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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도시농업 에너지효율 극대화’ 이상민 한국기계硏 연구실장
‘도시농업 에너지효율 극대화’ 이상민 한국기계硏 연구실장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12.02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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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히트펌프 기반 시설원예 에너지통합관리 시스템’ 개발
최적의 도시농업 시스템으로 한국형 그린뉴딜 이끈다

 

이상민 한국기계연구원 청정연료발전연구실장.<기계연구원>

최근 세계적으로 도시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도시농업 시장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 아마존, 소프트뱅크 등 세계 유수 기업들이 도시농업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고,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도시농업에 대한 수요도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마켓컬리와 같은 온라인 신선식품 유통업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식량 안보 차원에서도 도시농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상민 한국기계연구원 청정연료발전연구실장은 도시농업의 에너지효율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가스히트펌프 기반 시설원예 에너지 통합 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지난 11월 26일 전화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실장은 “도시가스 기반의 에너지 통합 시스템은 건물과 도시농업을 결합함으로써 도시의 전기 수요를 줄이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한국형 그린뉴딜이 나아가야할 방향”고 강조했다.

-‘가스히트펌프’란 무엇인가요?

“최근 시스템 에어컨, 건조기, 전기차 등의 고효율 냉난방기로 히트펌프가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히트펌프는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데, 가스히트펌프는 가스를 연료로 구동되는 히트펌프입니다. 여름철 전력피크를 해소하고자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가스냉방을 국가에서 장려하고 있으며, 가스히트펌프를 설치하면 비용 보조, 요금제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이 마련돼 있습니다.”

-‘가스히트펌프 기반 시설원예 에너지 통합 관리 시스템’이란 무엇인가요?

“시설원예는 유리온실, 비닐하우스를 이용해 작물을 재배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작물을 잘 키우려면 온실 내부의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CO2) 농도 등 작물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많은 에너지 비용이 필요합니다. 가스히트펌프에는 냉매 압축용 가스엔진이 설치되어 있는데, 엔진 배기가스 중 이산화탄소를 온실 내로 공급하면 광합성을 향상시켜 작물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습니다. 가스히트펌프를 온실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 냉난방과 함께 탄산시비가 가능하므로 이를 스마트팜과 결합함으로써 온실 에너지의 통합 관리가 가능합니다.”

-기존 시설원예 에너지 관리에는 어떤 한계가 있었나요?

“기존의 온실 농가에는 겨울철 온도 관리를 위해 난방기가 주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냉방기, 제습기, 탄산시비기는 일부 농가에 적용 중인데 각각 별개의 장치로 설치되고 따로 제어되고 있어 에너지 손실이 크고 효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시설 현대화 사업을 통해 국내 스마트팜이 널리 보급되고 있지만, 에너지를 스마트하게 사용하는 농가는 많지 않은 실정입니다. 우리나라의 일사 조건이 네덜란드보다 좋음에도 불구하고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50~60%로 적은 이유입니다.”

-가스히트펌프를 시설원예에 활용할 경우 어떤 기대효과가 있나요?

“가스히트펌프의 효율은 온풍기, 보일러와 같은 일반적인 난방기에 비해 높기 때문에 기본적인 난방비용을 20~30% 가량 절감할 수 있습니다. 배기가스로 탄산시비를 함으로써 생산량 역시 15% 이상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에 따라 여름철 기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고온 피해 방지나 작기 연장을 위해 온실 냉방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데, 고온 다습한 우리나라 여름에 제습 냉방이 가능한 히트펌프 방식이 증발냉각 방식에 비해 보다 적합합니다.”

-현재 농가에서 상용화 됐나요?

“개발된 가스히트펌프 시스템 기술은 작년에 농림식품신기술(NeT) 인증을 받았고, 농촌진흥청 신기술 시범사업을 통해 9개 농가에 설치돼 운전 중입니다. 설치된 농가는 강원도에서 전라남도까지 전국적으로 분포되고 있고 과채류로는 토마토, 오이, 딸기, 화훼류로는 호접란, 국화, 동백 등 다양한 작물을 대상으로 실증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경기 고양에 있는 원당 화훼단지의 국화 농가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여름철 야간 냉방을 실시해 일교차를 확대함으로써 국화 출하시기를 앞당기고 상품성을 높여 소득을 늘리고 있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가스히트펌프가 국화의 색깔과 무늬를 선명하고 뚜렷하게 하는 데에 이용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습니다.”

-최근 해당 기술을 도시농업에 적용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3년 전 저희 연구원에서 미래 농업 기술을 주제로 과제를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농촌 문제를 해결하는 주제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미래 먹거리와 도시농업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습니다. 2050년이면 세계 인구가 90억명까지 증가하고 그중 3분의 2는 대도시에 거주하게 된다고 합니다. 식량 자급률이 50%에 미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했을 때 미래 식량 위기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에너지 분야 연구자로서 앞으로 해야할 연구는 최소한의 에너지를 사용해 도시인들에게 식량을 공급하는 기술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도시농업으로 기획 방향을 다시 설정하게 됐습니다.”

-도시 농업을 위해 필요한 에너지 장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작물이 좋아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에너지 장치는 동일한데, 식물공장 같은 경우에는 태양광을 대체하기 위해 LED 조명이 많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전기료가 저렴해 큰 고민없이 전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도시농업이 확산되면 도시에서의 전기 수요가 크게 증가하게 되므로 전력 피크 문제가 악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분산 발전의 도입이 시급히 요구됩니다.”

-그렇다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이 필요하겠군요.

“저희 연구원에서는 건물에서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해 도시농업에 활용하는 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도시가스를 연료로 발전기와 히트펌프를 활용하면 작물 생산에 필요한 냉난방, 조명, 이산화탄소를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습니다. 건물의 에너지를 도시농업에 활용하는 에너지 통합 관리 시스템을 ‘와이즈팜’(WISE farm)으로 이름 지었습니다. 와이즈팜의 WISE는 ‘Waste-free, Intelligent, Sustainable, Energy-efficient’의 약자로 저희 연구원이 보유한 환경·에너지 분야 핵심 기술들을 이용해 개발한 친환경 고효율 도시 스마트팜을 의미합니다. 엔진 기술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마이크로버블 기술로 양액을 처리하고, 커피찌꺼기로 연료를 만드는 기술도 개발 중입니다.”

-가스히트펌프를 도시 농업에 활용할 경우 어떤 기대효과가 있나요?

“가스히트펌프는 정부 시책에 따라 공공기관과 학교에 설치돼 건물 냉난방 용도로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전기히트펌프와 비교해 경제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50% 저렴한 가스냉방 전용 요금제도가 시행 중입니다. 저희가 개발한 시설원예용 가스히트펌프는 실제 농가에서 동절기 난방과 하절기 야간 냉방용으로 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건물은 대부분 주간에 냉난방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건물용 가스히트펌프로 충분히 작물을 키울 수 있습니다. 가스히트펌프에서 버려지는 배기가스도 탄산 시비용으로 활용 가능하므로 추가적인 이득도 발생하게 됩니다.”

-농촌 농업에 적용했던 기술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농촌의 시설농가에는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아 면세 LPG가 연료로 사용됩니다. 반면 도시에서는 LPG 대신 단위 열량당 연료단가가 가장 저렴한 도시가스를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시설원예 가스히트펌프의 초기 개발품은 LPG를 연료로 개발됐기 때문에 도시가스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엔진을 개조하고, 엔진제어장치(ECU)와 후처리 장치를 독자적으로 개발했습니다. 상용 가스히트펌프의 배기가스를 탄산시비용으로 바로 사용하면 질소산화물과 같은 유해 배출물 때문에 작물이 괴사할 수 있어 저희가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개조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에너지 절감 효과는 어느 정도 인지요?

“도시의 높은 온도와 이산화탄소 농도는 기본적으로 재배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일 수 있고, 건물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이용하면 추가적인 절감 효과가 발생합니다. 도시농업의 또 다른 장점은 유통과정을 대부분 생략할 수 있어 수송과 저장 과정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 전과정 평가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재배·저장·수송 등 생애 전 과정에서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평가한 결과, 도시농업에서는 일반 농촌의 시설원예 대비 30% 이상 절감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현재 기술 개발 단계는 어디쯤 인가요?

“도시농업을 구현하기 위한 친환경 고효율 에너지 생산 기술을 개발했고, 연구원 내 유리온실에서 성능 검증을 마쳤습니다. 건물 옥상에 설치된 가스히트펌프에서 온실에 냉난방을 공급 중이고, 1층에 설치된 가스발전기에서는 전기를 생산하면서 온수를 공급하는 전력 자립형 도시농업 모델이 실제 구현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시작품 수준이라 실제 건물에 적용되기 위해 스케일업 또는 양산기술 개발이 좀 더 진행되어야 합니다. 저희가 개발한 기술은 가스 연료는 풍족한데 전기 사정이 좋지 않은 국가에 더욱 적합한데요, 이러한 장점을 살려 국내뿐 만 아니라 중동,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를 상대로 수출 사업화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실제 해당 기술이 쓰이고 있는 건물이 있을텐데요.

기계연구원 옥상에 설치된 온실 내부 모습.<이상민>

“3년 전 기계연구원 내 신축 5층 건물 위에 200m2 규모의 옥상온실을 증축했고, 개발된 와이즈팜의 핵심 기술들이 지난 1년간 실제 작물을 재배하는 데에 활용됐습니다. 토마토, 딸기와 같은 과채류 작물을 비롯해 다양한 쌈채소, 허브를 키워 왔으며 신선한 고품질 작물을 사계절 생산하고 있습니다. 도시가스를 연료로 온실이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배기가스 탄산시비 과정에서 아직까지 작물에 대한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최종적으로 실제 건물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후속 사업을 통해 에너지 통합 시스템의 건물 적용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건물과 결합된 새로운 도시농업 모델에 대해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 상업용 빌딩 몇 군데와 설치를 협의 중입니다. 건물형 도시농업은 신선한 작물 생산뿐 만 아니라 교육, 체험, 치료, 복지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므로 스마트시티, 그린리모델링 등의 확산과 함께 미래 유망 아이템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보완되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건물과 도시농업의 물리적인 결합을 넘어 에너지를 통합 관리함으로써 건물 에너지까지 절감하는 방향을 추구할 계획입니다. 스마트팜의 연중 다양한 에너지 부하와 연계함으로써 미진했던 건물의 분산발전과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의 활용도를 높이고 경제성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는 방안으로 신재생에너지와의 연계도 가능합니다. 태양광을 건물의 디자인 요소와 결합할 수 있으며, 연료전지로 온실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 해당 기술은 에너지, 농업, 건축 분야의 융합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 여러 전문 연구기관, 기업과 협력 관계를 수립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건축공간연구원 녹색건축센터와는 2년 이상 긴밀하게 기술 교류 중이며, 도시농업 기술을 체득하기 위해 이 분야 선진기관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교에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야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 그린빌딩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계속 협력 관계를 넓혀 나갈 예정입니다.”

-미래를 바꾸는 100대 기술의 하나로서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몇 년 전부터 구글, 아마존, 소프트뱅크 등 세계 유명 기업들이 도시농업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고, 올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도시농업에 대한 수요와 시장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마켓컬리와 같은 온라인 신선식품 유통업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식량 안보 차원에서 도시농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도시가스 분산발전 기반의 에너지 통합 시스템을 이용해 건물과 도시농업을 결합함으로써 도시의 전기 수요를 줄이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이 기술이야말로 한국형 그린뉴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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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실장>

2020 스페인 Universitat Autonoma de Barcelona, Personal Academic

2019~ 한국수직농장연구회 이사

2017~ 한국기계연구원 청정연료발전연구실장

2015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표창

2013~2014 한국기계연구원 연구전략팀장

2008~2009 미국 Sandia National Laboratories, Visiting Scholar

2003~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

1993~2003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학사·석사·박사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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