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 '순항'...법원 문턱 넘고 다시 날개짓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 '순항'...법원 문턱 넘고 다시 날개짓
  • 강민경 기자
  • 승인 2020.12.01 1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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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KCGI가 제기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세계 7위 국적 항공사 탄생 속도
법원이 1일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뉴시스
법원이 1일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을 위한 첫 고비를 넘기면서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이승련 수석부장판사)는 1일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신주 발행은 상법과 한진칼의 정관에 따라 한진칼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통합 항공사 경영’이라는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한진칼 현 경영진의 경영권·지배권 방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신주를 발행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KDB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간의 통합을 위해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 이 가운데 5000억원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배정받기로 했다.

이에 대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을 두고 대립해 온 KCGI는 지난 11월 18일 한진칼의 신주 발행을 금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은 회사가 불공정하게 주식을 발행해 주주에게 피해가 올 것으로 예상될 때 발행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의미한다.

KCGI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지원을 위해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대는 방안을 두고 ‘조원태 회장 구하기’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해왔다.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제 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의 이익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불법이라는 게 KCGI의 입장이다.

당시 KCGI는 “조원태 회장은 자신의 돈은 단 한 푼 들이지 않고 한진칼 지분의 약 10%를 쥐게 되는 산업은행을 백기사로 맞아 경영권을 공고히 하게 된다”며 “자유시장 경제의 본질과 법치주의의 관념에 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한진칼이 산은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경영 판단의 재량 범위에서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라며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산업은행이 자금을 투입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지배구조가 만들어져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자회사이자 한진칼의 손자회사가 된다.

이 방식으로 인수가 마무리되면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 10% 안팎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보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입장에선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게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산업은행을 우호세력으로 확보하게 되면 총 5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게 되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이뤄진 3자 주주연합의 지분율은 40%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세계 7위 글로벌 국적사 탄생 초읽기

이날 대한항공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이번 인수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한편 주주가치 제고 및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특히 대한항공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갖는 큰 의미와 책임을 무겁게 인식하고,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항공산업 구조 재편의 당사자로서 위기 극복과 경쟁력 강화, 일자리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법인이 기업 결합 심사를 통과하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1·2위 항공사가 합쳐져 운송량 기준 세계 7위 수준의 국적 항공사가 탄생하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 내부의 분석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자산 40조원, 연매출 15조원이 넘는 대형 항공사로 거듭나게 된다. 초대형 국적 항공사의 탄생으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란 분석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막힌 하늘길이 언제 정상화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해 기존 양사의 경쟁 노선을 정리해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 보유 대수도 243대(대한항공 164대·아시아나항공 79대)로 늘어나 에어프랑스(220여대)와 루프트한자(280여대) 등 글로벌 대형 항공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자회사까지 모두 합칠 경우, 국내선 수송객 점유율은 절반을 훌쩍 넘을 것이란 전망이다.

항공정비 등 그간 해외로 유출됐던 아시아나항공의 일부 비용도 대한항공 사업부로 흡수되면서 중복 투자를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 일각에선 “코로나19로 항공 업계가 어려운 상황인데 무리한 몸집 늘리기로 동반 부실화 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시아나의 경우 부채 비율이 2300%, 단기 차입금 2조원 이상이며 대한항공 역시 단기차입금 등 1년 내 갚아야 할 금액이 3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또 산업은행과 대한항공 모두 “두 항공사가 합쳐질 경우에도 구조조정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사업 안정화에 필요한 자금 마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업계 일각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금 상황이 힘든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주요 원인이지만, 코로나19 리스크는 어느 정도 시점이 지나면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인수를 결정한 것이고, 코로나19 이후의 전망은 그렇게 비관적이지 않다”며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작업은 이제부터 하나하나 진행해  2년 정도 이후에 통합이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시점 즈음엔 코로나19 상황이 정리가 돼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계약금도 입금하지 않은 초기 시점이라, 사실상 결혼은 발표했으나 양가 상견례를 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며 “현재 언급되는 많은 계획들이 있지만 일단은 인수 과정이 조금 더 진행된 이후에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공식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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