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서울 부동산 쇼핑①] 서울은 외국인 사냥터, 알짜 아파트·건물 쓸어 담는다 
[외국인의 서울 부동산 쇼핑①] 서울은 외국인 사냥터, 알짜 아파트·건물 쓸어 담는다 
  • 강민경 기자
  • 승인 2020.12.10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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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까지 외국인 부동산 거래량 1만5727건...2010년 比 162% 늘어
서울 집중 매수 현상 뚜렷...강남 3구 건축물 매입 꾸준히 늘어

 

외국인의 서울 부동산 쇼핑 광풍이 거세다. 서울 알짜 아파트, 핵심 상권 건물은 돈다발을 든 외국인들의 사냥터가 됐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외국인이 서울 빌딩을 대거 사들여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기고 유유히 떠났던 상황이 재현되는 느낌이다. 요즘 외국인이 노리는 것은 고수익을 안겨줄 부동산이다. 서울의 부동산이 외국인 먹잇감이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내국인 역차별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는 외국인의 서울 부동산 쇼핑 실태와 문제점, 개선 방안을 기획 취재해 3차례에 걸쳐 시리즈로 보도한다. 먼저 ‘서울은 외국인 사냥터, 노른자 부동산 쓸어 담는다’ 기사를 싣는다. 

외국인들의 부동산 거래 규모가 늘어나면서 부동산 규제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뉴시스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거래 규모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이경원·도다솔 기자]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서울의 알짜 부동산을 쓸어 담고 있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외국인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은 특히 ‘서울 특별구’로 불리는 강남 일대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내국인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인은 부동산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는 것이다. 내국인의 경우 대출 규제로 인해 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반면, 외국인은 자국에서 대출한 자금으로 ‘부동산 쇼핑’을 하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 전세값이 치솟으면서 갭투자 환경이 오히려 좋아지면서 외국인 입장에서는 아파트를 쇼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인의 국내 아파트 취득 건수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부동산 거래건수와 거래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49% 증가했다. 특히 지역별 거래금액을 살펴보면 서울이 3조272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7조6726억원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수치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은 여전히 부동산 거래를 많이 하고 있고 있습니다. 그들이  부동산 가격을 올려 놓고 있어요.” (강남구 A공인중개업소 대표)

“외국인 입장에선 오히려 지금이 투자 적기입니다. 현 정부 들어서 전세가 귀해 전세값이 최대치로 올라있는 상황이라 갭투자 하기엔 더 유리한 시점이기 때문이에요. 도곡동 R아파트 경우엔 현재 제일 낮은 가격이 20억원인데 전세가 10억원을 넘고 있거든요. 그러니 현금 10억원만 있으면 20억원짜리 집을 살 수 있는 갭투자가 가능한 거예요. 투자가치로는 더할 나위 없어요. 최근 내국인은 대출 규제가 강화돼 현금 마련이 어렵지만, 외국인은 자신의 나라에서 대출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외국인은 언제 자신들에 대한 규제가 시작될지 모르기 때문에  서둘러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겁니다. 지금도 외국인 부동산 갭투자 거래는 활발하고요, 우리 부동산에서도 외국인 부동산 거래가 많은 상황입니다.”(강남구 B공인중개업소 대표)

“20년 전엔 외국인 거래가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강남, 서초 등 서울의 노른자 지역엔 실거주든 임대사업자든 외국인이 무조건 있다고 보면 돼요. 외국인이 내국인보다 자금 조달이 용이하니까 이왕이면 최고 입지로 사려는 거예요. 투자 개념이죠.”(서초구 C공인중개업소 대표)


정부 규제로 내국인의 부동산 거래가 뜸한 분위기지만,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의 부동산 거래는 양상이 다르다. 외국인이 매입하는 아파트 수와 거래금액은 매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외국인이 매입한 국내 아파트 수는 5308호에 거래금액은 1조7899억원이었다. 2018년에는 6974호에 2조2312억원, 2019년에는 7371호에 2조3976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외국인은 서울 시내 부동산 매수에 집중하고 있다. 대법원이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외국인의 서울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취득건수는 2555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4.1% 늘었다.

외국인의 국내 건축물 거래 건수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0년 6002건이던 외국인 건축물 거래는 올해 9월 기준 1만5727건으로 162%나 증가했다. 

외국인의 서울 부동산 투자 집중도 내국인보다 높아

그래픽=이민자
<그래픽=이민자>

부동산 거래 중 서울 지역 집중도 역시 외국인이 내국인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이트코리아>가 한국감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기준 외국인의 국내 건축물 거래 중 서울 소재 건축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22.73%(1만5727건)인 반면 내국인은 15.29%였다. 외국인의 서울 부동산 집중도가 내국인보다 7%포인트 더 높은 것이다.

또 국내 건축물 총거래에서 외국인 거래 비중은 0.06%포인트 줄었지만, 서울 건축물 거래에서 외국인 거래 비중은 0.9%포인트 늘어 서울 집중 현상이 뚜렷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픽=이민자
<그래픽=이민자>

서울 시내에서도 부동산 가격이 높은 강남구 소재 건축물 거래가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4년간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연이은 규제로 내국인의 경우 관망세로 돌아선 강남 일대 부동산에 외국인의 투자가 이어지는 추세다. 지난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외국인 건축물 구입 건수는 7월 67건, 8월 90건, 9월 54건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7월 114건, 8월 123건, 9월 78건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그래픽=이민자
<그래픽=이민자>

외국인의 국내 아파트 거래금액 중에서 서울 지역 거래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이 조사한 2017년부터 올해 5월까지 외국인의 지역별 아파트 취득(매매·증여·상속·판결 등 포함) 현황을 살펴보면, 외국인이 취득한 아파트 건수는 전국 2만3167건에 서울 4000건인 반면, 거래금액은 전국 7조6726억원에 서울 3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서울 아파트를 취득한 건수는 전국 아파트 취득 건수 대비 17%에 불과했지만, 거래금액은 전체의 43%에 달했다.

그래픽=이민자
<그래픽=이민자>

외국인의 서울 아파트 구매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외국인의 서울 아파트 구매건수는 총 429건으로 집계됐다. 거래 금액별로 살펴보면 ▲5억 이하 143건 ▲5억 초과 7억 이하 76건 ▲7억 초과 10억 이하 81건 ▲10억 초과 129건이다.

외국인의 서울 아파트 구매 평균가격은 ▲2017년 7억4065만원 ▲2018년 7억7023만원 ▲2019년 8억7389만원 ▲2020년 10월 8억8579만원으로 최근 4년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서울 시내에서 중국 교포 밀집지역인 구로구(87건)를 제외하면 강남구(84건), 송파구(64건), 서초구(60건) 등 강남 3구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올해는 외국인의 서울 아파트 총 거래량 중 강남 3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2.4%(208건)로 지난해 19.0%(291건)에 비해 3.4%포인트 늘었다.

투자 목적이 강한 임대사업도 서울에 집중해 있다. 올해 6월 기준 외국인 전체 임대사업자 2448명 가운데 49%인 1194명이 서울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의 경우 서울에 포진한 임대사업자가 35%인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의 서울 부동산 집중도가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강남구에 위치한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확한 건수는 따로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코로나19에도 외국인들의 강남 지역 부동산 거래는 여전히 많다”며 “부동산 가격 측면에서 이들이 (부동산 가격을) 올려놓은 한 원인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전세가 귀해 전세값이 최대치로 올라있는 상황이라 갭투자 하기에 오히려 더 유리한 시점”이라며 “외국인들 입장에선 지금이 투자 적기일 수 있다. 매매가 20억원인 아파트의 전세가가 10억원을 넘고 있으니 현금 10억원만 있으면 20억원짜리 집을 살 수 있는 갭투자가 가능해 투자가치로는 더할 나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내국인은 대출 규제가 강화돼 현금 마련이 어렵지만 외국인의 경우 자신의 나라에서 대출을 할 수 있어 자금조달 측면에서 유리하다. 지금도 외국인 부동산 갭투자 거래는 활발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여의도 소재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외국 법인들 몇 곳이 자금을 모아 여의도 빌딩을 사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내국인 규제가 외국인에겐 호재?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외국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은 1% 미만이기 때문에 규제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지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국가 간 호혜관계를 따져본 후 규제 여부를 살펴야 한다는 입장과 비중은 작지만 외국인과 내국인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현장에서는 서울 부동산 시세가 전국 시세를 견인한다는 측면에서 국내 부동산 거래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더라도 서울 부동산에 대한 집중도가 내국인보다 높고 거래금액 규모도 서울 비중이 절반가량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강남구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외국인과 내국인의 부동산 규제 역차별 지적이 틀린 소리는 아니다”며 “현재 외국인들의 서울 부동산 매입은 투자 시점이나 가치로 볼 때 호기다. 나도 외국인들처럼 대출받아서 살 수만 있으면 무조건 사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외국인은 내국인이 받는 규제 가운데 몇 가지를 비켜갈 수 있다. 외국인은 고강도 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외국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국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게 가능하고, 다주택자에게 부과되는 취득세와 양도세도 피해갈 수 있다.

내국인의 경우 정부의 연이은 대출 규제 등으로 부동산 매수세가 크게 줄었지만, 외국인의 부동산 매매가 늘어나는 것은 외국인이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 등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대해 “외국인 부동산 규제가 미비한 현 상황이 문제가 아니라 내국인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역차별 논란의 근원이 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은 “현재 자가 구매든 투자든 국내 투자자들은 투자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대출이 거의 안 나오거나 많이 줄었다. 15억원 이상 부동산을 구매하는 경우 대출이 아예 안 나온다”며 “매물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외국인들에게 간 것이다. 외국인의 경우 자국에서 대출을 마음대로 끌어올 수 있다. 그래서 미래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서울 시내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을 사들이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구만수 국토도시계획기술사무소 소장은 “외국인이 취득하는 부동산이 점차 증가하는 이유는 외국인 유입이 늘어나는 것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외국인이 한국 부동산을 사는데 있어 대출 문제를 비롯해 자금조달계획서 작성과 세금 문제 등 신경 쓸 게 없기 때문일 것”이라며 “특히 자금조달계획서를 쓰는데 내국인에 비해 부담감이 훨씬 덜하다. 자신의 나라 은행에서 융통을 했든 증여를 받았든 상관없이 예금통장에 돈이 이만큼 들어있다는 것만 증명하면 된다. 반면 내국인의 경우 자산이동 과정을 국세청에 보여주는 게 감시대상에 오른다는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통 외국인들이 투자를 할 때 그 나라 수도를 중심으로 투자를 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서울 부동산 투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황에서 내국인과 외국인 간 부동산 규제 역차별은 확실히 존재한다“며 ”역차별 때문에 내국인이 더 불편해한다면 역차별을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 외국인을 규제하기보다는 내국인 규제를 완화하는 게 올바른 방향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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