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건희 회장 특집④] 이재용 시대 맞은 삼성의 변화와 과제
[故 이건희 회장 특집④] 이재용 시대 맞은 삼성의 변화와 과제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11.02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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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일류 삼성’ 거쳐 ‘뉴 삼성’으로 진화한다
2012년 11월 30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이건희 삼성 회장 취임 25주년 기념식’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이건희 회장 타계로 삼성은 실질적으로 ‘이재용 시대’를 맞게 됐다. 2014년 이 회장이 병상에 누운 후부터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을 도맡아 왔다. 이 부회장은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회장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최대 기업 삼성그룹의 3세 시대가 본격화 하는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그동안 ‘뉴 삼성’을 기치로 내걸고 경영 보폭을 넓혀왔다. 이 부회장 앞에는 밝은 미래도 있지만 안팎으로 과제도 있다. 삼성이 초일류 기업으로서 영속성을 갖도록 굳건한 디딤돌을 놓는 게 총수로서 해야 할 일이다. 한편으로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마무리 해 그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 하는 게 급선무다.

특히 이 부회장이 안정적인 승계를 마무리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 상속세 납부 등 선결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지배구조 개편의 첫 단추는 이 부회장이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상속세를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다.


아버지 별세로 안팎의 과제 떠안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은 지난 10월 23일 종가 기준 18조2251억원에 이른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 ▲삼성SDS 9701주(0.01%) ▲삼성물산 542만5733주(2.88%)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이 최대주주이거나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인 이들 4개 계열사 지분 상속에 따른 상속세는 최대주주 할증까지 적용해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가 이 회장의 지분을 상속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세금을 분할 납부(연부연납)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연간 내야 할 상속세는 1조원 이상이다.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주식담보대출이나 배당, 필요할 경우에는 주식 매각 등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삼성 지배구조 체제에서는 이건희 회장 지분 상속의 영향이 크지 않기 때문에 당장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지배구조 변화가 불가피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보험업법 개정은 향후 삼성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최대 변수로 꼽힌다. 현재 삼성은 계열사 순환출자를 통해 지배력을 유지하는 구조다.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연결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17.08%)을 통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지분 8.51%를 갖고 있다.

여당이 추진하는 보험업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 지분을 시가로 평가하고 총자산의 3%가 넘는 초과분을 모두 처분해야 한다. 이 경우 현재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8.8%의 상당부분을 매각해야 하며, 지분을 시가로 계산할 경우 매각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변화가 예상되는 이유다.

이건희 회장 주식 상속세, 10조원 전망

현 시점에서 삼성그룹이 어떤 형태의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가 나오는 가운데, 그 중심에 있는 삼성물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일부 지분에 대한 매각은 불가피 할 것”이라며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4%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삼성전자에 매각하고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이러한 과정에서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이 상속받은 삼성전자 지분을 다 매각하고 삼성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계열 분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결국에는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얼마만큼 확보하느냐가 지배구조 변화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상속가액, 상속인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쉽게 예단하긴 어렵지만 그룹 내 삼성물산의 역할이 재조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거진 사법 리스크로 인해 지배구조 개편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한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불법·편법적 방식으로 합병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경영권 승계 재판은 최근 1심이 시작됐으며, 국정농단 뇌물혐의 파기 환송심도 재개됐다.

‘뉴 삼성’ 위한 미래 먹거리 발굴

‘뉴 삼성’을 위한 미래 먹거리 발굴과 경쟁력 강화도 이재용 부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삼성의 체질개선과 미래먹거리 투자를 맨 앞에서 이끌어왔다. 이 부회장은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방산·화학 계열사를 매각했고, 2016년에는 9조 규모의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하며 인수합병에 적극 나섰다. 비메모리 반도체 133조원 투자, QD디스플레이 13조1000억원 투자 등 통 큰 리더십도 발휘했다. 위기 때는 현장행보로 사업의 현안과 미래전략을 직접 챙겼다. 특히 지난 3분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반도체 호황기 때의 실적을 내며 삼성의 저력을 보여줬다. 이 부회장이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바꿔놨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현재 삼성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치 않다. 코로나19와 미중 무역전쟁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이어지고 있으며,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는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각 사업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 어느 때보다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고 신속하게 투자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자신만의 경영체제를 다지며, 삼성의 확실한 총수로서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이건희 회장이 이룩해 놓은 ‘세계 초일류’ 삼성을 잇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짐을 어깨에 짊어진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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