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관리로 미세먼지 잡는다’ 이대훈 한국기계硏 연구실장
‘열 관리로 미세먼지 잡는다’ 이대훈 한국기계硏 연구실장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1.01.03 09: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온 아크 발생 기술’ 산업용 미세먼지 저감 장치에 적용해 실용화 단계
이대훈 한국기계연구원 플라즈마연구실장.<기계연>

미세먼지는 범주가 매우 넓다.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외에도 차량, 선박 등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미세먼지의 종류에 따라 이를 저감하기 위한 기술도 다양한데,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술 중 하나가 플라즈마 기술이다.

플라즈마란 이온화된 기체 상태로, 플라즈마를 발생시키는 방식에 따라 물리·화학적 특성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높은 에너지를 가지는 전자나 이온과 같은 화학적 활성이 매우 높은 화학종 등 일반적인 화학반응에서 얻을 수 없는 기능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대훈 한국기계연구원 환경시스템연구본부 플라즈마연구실장은 ‘저온 아크 발생 기술’을 산업용 미세먼지 저감 장치들에 적용해 실용화 단계까지 끌어올렸다. 2020년 12월 29일 전화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실장은 “저온 아크 발생 기술은 온도 조건을 원하는 대로 조정해서 플라즈마를 가장 효율적으로 발생·적용하는 기술”이라면서 “불필요하게 발생되는 열을 아껴 미세먼지 저감에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미세먼지 저감에는 어떤 기술이 쓰였나요?

“미세먼지는 매연이나 타이어 분진 등과 같이 발생과정에서 입자상으로 발생하는 1차 미세먼지와 대기 중 배출된 기체상의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의 화학반응에서 유발되는 2차 미세먼지까지 매우 다양한 형태로 존재합니다. 이들 각각에 대한 대응 기술들이 사용되고 있어서 한 마디로 정리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를테면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집진기나 경유차에 장착되는 DPF 장치는 주로 1차 미세먼지에 대한 저감을 하고 NOx 저감을 위한 SCR 설비는 2차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기술입니다. 각각의 물질들에 대해 다양한 대응 기술들이 존재합니다.”

-기존 기술의 한계점은 무엇인가요?

“앞서 설명 드린 것처럼 미세먼지 각각의 물질과 유형에 따라 매우 다양한 저감 기술이 존재하는데, 각 기술들이 사용되는 환경이나 조건에 따른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촉매 기반 기술들의 경우 배출가스가 촉매 활성 온도 조건으로 맞춰져야 성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차량에 적용되는 SCR 기술의 경우 배기가스 온도 조건이 적어도 220~230도는 넘어야 하는데 저속운전이나 겨울철 시내주행 등의 환경에서는 온도가 올라가지 않아서 장치가 있어도 작동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 외에도 스크러버 기술의 경우 제거율을 아주 높게 하기가 어렵다든지, 차량 매연저감장치의 경우 저속 저온 배기 조건에서 작동이 어렵다든지 등 각 기술의 특성에 다른 한계점들이 발생합니다.”

-플라즈마란 무엇인가요?

“플라즈마는 이온화된 기체 상태를 의미합니다. 보통 높은 전기장을 이용해서 발생시킵니다. 이온화 된 상태 특성상 높은 에너지를 가지는 전자나 이온과 같은 화학적 활성이 매우 높은 화학종을 생성하게 되는데 이를 이용하면 일반적인 화학반응에서 얻을 수 없는 기능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플라즈마를 발생시키는 방법은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발생시키는 방식에 따라 플라즈마의 물리·화학적 특성이 다양하게 만들어 집니다. 미세먼지 저감이나 특정 화학물질의 생산, 표면에 특정한 기능을 부여하는 처리, 나아가 질병치료까지 원하는 목적에 가장 적합한 특성의 플라즈마를 적용 할 수 있도록 플라즈마 발생 방식을 설계하고 필요한 공정을 설계·적용 하는 것이 제가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플라즈마 기술은 주로 어디에 쓰이나요?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플라즈마가 적용되고 있는 분야는 매우 다양합니다. 사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치를 제조하는 공정은 상당수가 플라즈마 공정이라고 보시면 되고, 그 이외에도 의료기기, 농업, 오염물질 제거, 표면처리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저감에 쓰이는 플라즈마 기술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1차 미세먼지 저감의 경우 디젤엔진 배출 매연저감장치의 필터 재생, 2차 미세먼지 저감의 경우 질소산화물 제거를 위한 SCR 시스템이 저온에서 작동하도록 환원제를 생성하는 기화기, 저온에서 운전되는 SCR 촉매의 피독 재생, 휘발성 유기화합물 제거를 위한 탈착시스템 등 다양한 적용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온아크 발생 기술’이란 무엇인가요?

“플라즈마가 발생시키는 방법에 따라 서로 다른 다양한 물리·화학적 특성을 가지는 형태로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플라즈마들을 크게는 저온 플라즈마와 고온 플라즈마로 분류를 합니다. 여기에서 저온이란 상대적으로 플라즈마 내의 가스 온도가 전자 온도보다 낮다는 것이고, 고온 플라즈마는 플라즈마 내의 가스 온도가 전자 온도와 큰 차이를 가지고 있지 않을 때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산업에 활용되는 플라즈마의 경우 주로 저온 플라즈마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저온 플라즈마도 말이 저온이지 아크의 경우에는 플라즈마 기체 온도가 수천도까지 도달하게 됩니다. 저희가 연구하는 저온아크는 아크 플라즈마의 형태를 가지면서도 기체의 온도를 천도 혹은 그 이하로도 생성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이대훈 실장이 연구실에서 저온 아크 발생 장치를 살피고 있다.<기계연>

-‘저온아크 발생 기술’을 활용하면 어떤 기대효과가 있나요?

“일반적인 아크 발생의 경우 아크 발생과정에서 기체의 온도가 수천도가 되면서 과도한 에너지를 사용하게 됩니다. 이를테면 플라즈마를 적용하기 위해 900도 정도의 온도 조건을 만들어 주면 되는데, 3000도 온도 조건이 생성되면서 에너지를 필요 없이 많이 사용하게 되는 것이죠. 발생 시킬 때 온도 조건이 1000도 정도가 되도록 낮추어 주면 2000도 정도의 열을 아낄 수가 있는 것이죠. 플라즈마의 경우 가장 비싼 에너지의 형태인 전기를 사용해서 발생시키기 때문에 항상 공정의 비용문제를 고민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기술, 좋은 성능을 만들어 내더라도 운용하는 비용이 과도하면 적용을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온 아크 발생 기술은 아크의 길이, 형상, 움직임 등을 제어하고 결과적으로 온도 조건을 원하는 대로 조정해서 플라즈마를 가장 효율적으로 발생·적용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테면 작은 공간에서 작은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원하는 적절한 온도 수준으로 플라즈마를 발생시킨다면 플라즈마를 사용할 수 있는 적용처가 훨씬 많아질 것입니다.“

-해당 기술은 주로 어디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에 적용 가능한가요?

“미세먼지가 어떤 형태로 발생하느냐에 따라서 점발생원, 선발생원, 면발생원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점발생원이란 어떤 과정의 결과로 위치가 고정된 하나의 배출구를 통해 미세먼지(혹은 전구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고, 선발생원은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형태가 되겠지요. 점발생원(그리고 차량과 같은 이동원)은 사실상 거의가 연소 장치입니다. 열 또는 동력을 얻기 위해 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입자나 미세먼지의 전구체 물질들이 배출이 되는 것이죠. 이 때문에 미세먼지는 에너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소 후에 배출되는 배기가스에 해당하는 다양한 미세먼지 현장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사실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대부분의 기술은 열유체 현상을 활용합니다. 이 과정에서 반응에 유리한 고온조건을 형성한다든지 특정 화학반응이 일어나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든지 하는 일들이 필요하죠. 플라즈마는 열관리(thermal management) 기술로 열유체 현상에 기반하고 있는 다양한 기술들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그동안 중점적으로 연구하신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그동안 ▲디젤차량 매연저감장치 ▲발전소, 선박 SCR thermal management ▲산업 배출 VOC 제거와 관련된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습니다. 매연저감 장치의 경우 플라즈마 버너를 이용해 다양한 운전 조건에서 화염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해서 DPF 장치를 운전하기 어려운 열악한 조건에서도 매연을 제거할 수 있는 기능을 확보하는 형태로 적용을 했습니다. SCR 기술의 경우 발전소와 선박에 적용하는 기술 개념이 조금 상이한데, 선박의 경우 주로 저온에서 운전되는 SCR을 위해 환원제(요소수) 열분해가 가능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형태로 적용이 되거나 SCR 촉매 재생을 위한 열원으로 활용이 됩니다. 발전소의 경우 기동회수가 잦은 복합화력발전소에서 배기가스 온도가 낮은 초기 기동 시 환원제 기화·생성을 위한 열원으로 적용을 합니다. 모든 경우에 플라즈마 버너는 일반적인 버너보다 넓은 공연비, 즉 공기가 많이 부족한 조건에서 운전을 해 질소산화물의 추가 발생을 방지하고 버너 운전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제공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는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면서 CO²를 더불어 줄일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죠. 산업배출 VOCs의 경우도 운전비용 절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가연성 VOCs를 농축해서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적으로 탈착 및 연소가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술 개발 단계는 어디쯤 인가요?

“매연저감장치(플라즈마 DPF)의 경우 선로연마차와 같은 특수차량은 이미 상용화가 됐고 현재 군 특수 차량에 80여대 장착해서 실증 운전이 진행 중입니다. 2021년에는 민간 건설기계에 적용이 가능하도록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발전소 적용 기술의 경우도 복합화력발전소에서 실제 운전 조건에서의 실증을 진행했고 성능을 확인했습니다. 2021년에는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화를 진행하는 것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VOCs 저감 기술의 경우 실제 현장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나요?

“연구단계에서 만들어 내는 시작품과 실제 판매가 되는 제품 사이에는 거리가 있습니다. 기술적 관점에서는 물론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이뤄져야 하지만, 사업화가 가능한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기 때문에 현재 기술 자체로는 기술성숙도(TRL) 7~8단계로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제품’의 형태로 포장을 하고 사업화를 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겠죠. 물론 가격을 지속적으로 더 낮출 수 있고, 내구성을 더 확보하기 위한 부분은 끊임없이 기업과 협력해 지속해야 할 부분일 것 같습니다.”

-미래 100대 기술로서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나요?

“환경과 관련된 문제들은 끝이 없는 도전인 것 같습니다. 현재는 미세먼지 기준을 80μg/m3 이하를 보통으로 분류하지만 기술이 발달하고 깨끗한 공기에 대한 사람들의 기준이 높아지면서 이 기준값은 점점 낮아질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술이 나와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른 관점에서도 앞서 미세먼지 발생이 점·선·면 형태가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현재의 기술들은 주로 점과 선에 대응하는 기술이었습니다, 기술의 발달과 함께 점발생, 선발생에 대한 대응이 이뤄진다면 향후에는 면에 대응 가능한 기술들이 필요로 하게 될 것입니다. 점점 더 어려운 과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고, 그만큼 기술 개발의 필요들이 남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이대훈 실장은?

2003. 공학박사, 항공우주공학전공, KAIST

2004~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 플라즈마연구실장

2006~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교수, 환경에너지기계공학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