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처럼 일하라’는 자신을 위한 말이다
‘사장처럼 일하라’는 자신을 위한 말이다
  • 최환규 전문위원 겸 한국워라밸연구소 소장
  • 승인 2020.11.02 10: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직원이 넓은 시야 가지고 일할 때 회사 경쟁력↑
<픽사베이>

[인사이트코리아=최환규 전문위원 겸 한국워라밸연구소 소장] 직원 A는 지방에 있는 고객사를 대상으로 AS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A는 고객사로 출장을 가면 업무를 마무리할 때까지 숙소에 머물렀다. A의 숙소 비용은 하루 7만원으로 회사의 출장비 한도인 7만원 이하이고, 위치도 고객사 근처라 고객사까지 걸어갈 수 있어 이동에 따른 교통비 지출이 별도로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숙소가 최근 가격을 7만5000원으로 인상했다. 이렇게 되면 A는 회사의 출장비 규정에 따라 이 숙소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

A는 담당 부서에 이런 상황을 설명하고 기존에 사용하던 숙소를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A의 부탁에 대해 해당 부서 담당자 B는 출장비 규정을 지켜야 하며 A만 예외로 인정해줄 수 없다고 거절했다. A는 B의 거절에 대해 자신의 부서장 C에게 이 상황을 설명하고, 기존에 사용하던 숙소를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담당 부서장과 상의해 달라고 부탁했다.

부서장 C는 해당 부서의 담당자나 부서장에게 통화하는 대신 A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최근 회사 상황이 나빠지면서 회사 전체가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하는 이때, 출장비 규정을 어기면서 그 숙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부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네. 그러니 자네가 회사 규정을 지키면서 이용할 수 있는 다른 숙소를 알아보도록 하게.” 부서장 C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A는 어쩔 수 없이 회사의 출장비 규정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른 숙소를 찾았다.

A가 새로운 숙소로 가기 위해서는 고객사에서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데, 택시비는 편도로 5000원 정도가 들었고, 다음 날 출근할 때에도 비슷한 금액을 택시비로 지불해야 했다. A는 기존 숙소를 이용하면 하루에 5000원만 추가로 지급하면 되지만, 새로운 숙소로 옮기면서 교통비가 만원 정도 발생해 숙박비가 늘어난 것보다 더 큰 비용이 발생하는 이런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A와 같은 답답한 상황에 놓일 때가 있다. A, B 그리고 C 모두 회사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자기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비용 절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만약 회사의 규정이 경비를 숙박비와 교통비로 세분화하지 않고 총액으로 정했다면 A와 같은 고민은 없었을 것이다. 이런 모순을 제거하기 위해 모든 조직원은 자기 입장이나 부서 입장만 생각하며 일하는 대신 회사 경영자의 관점에서 일할 필요가 있다.

전사적 경영전략 공유

직장인은 ‘사장처럼 일하라’라는 말을 귀에 피가 나도록 들었을 것이다. 만약 사장이 A였다면 경비 규정의 모순점을 인식하고 개선방법을 찾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사장처럼 일하라는 말에는 몇 가지 뜻이 담겨 있다.

첫 번째는 열심히 일하라는 뜻이 있다. 조직원들은 사장처럼 일하라는 말을 듣기 싫어하는 이유가 ‘노동력 착취’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수 있다. ‘제대로 돈이라도 주면서 부려먹지!’ 혹은 ‘일 시킬 때는 사장, 그렇지 않을 때는 노예’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입사하는 순간부터 평생직장이라고 여겼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자신의 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더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 다른 회사로 옮겨갈 수 있으므로 조직원은 자신이 노력한 만큼 충분한 대우를 인정받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그러므로 상사나 동료가 밉다고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자신만 손해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자율성이다. 자율성은 ‘자신의 원칙에 따라 어떤 일을 하거나 스스로 자신을 통제해 절제하는 성질이나 특성’이라는 뜻이며, 직무자율성은 ‘주어진 업무를 얼마나 독립적으로 자유롭게 할 수 있는지, 직무를 수행하는 절차나 일정에 대한 재량권을 얼마나 가졌는지를 가리키는 개념’이다. 직무 자율성은 성과를 증진시키고 내재된 동기를 유발하는 핵심 직무 조건 중 하나로 직무 자율성이 높을수록 직무성과와 업무만족도는 향상되고 스트레스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학자들은 자율성을 인간의 선천적인 욕구라고 가정한다. 발달심리학자인 에릭슨은 1~3살 무렵 이미 자율성이 성격의 일부분으로 형성된다고 판단했다. 인간은 이 시기에 처음으로혼자서 걷고, 대소변을 가리고, 밥을 먹고, 옷을 입는 등 스스로 자신을 조절하려고 시도하면서 부모의 일방적인 보살핌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이때 부모의 지원과 지지를 받으면서 성공적으로 자신을 통제하는 경험을 쌓게 되면 자기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느끼고, 이를 바탕으로 전 생애에 걸쳐 독립적이고, 의지력과 자기통제력이 강한 성품, 즉 자율성이 형성된다.

조직원에게 자율성은 중요하다. 조직원에게 자율성이 필요한 이유는 건강하고 성숙한 조직원으로 성장하고 자신이 맡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조직원의 역량, 기술 그리고 지식을 충분히 발휘하기 위해서이다. 조직원에게 자율성을 부여하지 않고, 지시하고 강요만 한다면 조직원은 자신의 내재된 가능성을 확인하지도, 그 가능성을 업무 성과로 연결시키지도 못하게 된다. 업무만이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불필요한 간섭은 스트레스 수준을 높여 조직원의 신체와 심리 건강을 해쳐 조직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세 번째는 조직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넓은 시야를 얻을 수 있다. 조직원이 회사 전체의 정보를 파악할 기회 중 하나가 ‘경영전략회의’이다. 기업에서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관련된 내용을 조직원에게 공유하는 이유는 조직원의 시각을 부서에서 회사 전체로 넓혀 경영진의 시각과 같게 만들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에서 조직원들은 경영 전략을 회의 본연의 목적 중 하나인 정보공유를 하는 자리라는 본연의 목적보다는 1년에 1번 하는 형식적인 행사로 인식하면서 다른 부서의 업무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이 있다.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업무가 세분화되면서 담당자는 자신이 맡은 업무만 해내기에도 벅차다. 이런 상황에서는 A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더라도 대응하기가 쉽지 않고, 굳이 그럴 필요성도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자신이 속한 부서나 자신의 업무에만 매달리게 되면 회사 전체로 볼 때 도움이 되기는커녕 일할수록 손해가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모순된 상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경영진은 조직원에게 자신이나 소속 부서의 업무에만 집중하는 편협된 시야에서 벗어나 회사 전체의 업무에 눈을 뜨도록 할 필요가 있다.

네 번째는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경영진이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하자. 경영진의 지시에 따라 각 부서에서는 부서 전체 업무를 파악한 뒤 일부 업무를 관련 부서로 떠넘긴다. 떠넘기는 업무는 업무량은 많지만, 열심히 하더라도 생색이 나지 않는 업무들이다. 각 부서에서 이런 종류의 업무를 다른 부서로 떠넘기는 폭탄 돌리기를 하다 멈추는 곳이 전산담당 부서일 가능성이 있다.

불필요한 업무를 없애자는 경영진의 결정은 부서 이기주의에 따라 전체 업무량은 줄지 않는 대신 부서의 일부 업무만 다른 부서로 떠넘긴 결과가 된다. 만약 각 부서에서 자신의 부서만 고려하지 않고 전사 차원에서 필요성을 따졌다면 완전히 다른 결과가 도출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조직원은 항상 전사 차원에서 자신의 업무에 대한 중요도와 적합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조직 전체를 바라봐야

모든 조직원이 사장처럼 일해야 하는 다섯 번째 이유는 회사의 경쟁력 확보와 관련이 있다. 제품 수리나 문의를 위해 AS센터를 방문한 사람은 서비스센터 담당자로부터 “회사에서 만족도 조사를 하면 10점 만점을 부탁드린다”라는 부탁을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들이 고객에게 간절한 부탁과 강요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이유는 고객만족도 조사와 관련이 있다. 고객으로부터 평가를 나쁘게 받으면 연봉이나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인 줄 알면서도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다.

회사의 모든 부서가 자신의 부서 실적이나 평가에만 매달리면 회사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제품이 고장 나는 경우는 고객이 잘못 사용한 것도 있겠지만, 제품 자체의 부실로 인해 고장이 날 수도 있다. 만약 제품의 문제로 인해 고객이 서비스센터를 찾았다면 회사는 고객의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게 만든 것에 대해 보상을 해야 한다.

이것이 어렵다면 고객과 만나는 직원이 고객에게 충분히 미안한 마음을 전해야 하지만, 서비스센터 직원이 고객에게 고객만족도 점수를 강요하면 고객은 ‘뭐 이런 회사가 다 있어?’라고 생각하면서 그 회사 제품을 구매한 것을 후회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고객서비스 센터에서 친절하게 고객을 맞이하고 신속하게 수리를 마치더라도 제품의 품질 경쟁력이 떨어지면 고객의 마음은 그 회사로부터 점점 멀어져 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산, 판매와 AS에 관여하는 조직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고객을 위해 진심으로 일할 때 비로소 회사의 경쟁력은 높아질 수 있다.

모든 조직원은 항상 자신의 고객이 누구인가를 생각하면서 일을 해야 한다. 앞에서 사례로 설명한 경비 처리의 경우를 보자. 출장비를 지급하는 담당자는 내부 고객과 외부 고객이라는 두 부류의 고객을 상대해야 한다. 내부 고객 만족을 위해서는 출장경비 처리에 대해 융통성을 갖고 경비의 일부를 줄일 수 있으며, 회사 전체의 비용이 줄면 제품 가격도 낮아질 수 있어 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AS 담당자의 이동 거리가 줄어들면서 고객사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남으로써 고객과의 대화시간도 많아지고, 고객의 요구사항도 반영할 기회가 늘어난다. 이런 모든 것들이 모여 회사의 경쟁력으로 연결된다.

조직원들이 회사 전체를 조망하면서 일할 수 있으려면 조직원에게 가해지는 압박의 강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 조직원은 업무에서 과중한 부담을 받으면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오로지 상사로부터 쏟아지는 독설과 압박을 면할 목적으로 업무를 하게 된다. 조직원의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질수록 업무를 바라보는 시야가 좁아지게 되어 자기 업무 처리에만 급급해진다. 또한 조직원이 업무 과부하 상태가 될 때도 관련 부서와의 업무 협업이 어렵게 된다. 조직원이 맡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그 업무는 멈추게 되고 그다음 업무로 연결되지 못한다. 이렇게 되면 관련 부서든 고객이든 누군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상사가 부하를 심하게 압박하면 그 후유증은 상사에게 돌아온다. 상사의 압박으로 조직원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면 상사는 업무 성과를 낼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그 상사는 회사로부터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결과적으로 상사와 부하는 한 배를 탄 운명공동체이다. 그러므로 상사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먼저 부하가 불필요한 스트레스로부터 고통 받지 않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 하나의 유기체다. 기업을 사람의 신체에 비유하면 경영진은 두뇌에, 부서는 팔과 다리에 해당한다. ‘건강한 사람’은 신체의 모든 기관이 제대로 기능하는 경우이다.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체의 특정 부위가 아닌 신체의 모든 기관이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절한 운동이 필요한 것처럼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일부 특정 부서가 아닌 모든 부서가 담당 업무를 적절히 수행해야 회사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

기업이 오래도록 생존하기 위해서는 경영진과 조직원이 한마음으로 움직여야 한다. 이를 위해 경영진은 조직원에게 사장과 같은 넓은 시야를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비전, 미션과 경영 전략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한 방향, 한마음으로 실행할 필요가 있다. 조직원도 자신이나 자신의 부서가 조직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먼저 생각하고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렇게 모든 조직원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때 그 조직의 체력이 향상되고, 경쟁사를 누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