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조연들이 대충 했다면 아카데미상 받았겠나
영화 '기생충' 조연들이 대충 했다면 아카데미상 받았겠나
  • 최환규 전문위원 겸 한국워라밸연구소 소장
  • 승인 2021.01.0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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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에서 주연 아니라도 열심히 하다 보면 결국 인정 받아

새해가 되면 회사나 조직원 모두 한 해 계획을 세우기 바쁘다. 회사는 회사대로,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전년도와 비교하면서 다양한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달성할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목표를 수립하는 사람 중에는 업무 관련 목표를 우선시하는 사람도 있고, 자기계발 혹은 결혼과 같은 개인 목표를 우선시 하는 사람도 있다. 한해 목표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2021년 신축년을 의미가 있고, 건설적인 한 해로 만들고 싶다는 공통점이 있다.

시간을 조금 거슬러 2020년 12월 31일로 돌아가면 어떨까? 2020년이 자신의 인생에서 최고의 해였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연초에 세웠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자책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은 해마다 반복될 수 있다.

연말에 달성한 목표들을 보면서 뿌듯해 하는 사람은 그 다음 해에도 그런 기분을 느낄 가능성이 크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자신에게 실망하고 ‘내년에는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한 해를 만들겠다’라고 결심하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비슷한 후회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시중에는 사람들의 목표 달성을 돕기 위한 다양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목표를 체계적으로 설정하고,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기법들이 실려 있는 여러 유형의 책이나 다이어리와 같은 제품들을 쉽게 구할 수 있다.

또한 목표와 관련이 있는 다양한 휴대전화 앱들이 개발되면서 손쉽게 목표를 관리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보조수단을 동원해 아무리 목표를 세련되게 설정하더라도 목표 달성은 본인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가 높은 사람은 목표설정 기법을 모르더라도, 목표를 효과적으로 적을 수 있는 보조수단이 없더라도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시간과 노력의 선택과 집중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진다.

직장인에게 목표만큼 중요한 것이 미래 계획이다. 지금과 같이 평생직장 개념이 희박해진 시대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 크다. 직장인들은 직장에 대한 불안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자신만의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많은 고민을 한다. 직장인 중에는 아래의 우화처럼 다양한 업무 분야와 관련된 지식을 갖추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Generalist’와 특정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는 ‘Specialist’ 사이에서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모두가 주연인 드라마는 없다

거위가 목초지에서 풀밭을 파헤치다가 근처에서 풀을 먹고 있던 말에게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위협적인 말투로 말에게 말했다.

“내가 너보다 더 고귀하고 완벽한 동물이야. 왜냐하면 네 신체기능은 오로지 한 가지 영역에만 국한되어 있기 때문이지. 하지만 나는 너처럼 땅 위를 걸어 다닐 수도 있지만, 날개가 있어서 하늘을 날 수도 있어. 게다가 마음만 먹으면 연못이나 호수에서 놀면서 차가운 물로 기분전환을 할 수도 있지. 나는 새와 물고기, 네발짐승이 가진 능력을 다 갖추고 있다고.”

말은 코웃음을 치며 대꾸했다. “네가 세 가지 영역을 오갈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중 어디에서도 뛰어난 존재가 아니야. 너의 비행은 너무나 둔하고 어색해서 종달새나 제비의 수준에 도저히 미치지 못해, 너는 물 위에서 수영을 할 수 있지만, 물고기처럼 물 속에서 살 수는 없어. 물 속에서 먹을 것을 구할 수도 없고 유연하게 파도를 탈 수도 없지. 게다가 네가 땅 위에서 넓은 발과 긴 목을 쭉 뻗은 채 뒤뚱거릴 때는 동물들의 웃음거리가 되지.”

말은 또 이렇게 덧붙였다. “나는 내가 오직 지상에서만 움직일 수 있도록 생겨먹었다는 사실을 인정해. 하지만 나를 봐. 내 움직임은 너무나 우아하고 내 몸은 매끈하게 잘 빠졌지. 내 힘은 또 얼마나 강하고 달릴 때는 또 얼마나 빠른지! 나는 거위처럼 여러 곳에서 미미한 존재가 될 바에는 한곳에서 존경을 받는 동물이 되겠어!”

회사에는 다양한 업무가 있다. 스타트업은 적은 수의 사람으로 회사에서 발생하는 모든 업무를 처리해야 하므로 한 사람이 경리, 회계나 급여 등 여러 분야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거위와 같이 다양한 분야에서의 업무 지식이 필요하다. 이 기업이 성장하면서 규모가 커지면 경리와 회계 업무가 분리되고, 급여 담당자도 별도로 채용해야 하는 등 말처럼 특정 분야의 업무에만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기업의 속성이나 성장 단계에 따라 주어지는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

모든 조직원의 역할은 회사의 경영에 영향을 미친다. 물론 개개인의 역할이 경영에 미치는 영향의 가중치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가중치가 가장 큰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경영성과로 이어지려면 모든 조직원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기생충’의 다양한 캐릭터. 뉴시스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기생충’의 다양한 캐릭터. <뉴시스>

담당자가 고객 불만 처리의 중요성을 간과해 고객의 불매 운동으로 이어지면서 경영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 사례처럼 조직원이 업무에 집중하지 않아 실수라도 하게 되면 회사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조직원은 자신의 업무가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면서 업무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기보다는 ‘내 능력을 무시하고 이런 하찮은 일을 시키다니’와 같은 말로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면서 인사권자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 조직의 분위기를 해치는 사람이 조직마다 있다. 대기업의 기획부서에 근무하는 대리급 사원인 A가 과장 B에게 자신도 기획과 관련한 보고서를 작성할 기회를 달라고 말했고, B는 흔쾌히 A에게 업무를 주었다.

B는 상당한 시간이 흘러 보고서 마감 시한이 다 되었음에도 A로부터 보고서를 받지 못하자 A에게 보고서 마무리 여부를 확인하니 A는 자신의 능력 부족을 인정하고 B에게 보고서 작성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 사례에서 A의 의도는 자신도 혼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욕심으로 능력 이상의 업무를 맡게 되면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모든 조직원이 주인공이 될 수 없다. 등장인물 모두가 주연인 드라마는 없다. 아마도 그런 드라마가 있다면 그 드라마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의 경우 감초와 같은 역할이나 악역을 맡아 열연하는 조연들이 있다. 조연들의 헌신이 드라마의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고,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해 시청자들이 그 드라마에 열광하는 것이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기생충’이 대표적인 사례다. 만약 기생충에 출연한 조연들이 ‘난 주인공이 아니니 그냥 대충하자’라고 생각하고 연기를 했다면 지금과 같은 그런 영광은 얻지를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조직원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때 빛이 날 수 있다.

조직과 조직원은 한 몸이다. 조직에 몸담은 사람 중에는 자신의 조직을 향해 엄청난 비난을 퍼붓는 사람도 있다. 마치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파렴치범인 것처럼 경영자부터 말단 직원에 이르기까지 비난의 화살을 퍼붓는다. 이 말은 듣는 사람은 겉으로는 표현하지 못하지만 속으로 ‘그러는 넌 그동안 뭘 했는데?’ 혹은 ‘넌 다른 회사 소속이야?’라는 질문을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몸담은 조직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날리면 그 화살은 자신을 향한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능력발휘에 집중하라

지금의 회사를 선택한 사람은 자신이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것은 ‘책임감’이다. 조직에 대한 만족도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만족도가 처음보다 높아진 사람도 있고, 그 반대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원인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필요한데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경영자의 도덕성 혹은 경영철학’, 두 번째는 ‘상사와 동료와의 관계’ 그리고 세 번째는 ‘자신’이다. 경영자의 문제로 인해 회사의 명예가 실추되면서 조직원이 대신 부끄러움을 느껴야 하는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나 자신의 문제는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첫 번째 문제가 아니라면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 때문이라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런 문제의 해결 방법은 능력 발휘뿐이다. 말이나 행동이 형편없는 상사나 동료라도 능력 있는 사람에게는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경영진의 문제가 심해 회사가 침몰할 것 같으면 그 배에서 빨리 뛰어내려야 살 수 있다. 이럴 때도 능력이 있어야 다른 회사로 이직하면서 난파선에서 탈출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능력을 향상하고, 능력을 발휘하기 위한 절대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시작은 능력 향상이다.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업무 경험이 필요하다. 작은 업무라도 열심히 노력해 성공을 맛보면 자신감과 성취감을 맛볼 수 있고, 더 큰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도 늘어나면서 경험 업무의 수도 늘어나는 것이다. 특히 남들이 꺼리는 업무를 통해 맛보는 성취감은 더 크다. 인내하면서 주어진 업무에 충실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확산이 아닌 집중을 선택해야 한다. 쇼핑할 때를 생각하자. 집을 나설 때는 특정한 상품을 사겠다고 결심하고 나서지만, 막상 눈앞에 놓인 다양한 상품을 보는 순간 처음 했던 결심이 흔들리면서 다른 것들을 구매하게 되고, 돌아오는 길에 후회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갈대와 같은 행동을 피해야 한다. 갈대는 처음 나올 때는 길고 곧은 줄기를 뻗지만, 시간이 지나면 마치 모든 힘을 잃은 것처럼 여러 개의 조밀한 마디가 생겨난다. 처음의 힘찬 기운과 활력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갈대와 같은 선택을 하게 되면 관심이나 에너지의 분산이 일어나면서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

능력이 부족하면 이직도 쉽지 않다. 경력 직원을 뽑는 회사에서는 즉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회사에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리저리 부서를 옮긴 사람의 이력서에는 다양한 종류의 업무가 기록되어 있지만, 다른 사람과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는 경력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 회사도 시간이 지나면 잘못된 채용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고, 그 사람은 주요 업무에서 배제당하는 비극을 경험하게 된다.

능력은 수행 가능한 업무의 영역을 넓혀준다. 전문분야에서 경력을 쌓다 보면 리더의 역할을 하게 된다. 생산 분야의 전문가라면 원가관리를 위해 회계 분야의 지식을, 생산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법률 관련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법률 지식 등 관련 분야에 대한 지식을 익혀야 한다. 이렇게 업무에 충실하게 시간을 보내면 자신이 원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영역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관련 분야의 지식을 습득해 갈 수 있다.

현재의 힘든 업무는 미래를 위한 성장통이다. 직장인은 ‘즐겁게 일하면서 승진에 도움이 되고 연봉도 높은 업무’를 희망하지만 이런 업무는 꿈에서나 만날 수 있는 것으로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뜬구름을 잡으려는 헛된 시도는 포기하고 동료들이 꺼리는 힘들고 어려운 업무에 지원하자. 당장은 힘들고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런 과정에서 보내는 힘든 시간이 자신의 능력을 한층 높여 미래의 발판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2021년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능력을 회사와 동료를 위해 마음껏 발휘하자. 아마도 몸과 마음 모두 따뜻한 신축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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