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권력의 팩트 오염시키는 '프레임 씌우기'
미디어 권력의 팩트 오염시키는 '프레임 씌우기'
  • 이원섭 한국문화 플랫폼‧코리아인사이트 운영자
  • 승인 2020.12.01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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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입맛에 따라 프레임 통해 이념적 성향에 맞는 입장 선택

지난 11월 20일 머니투데이는 계열 뉴스통신사 뉴스1의 소스를 바탕으로 ‘한국, 코로나19 실제 감염자 공식 수치보다 2.6배 많아’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글쓴이는 이 기사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한국 정부가 그동안 실제 감염자 수치 발표를 축소 발표했구나라고. 그러나 기사를 전부 읽고는 그런 기사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 기사는 <그림>에서 보듯 머니투데이의 최초 보도(2020.11.20. 06:33) 이후 msn.com(2020.11.20. 09:21)과 암 전문 미디어인 canceranswer(2020.11.20. 09:26)가 받아서 보도하는 전파력을 보였다. 실제 기사 내용은 이랬다.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사례가 공식 수치에 비해 6배 가량 많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한국의 경우 실제 확진자가 2.6배 가량 많을 것이란 분석이다.
호주 국립대학교(ANU)는 18일(현지시각) 주요 국가들의 실제 코로나19 감염률은 공식적으로 보고된 것보다 훨씬 높으며 이탈리아의 경우 최대 17배까지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호주국립대학교, 멜버른대학교 및 이키가이연구원의 연구진들이 진행해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왕립학회보(Royal Society Open Science)'에 게재됐다…(중략)…”

반면 같은 내용의 또 다른 언론 기사는 제목을 ‘세계 코로나 실제 환자 공식 수치보다 6배 많아…한국은 2.6배↑’로 보도했다. 제목 그대로를 이해하자면 한국은 실제 환자 수치가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느꼈다. 이 기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수가 공식 수치에 비해 최대 6배 많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의 경우 실제 확진자가 약 2.6배 많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호주 국립대학교(ANU)는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한국 등 15개국의 데이터를 이용해 8억명 이상의 인구에 대한 실제 감염수를 추정한 결과를 발표했다…(중략)…”

데스크의 게이트키핑과 뉴스 프레임

‘똑같은 팩트를 가지고 두 언론사는 왜 이렇게 전혀 상반된 제목을 뽑았을까’라는 의문을 갖는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각 언론사가 가지고 있는 뉴스에 대한 프레임 때문이다.

프레임 이론화를 말한 조지워싱턴대학교 미디어 공공정책대학 교수 엔트만(Entman, 1993)의 주장에 따르면 뉴스 프레임이란 선택(selection)과 현저성(salience, 돌출적 특징으로 인식)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갖고 뉴스에서는 현실의 특정한 몇 가지 관점들이 선택되고 텍스트에서 보다 현저하게 유의미하게 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런 프레임이란 각각의 미디어 텍스트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향을 이해하는데 매우 적합하다.

미디어는 각각의 특징적인 논조(프레임)를 가지고 있다. 위 보도에서 보듯 어느 특정한 단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제목이 주는 현저한 이미지가 뉴스 내러티브(narrative, 텍스트에서 이야기를 조직하고 전개하기 위해 동원되는 다양한 전략, 관습, 코드, 형식 등을 포괄하는 개념)에 제시됨으로서 텍스트 속에 일관된 관점을 독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부각시킬 수 있다.  

관점이 다른 두 기사를 비교해 보면 명확하다. 각 기사가 주장하고 있는 바가 어떤 근거로 뒷받침되는가를 파악할 수 있다. 보도는 간혹 사실(fact)에 대한 해석도 다를 수가 있다.

‘한국, 코로나19 실제 감염자 공식수치 보다 2.6배 많아’라는 표현이 들어간 제목도 팩트이고 ‘세계 코로나 실제 환자 공식 수치보다 6배 많아…한국은 2.6배↑‘라는 제목도 펙트다. 두 미디어의 선택(selection)과 현저성(salience)이라는 이해를 가지고 보면 프레임의 차이를 볼 수 있다.

관점이 다른 이 두 기사를 비교하는 과정에서 사실을 확인하고 어느 보도가 더 설득력이 있는가를 판단하는 과정은 오롯이 보는(수용하는, 더 나아가서 공유하는) 독자들의 또 다른 프레임이다.

뉴스는 현실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있는 그대로 팩트를 전달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프레임이라는 주관적 입장에서 전달하고 있다.

뉴스는 데스크의 게이트키핑(gatekeeping, 뉴스를 생산하는 기자나 편집자에 의해 뉴스가 취사선택되는 것을 의미) 과정을 통해 선별적으로 선택되고 배제되며 강조와 해석 등의 가공이 이뤄진다. 따라서 뉴스가 강조하는 프레임(선택과 현저성)에 따라 객관적 현실은 괴리감이 있을 수 있다.

미디어와 기자, 데스크는 배경, 경험, 가치, 신념, 역할, 수용자(독자)를 인식하는 태도 등의 내부 요인과 언론인으로서의 규범 등에 의해 이슈에 대한 프레임을 제시한다는 나름의 자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외부 요인으로는 미디어 간 경쟁, 광고주 영향, 법의 규제와 간섭, 이익집단과의 충돌, 사회 문화 규범과 도덕적 가치 등이 프레임을 구축하는데 영향력을 끼친다.

코로나19 언론보도 평가 ‘신뢰-불신’ 팽팽

이처럼 프레임을 구축하는 요인들은 복잡다난하다고 할 수 있다. 미디어 권력(?)은 프레임을 도구로 사용해 미디어 메시지를 조직화하고 독자들의 현실에 대한 인식을 체계적으로 왜곡시키고 변형시키는 성향을 가지고 싶어한다.

따라서 미디어는 다양한 입장들 중에서 자기의 프레임을 통해 이념적 성향에 맞는 입장들을 선택, 의제화함으로써 이슈들을 특정한 방향으로 여론화 시킬 수 있다는 특징을 독자들은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이번 사례에서 보듯 상이한 프레임을 사용함으로써 보도의 정확성이나 신뢰도에 호응을 받기도 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선택이 상이하게 구성될 수 있음을 인지한다면 특정 미디어가 지니는 프레임에 따라 접하는 여론 또한 다르게 표출된다는 사실도 알아야 겠다.

실제로 이런 영향을 나타내는 여론조사가 있다. TBS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3월에 ‘코로나19 관련 신문·방송 등 우리나라 언론 보도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9.3%, ‘신뢰한다’는 응답은 48.3%로 나타나 신뢰와 불신 평가가 팽팽하게 양분화되는 현상을 볼 수가 있다.

프레임은 신뢰와 불신을 어느 한 쪽이 옳고 그르다는 판단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름의 의미를 가지며 양면성을 가진다고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객관적이라고 주장해선 안 되는 것이다.

이 글 내내 프레임에 따라서 팩트에 대한 인식은 달라지는 것이라고 글쓴이는 말하고 있다. 뉴스의 인식은 생산자의 프레임이 아니라 수용자들이 주체로서 프레임을 갖고 참여하는 것이다. 뉴스 생산자의 프레임은 논조의 정당성을 따라하게 만드는 것이며 반대적 시각을 배제한다. 프레임을 대중을 세뇌하는 도구로 악용한다는 말이 여기서 나오는 것이다. 프레임에 갇히면 팩트는, 진실은 없으며 한 번 빠져들면 매몰된다. 반대 프레임은 거짓이 되는 것이며 자기 프레임만이 유일한 진실이 된다.

이제 과거처럼 단순한, 단편의 프레임으로 뉴스를 바라보면 안된다. 미디어의 선택과 현저성에 유혹되지 말고 결합, 교차의 복잡한 프레임으로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오류와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 빅데이터 시대에 맞는 멀티 프레임을 가져야 한다.

데이터들을 제대로 보겠다는 생각과 분석, 파악할 수 있는 프레임을 갖추고 미디어의 프레임을 리드해야 하겠다. 우리는 지혜와 통찰의 안목이 필요한 복잡한 시대를 살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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