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New Leaders] 패션유통업계 ‘돌풍’ 조만호 무신사 대표
[2021 New Leaders] 패션유통업계 ‘돌풍’ 조만호 무신사 대표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1.01.05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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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세대 ‘패션 놀이터’, 이젠 ‘국민 드레스룸’ 됐다
조만호 무신사 대표.<무신사>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패션 이커머스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무신사(MUSINSA)’의 돌풍이 무섭다. 2018년 1073억원이던 매출이 2019년 2197억원으로, 영업이익은 257억원에서 493억원으로 각각 2배 가까이 뛰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한 2020년에도 거래 규모가 목표치인 1조5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기세를 이어갔다.

무신사는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2020년 상반기에만 입점 브랜드 수 5000개, 회원 수 660만명으로 2019년말 대비 각각 1300개, 110만명 늘렸다. 국내 온라인에서 가장 최적화된 편집숍이라는 이미지가 비대면 바람 속에서 통한 결과다. 이처럼 매년 고속 성장을 멈추지 않는 무신사를 이끌고 있는 주인공은 바로 조만호 대표다.

신발 커뮤니티에서 유니콘으로 껑충

무신사는 조만호 대표가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01년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무신사)’이라는 이름으로 만든 PC통신 커뮤니티였다. 당시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는 해외 스트리트 브랜드 제품 사진들을 볼 수 있는 ‘성지’, 압구정·신사동을 중심으로 이른바 ‘미국물’ ‘일본물’에 빠진 10~20대 청년들의 놀이터였다. 어느덧 사업체가 되더니 2019년 기업가치 10억 달러(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의미하는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랐다. 무신사 커뮤니티에서 놀던 ‘패션 피플’ 상당수도 무신사에 입점하는 브랜드 대표로 성장했다.

무신사가 패션 이커머스 사업(무신사스토어)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해는 2009년이다. 당시 관련 시장을 쥐고 있던 곳은 ‘플레이어’로, 신발 쇼핑몰로 먼저 유명세를 탔으며 ABC마트 같은 신발 편집숍의 입지를 온라인에서 다지고 있었다. 의류와 잡화로 판매 카테고리를 넓힌 후에도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플레이어 쇼핑몰에서 웬만한 패션 아이템을 찾을 수 있었다. 후발주자도 비슷한 모양새로 운영했다.

2019년에는 시대가 바뀌었음을 널리 알린 ‘사건’이 일어났다. 조만호 대표가 플레이어를 전격 인수한 것이다. 무신사가 이커머스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업계 1위를 인수할 수 있었던 데는 무신사만의 차별화된 플랫폼 운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무엇보다 조 대표는 회원들을 적극적으로 챙기는 전략을 구사했다. 회원 등급을 세분화하고 단골 회원에게는 업계 평균보다 높은 할인·적립 혜택을 제공했다. 여러 쇼핑몰에 입점한 브랜드는 무신사에서 가장 저렴하게 판매된다는 인식도 한몫했다.

무신사가 온라인 패션 유통의 패권을 거머쥘 수 있었던 또 다른 요인은 웹진(Webzine)이다. 사실 무신사는 2009년 무신사스토어를 열기 전부터 이미 패션 웹진으로 유명했다. 당시로는 간혹 보이는 홍대 패션 차림의 한국인, 한정판 제품을 착용하고 요즘말로 힙한 분위기를 풍기는 외국인의 ‘거리 패션’ 사진이 무신사 웹진에 올라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일종의 카탈로그 역할을했다.

무신사스토어는 거리 패션을 좋아하는 독자들을 위한 브랜드가 입점하는 온라인 쇼핑몰이 됐다. 이는 개성 있는 상품보다 최대한 많은 상품을 전시하는 다른 패션 이커머스와 차별화한 모습이었다. 스트리트 패션을 지향하는 브랜드가 주를 이뤄 남성과 여성 회원의 비중이 7대 3이었지만 플랫폼 성격을 다양화하면서 균형을 이뤄가고 입점업체도 다양해졌다.

조만호 대표는 무신사를 스트리트 패션 쇼핑몰이 아닌, 디자이너 브랜드 플랫폼으로 바꿨다. 보세옷 쇼핑몰이 유니클로·자라·H&M 등 글로벌 SPA 브랜드에 안방시장을 뺏겨버린 2010년대 중반, 창업이 활발하던 소규모 디자이너 브랜드의 판로가 됐다.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으로 이들 브랜드의 주된 고객 보따리장수가 끊기고 유력 오프라인 편집숍이 시들해지자 무신사에 대한 의존도는 한층 높아졌다. 무신사 입점이 소비자에겐 품질 인증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직접 디자인하지 않고 상품을 구입해 라벨만 바꾸는 속칭 ‘판갈이’ 브랜드의 입점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패션계 ‘배달의 민족’…유력 SPA 브랜드로

일본산 불매운동,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돌발 상황도 그에겐 기회로 작용했다. 2019년 하반기 한일무역분쟁으로 국내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나자 2017년 출시했던 자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무탠타드)는 수혜자가 됐다. 2018년 170억원 수준이던 무탠다드 매출은 2019년 스테디셀러 슬랙스로 대표되는 상품성, 일본산 유니클로 대체제 부각 등의 영향으로 단번에 630억원으로 370% 급증했다.

2020년 매출 역시 비대면 쇼핑 확산에 따라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니클로 매출이 6300억원으로 1년 새 반토막 난 가운데 탑텐(신성통상), 스파오(이랜드)에 이어 국산 SPA 3위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매출만 보면 에잇세컨즈(삼성물산)가 무탠다드보다 앞서지만 수년간 지속된 영업적자를 생각하면 무탠다드가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조만호 대표는 2020년 다른 패션 이커머스에 비해 약했던 모바일 연결성을 강화했다. 지그재그와 같은 앱(app) 태생 패션 이커머스, 쿠팡·지마켓 등 대형 오픈마켓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2019년 하반기부터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한 래플(한정판 추첨 구매) 이벤트를 무신사에 도입했다. 응모기간을 놓치지 않으려면 언제 어디서든 응모 가능한 무신사 앱을 설치할 수밖에 없게 했다. 또 11월 말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행사를 벌여 흥행을 기록했으며 앱으로 할인 소식을 받아 볼수 있게 하면서 고객과의 모바일 연결성을 확대했다.

그는 신사업에도 적극 나섰다. 2020년 7월 ‘솔드아웃’을 론칭해 네이버(크림)와 KT(리플)의 스니커즈 중고 중개플랫폼과 경쟁에 들어갔으며 그해 8월에는 아모레퍼시픽과 합작해 ‘AP&M 뷰티·패션 합자조합’까지 세웠다. 패션 유통의 파생 시장을 놓치지 않고 뷰티 시장까지 파고 들겠다는 야심이다.

좀처럼 언론매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조 대표는 2020년부터 TV광고에 가세했다. 배우 유아인을 모델로 내세워 ‘다 무신사랑 해’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주 고객층인 1020세대뿐만 아니라 4050세대까지 붙잡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이들을 겨냥한 골프 패션 카테고리도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무신사의 기업공개(IPO) 추진설도 오르내리고 있다. 무신사 입점업체 관계자는 “조만호 대표가 그동안 상장 계획이 없다고 밝혀왔지만 최근 상장을 고려한다는 말도 들린다”며 “무신사가 더욱 공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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