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R
    9℃
    미세먼지
  • 경기
    B
    미세먼지
  • 인천
    B
    미세먼지
  • 광주
    B
    미세먼지
  • 대전
    B
    미세먼지
  • 대구
    B
    미세먼지
  • 울산
    H
    9℃
    미세먼지
  • 부산
    H
    10℃
    미세먼지
  • 강원
    H
    8℃
    미세먼지
  • 충북
    B
    미세먼지
  • 충남
    B
    미세먼지
  • 전북
    B
    미세먼지
  • 전남
    R
    10℃
    미세먼지
  • 경북
    B
    미세먼지
  • 경남
    H
    10℃
    미세먼지
  • 제주
    B
    미세먼지
  • 세종
    B
    미세먼지
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외국인의 서울 부동산 쇼핑②] 외국인들, 자국서 돈 빌려 강남 아파트 ‘갭투자’ 한다
[외국인의 서울 부동산 쇼핑②] 외국인들, 자국서 돈 빌려 강남 아파트 ‘갭투자’ 한다
  • 도다솔 기자
  • 승인 2020.12.11 0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국인 거래 많은 서울 강남·용산·종로 일대 르포
"현금 10억 있으면 자국서 10억 대출 받아 강남 20억짜리 아파트 구입"
"코로나19에도 중국인들 몰려다니며 개포동 신축 아파트 매수 타진"

외국인의 서울 부동산 쇼핑 광풍이 거세다. 서울 알짜 아파트, 핵심 상권 건물은 돈다발을 든 외국인들의 사냥터가 됐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외국인이 서울 빌딩을 대거 사들여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기고 유유히 떠났던 상황이 재현되는 느낌이다. 요즘 외국인이 노리는 것은 고수익을 안겨줄 부동산이다. 서울의 부동산이 외국인 먹잇감이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내국인 역차별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는 외국인의 서울 부동산 쇼핑 실태와 문제점, 개선 방안을 기획 취재해 3차례에 걸쳐 시리즈로 보도한다. 두 번째 ‘외국인들, 자국서 돈 빌려 강남 아파트 ‘갭투자’ 한다’ 기사를 싣는다.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이경원·강민경 기자] “개인 작업 용도로 작은 스튜디오를 구하고 있었어요. 대로변 뒤편으로 나름 입지 좋은 상가주택이었는데 계약 날 부동산에 가보니 금발머리 미국인 주인이 한국인 부인과 함께 나와 있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 강남구 신사동 꼬마빌딩 세입자 L씨

“이제 강남이든 용산이든 서울 핵심 알짜 단지엔 외국인이 무조건 있다고 봐야 해요. 외국인 부동산 투자자들은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최고의 입지를 선택합니다. 당연한 거죠. 지금 세입자들은 집주인 국적이 미국인지 중국인지 따져 가며 얻을 상황이 아니에요.” - 서초구 서초동 부동산중개인 O씨

“임대를 목적으로 둔다면 무조건 강남이 대세입니다. 한 외국인은 본국에서 대출을 끌어와 강남에 월세 임대를 놓고 본인은 회사가 제공하는 사택에 살고 있어요.” - 용산 한강로 부동산중개인 P씨

<인사이트코리아> 취재진이 지난 11월 18일부터 지난 3일까지 강남3구와 용산구, 종로구 등 서울 노른자위로 불리는 지역을 중심으로 외국인 임대사업자들이 내놓은 매물과 거래 현황에 대한 현장 목소리를 취재했다. 최근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외국인은 갭투자의 기회를, 세입자들은 ‘아묻따(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는 신조어)’ 계약이 이어진다는 게 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의 한 아파트.도다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의 한 아파트 단지.<도다솔>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을 찾은 취재진은 서울 시내 외국인 임대사업자가 1%가 채 되지 않아 이들이 보유한 매물을 찾기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금세 매물을 찾을 수 있었다.

평당 1억원이 넘는 높은 집값으로 반포 일대의 집값을 주도하는 대장주 A아파트에서는 일본 국적의 외국인이 내놓은 전용면적 59.98㎡의 전세매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마저도 전세난 속에 대기수요자가 많아 계약을 서둘러야하는 상황이었다.

A아파트 인근에서 영업하는 부동산 중개인 G씨는 “임대차3법으로 집주인이 세입자를 까다롭게 본다. 아마 세입자 면접을 본다고 할 만큼 예민하다”며 “하지만 워낙 전세난이 심하다 보니 세입자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집주인은 세입자가 넘쳐나는 만큼 이왕이면 가려받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상황은 강남구 개포동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정오 무렵 방문한 개포동에서 부동산 중개인 B씨는 준공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신축 R아파트 단지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에도 올해 초 준공과 동시에 많은 중국인들이 몰려다니며 이 일대 신축 아파트 두 개 단지를 모두 다녀갔다는 것이다.

중개인 B씨는 “오늘 오전 R아파트 26평에 대해 20억원이 넘지 않는 '19억5000만원'의 저렴한 값에 전세 급매가 들어왔다”며 “요즘처럼 전세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이런 매물은 순식간에 나간다. 그만큼 요즘 강남 전세 구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때마침 전화가 걸려왔다. 이 중개인이 방금까지 설명하던 전세 매물 계약이 체결됐다고 다른 중개업소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학군이 좋기로 유명한 도곡동의 D아파트. 3000세대 넘는 대단지인 이 아파트는 꽤 오래된 아파트임에도 교통과 생활 인프라, 학군 면에서 강남권에서도 손꼽히는 곳이다. 오후 3시 무렵 방문한 D아파트 일대는 여느 아파트단지와 마찬가지로 조용했다.

D아파트 인근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전세난을 이용한 갭투자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 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전세가 귀해지면서 가격이 크게 올라있는 상황인데, 오히려 외국인들에겐 지금이 갭투자 하기에 유리한 시점”이라며 “현재 D아파트 20평대를 기준으로 20억원인데 전세가격이 높으니 현금 10억원만 있으면 살 수 있다. 한국인은 대출이 안 나오지만 외국인은 자국에서 대출을 받아올 수 있으니 갭투자에 훨씬 유리한 상황이다. 우리 부동산에서도 외국인 부동산 거래가 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 전세 매물이 워낙 귀해 물건을 내놓기 무섭게 나간다. 오죽하면 손님들에게 물건 안보고 계약하실 수 없겠느냐고 부탁을 드릴 수밖에 없는 지경“이라며 “외국인이든 한국인이든 일단 임대매물만 내놓는다면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지난 11월 서울 종로구 평동 일대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중개인이 상담을 하고 있다.도다솔
지난 11월 서울 종로구 평동 일대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중개인이 상담을 하고 있다.<도다솔>

다음날인 11월 19일 서울은 오후부터 한바탕 비가 쏟아졌다. 종로구 평동 일대 대규모 아파트 단지 내 부동산을 찾은 취재진에게 중개인 C씨는 “외국인들이 이 근방에 거주도 많이 하고 직장도 이 근처에 많아 거래가 꽤 있긴 하지만 지금 이곳은 실거주 위주가 많고 임대를 놓더라도 같은 외국인끼리인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외국인 부동산 투자자들은 강남으로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중개인은 “예전처럼 매물이 많았을 때는 집주인이 외국인이라면 다시 한 번 보고 오겠단 손님도 있었지만 지금 전세 가격이 너무 올라가 있다보니 집 구하는 입장에선 가격과 위치만 맞다면 매물도 안보고 전화로 바로 계약하는 상황”이라며 “오늘도 매물이 없어 날도 궂은데 벌써 여럿이 허탕치고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용산은 이태원·이촌동 등을 중심으로 서울 시내에서도 외국인이 다수 거주하는 동네다. 지난 3일 방문한 용산구 한강로 일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이른 오전부터 50대로 보이는 여성과 중년부부 등 손님들로 북적였다. 거리에는 산책을 나온 외국인 여성과 어린아이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서울 용산 삼각지역 근처로 부동산들이 들어서 있다.도다솔
지난 12월 3일 서울 용산 삼각지역 근처 부동산중개업소 밀집지역.<도다솔>

신용산역 주변으로는 중대형 평형의 고급 신축 브랜드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다. 한 신축 아파트 상가에서 중개업을 하는 P씨에게 용산의 외국인 집주인들에 대해 묻자 임대 투자는 최근 강남으로 떠나는 추세라고 했다.

중개인 P씨는 “용산같은 경우 대형 평형이 많아 가족단위 실거주가 많은 편이라서 임대를 목적으로 한 투자는 강남이 무조건 대세다. 한 외국인 손님은 본국에서 대출을 끌어와 강남에 오피스텔을 사서 월세를 놓고 본인은 회사가 제공하는 사택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P씨는 “강남은 서울 중에서도 업무시설이 밀집한 곳이다 보니 직장인 배후수요가 많다. 반포알루어, 논현아츠, 르피에드 등 내년이나 내후년 준공 예정인 고급 소형 오피스텔·아파트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었는데, 강남 한복판에 위치해 입지조건이 워낙 좋다보니 요즘 투자를 생각하는 외국인은 이쪽에 관심이 많다”고 귀뜸했다.

서울의 대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21억원을 넘어서면서 고강도 부동산 규제 속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외국인들도 똘똘한 한 채 투자에 주목하면서 서울 강남 집중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외국인 임대사업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2월 1974명 수준이던 전국 외국인 임대사업자는 올해 6월 기준 2448명으로 24% 증가했다. 등록임대주택 수는 같은 기간 5792호에서 6650호로 15% 늘어났으며 외국인 임대사업자 1명당 평균 2.7가구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체 외국인 임대사업자의 절반 수준인 49%는 서울에 집중됐다. 내국인의 경우 전체 임대사업자 중 35%가 서울에 기반을 두고 있는 반해 외국인은 내국인보다 서울 부동산 집중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중개업소에서 중개인이 설명을 하고 있다.도다솔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중개업소에서 중개인이 설명을 하고 있다.<도다솔>

지난 2일 정오 무렵 찾은 서초구 서초동은 중개업소마다 새로 들어서는 신축 브랜드 아파트들의 팜플릿으로 가득했다. 한 중개업소에서는 최근 서초동에 신축된 브랜드 I아파트 단지에 내국인만큼 외국인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중개인 O씨는 “이곳에 2001년 무렵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한 자리에만 있었다. 처음 중개업을 할 당시엔 외국인 거래는 거의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있다고 해도 본인이 실거주하려는 집이었지, 세를 놓으려고 보러 다니는 사람은 없었다”며 “지금은 강남 어디에 뭐가 들어선다고 하면 재빠르게 알고 연락이 온다. 외국인 중에서도 미국이나 해외 국적을 가진 교포들이 많다”고 전했다.

O씨는 “이제 강남이든 용산이든 서울 핵심 알짜 단지엔 외국인이 무조건 있다고 봐야 한다. 외국인 부동산 투자자들은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최고의 입지를 선택하려고 하는데 이는 투자자로서 당연한 것”이라며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세가격과 매물 품귀 현상 탓에 세입자 입장에선 매물만 투명하다면 집주인 국적이 미국인지 중국인지 따져가며 얻을 상황이 아니다. 지금 같은 전세난은 20년 중개 역사상 처음 겪는 일”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전문 렌트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이동하 반포114공인중개사무소 대표가 반포동 일대 부동산 시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도다솔
외국인 전문 렌트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이동하 반포114공인중개사무소 대표가 반포동 일대 부동산 시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도다솔>

외국인 전문 렌트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이동하 반포114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현재 부동산 규제는 내국인과 외국인이 불공평하다. 예컨대 강남에 30억원 짜리 아파트를 산다고 했을 때 자금 조달, 세금 문제 등에 있어 내국인이 훨씬 불리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불균형을 맞추겠다고 외국인에게 규제를 가한다면 국가 간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지금 미국에선 한국인 부동산 투자자들 규모가 수 조원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우리는 미국 가서 좋은 건물 사는데 미국인은 한국에서 건물 사기 어렵게 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과도한 내국인 규제를 고칠 생각을 해야 하는데 진짜 문제는 고칠 생각 않고 규제부터 하겠다는 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부동산 전문가들도 비슷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임대사업자의 서울 집중 현상에 대해 구만수 국토도시계획기술사무소장은 “자본주의국가, 자유경쟁 체제에선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투자 자체를 잘못된 시선으로 바라봐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구 소장은 “내국인, 외국인 할 것 없이 투자가치로 따진다면 서울 부동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특히 알짜 입지라면 더 그렇다”며 “특히 외국인은 대출을 본국에서 끌어올 수 있고 양도세 외엔 세금 부담이 덜한데 자산이동 과정이 드러나 부담을 많이 느끼는 자금조달계획서도 외국인은 예금통장에 돈이 있다는 증명만 하면 된다. 외국인 부동산 투자를 막을 규제보다는 과도한 내국인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외국인들이 국내 부동산을 사서 내국인에게 임대하는 것보다는 내국인끼리 전월세 임대를 해주는 것이 정서상 더 나은 모양새이긴 하다”며 “임대차3법으로 집주인도 세입자도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민간 임대주택사업자 제도 부활을 통해 전세 물량을 확보하는 게 우선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미래가치가 확실하고 안전한 강남으로 몰리는 것은 투자자라면 당연한 일”이라며 “강남 이외 지역의 경우 올랐다 내렸다를 거듭하면서 다시 값이 올라갈 가능성을 점치기 까다로운데 강남은 아무리 비싸도 전국에서 대기수요가 넘치고 있다. 외국인들이 봤을 때 강남만큼 확실한 데가 없으니까 몰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