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해상 ‘수익자 바꿔치기’ 설계사, 유가족 2차 가해...회사는 제재 않고 ‘모르쇠’
[단독] 현대해상 ‘수익자 바꿔치기’ 설계사, 유가족 2차 가해...회사는 제재 않고 ‘모르쇠’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1.01.28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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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에 ‘회사 지시’라 거짓말 하고 인감증명·위임장 요구
현대해상 “사건 진상 밝히기 전까지 설계사 제재 불가능”
서울 광화문 현대해상화재보험 본사.<박지훈> 
서울 광화문 현대해상화재보험 본사.<박지훈>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보험수익자를 바꿔치기 해준 현대해상 설계사가 피해 유가족을 찾아가 본사 지시라며 ‘원상복구’를 약속하고 위임장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본사는 이 같은 지시를 내린 적 없다면서도 문제의 설계사에 대한 제재를 하지 않아 2차 피해를 방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는 지난 21일 <현대해상, ‘뇌사 상태’ 보험계약자 동의 없이 수익자 바꿔치기 해줬다> 제하의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기사에 나오는 현대해상 설계자 전 아무개 씨는 지난 1월 20일 유가족을 찾아가 “본사에서 수익자 변경을 바로 잡으라고 했다”며 “인감증명과 위임장을 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전 아무개 설계사는 보험계약자이자 피보험자인 남 아무개(60·여성) 씨가 뇌출혈로 인한 뇌사판정을 받은 이후 남씨의 동거인 이 아무개 씨의 요청에 따라 해당 보험 수익자를 남씨의 친동생에서 이씨로 바꿔줬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남씨 유가족이 현대해상에 민원을 제기하자 설계사는 유가족을 찾아가 “수익자를 본래대로 되돌려놓으라는 본사 지시가 있었다”며 수익자 지위 회복을 위한 행정처리 차원에서 인감증명과 위임장을 달라고 했다. 당시 유가족 대표는 설계사를 신뢰하기 어려워 거부했고 현대해상 본사 문의를 통해 “그런 사실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문제는 수익자 변경이 불법적으로 이뤄졌고, 설계사가 유가족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음에도 현대해상은 해당 설계사를 업무에서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수익자 변경은 계약자가 영업점 방문으로 본인 신분을 증명하고 진행하거나 위임한 대리인을 통해 변경 신청 후 계약자의 전자서명을 거쳐 진행할 수 있으나 계약자인 남씨는 당시 뇌사상태였다.

현대해상은 “이씨가 수익자 변경 서류를 제출할 당시 남씨의 법률상 배우자였고 제출 서류도 잘 갖춰 절차상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수익자 변경이 이뤄진 과정에 대해서는 면밀하게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취재진이 설계사를 업무배제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수익자 변경과 관련해 설계사의 과실이 명확하게 입증되기까지 회사가 해당 설계사에 대한 계약 해촉 등 제재를 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남씨 유가족은 “만약 설계사 말을 듣고 인감증명과 위임장을 내줬다면 또 다시 어떤 황당한 일을 겪었을지 알 수 없는 것”이라며 “설계사가 유가족에게 피해를 주고 재차 찾아와 거짓말을 했는데도 제재하지 않는 현대해상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수익자 변경 과정 ‘의혹 투성’

남씨 유가족은 설계사가 실수로 이씨의 수익자 변경을 도운 게 아니라고 보고 있다. 설계사는 계약자 남씨와 기존 수익자 남씨 친동생과 20여년 동안 알고 지냈으며, 이씨와는 10년간 교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이씨가 수익자 변경을 신청할 당시 남씨의 상태를 알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 또 남씨 친동생에게는 수익자 변경과 관련된 공지를 일체 하지 않았다.

이씨가 설계사를 통해 제출한 혼인증명서 서류도 최근이 아니라 훨씬 이전에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계약자인 남씨의 조카는 “이씨가 과거 우리 가족을 찾아와 혼인신고에 동의해달라고 요구해 우리는 들어주려 했지만 당시 고모가 동의하지 않았다”며 “뇌사상태 직후 혼인신고는 명백히 재산상속을 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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