도 밝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센트비는 회식을 거의 하지 않는다. 구성원들은 개인의 성장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그는 “서로에게서 배우고 함께 좋은 서비스를 만들려 똘똘 뭉치는 게 회사 다니는 즐거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금융 서비스의 비효율성을 줄이는 한편 기업들의 외환 문제 해결사가 되려 합니다. 장차 대표 핀테크 회사로 성장해 아시아에서 주목 받는 한국의 핀테크 기업으로 우뚝 서는 게 목표예요. 비대면 서비스라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작았지만 실물 경제 쪽의 코로나19 불황이 장기화하면 장담할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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