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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9 17:23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3D 바디스캐너’로 맞춤형 골프웨어 만든 조윤진 대표
‘3D 바디스캐너’로 맞춤형 골프웨어 만든 조윤진 대표
  • 강민경 기자
  • 승인 2020.11.02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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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사꾼 아닌 옷쟁이, 옷의 품질이 자존심이다”
조윤진 대표.화성에프엔씨
조윤진 대표.<화성에프엔씨>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한국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스포츠산업도 함께 발전하면서 골프를 즐기는 이른바 ‘골프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덩달아 골프웨어 시장도 덩치가 커졌다. 대한골프협회에 따르면, 국내 골프인구는 2007년 251만명에서 2017년 469만명으로 2배 가량 늘었고, 국내 골프웨어 시장규모도 2005년 1조784억원에서 2017년 3조618억원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 브랜드는 많지 않다. 여기에다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골프웨어 시장은 종종 ‘전쟁터’에 비유되기도 한다. 이런 전장에 IT기술을 무기로 도전에 나선 이가 있다.

조윤진 화성에프엔씨 대표는 지난해 회사 설립과 함께 ‘저스트라인’이라는 골프웨어 브랜드를 론칭했다. 20여년 이상 골프웨어 디자이너로 근무하며 실무 경험을 쌓아온 그는 박사학위를 받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사업화에 도전했다. 사업의 근간이 된 ‘3D 동작분석법을 이용한 골프 베이스 레이어 패턴개발 연구’는 3D 인체 스캐너를 활용해 골프 스윙동작에 따른 각 과정별 체표면 변화를 분석하고, 늘어나는 체표면 만큼을 적용해 골프에 가장 적합한 의상 패턴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그 효과는 뇌파측정을 통해 과학적으로 검증돼 특허 출원에도 성공했다.


골프웨어 기업 화성에프엔씨는 다른 업체들과의 차별화를 통해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프로샵과 온라인샵을 통해 유통을 이어오던 중 지난 10월 창업한 지 만 1년을 넘으면서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의 러브콜도 잇따르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는 10월 16일 화성에프엔씨 사무실에서 조윤진 대표를 만나 그의 창업스토리를 들었다. 조 대표는 “공이 마음대로 안쳐질 땐 작은 것 하나에도 참 예민해진다. 그래서 스윙을 할 때 절개선 하나도 걸리적거리는 것이 없게끔 했다”며 “근육이 움직일 때 거슬리지 않는 그 부분을 찾았다. 소재에서 늘어나는 것은 기본적이지만 3D 바디스캐너 분석을 통해 늘어나는 체표면 만큼 여유분을 보완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건 옷을 입었을 때에도 예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 여성들의 경우 아무리 몸이 편해도 예쁘지 않으면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디자인에도 신경 썼다”며 “날씬하고 예쁘게 보이면서도 운동할 때는 편하도록 입체적 디자인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고객들의 반응이 좋을 땐 ‘그래, 내가 옷쟁이인데 옷은 좋아야지. 내가 돈을 좀 덜 벌더라도 옷은 좋게 만들어야지’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며 “나는 장사꾼이 아니라 옷쟁이다. 그래서 옷의 품질은 내 자존심이라는 마음으로 사업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창업 전 골프웨어 기업에서 디자이너로 오래 일했는데, 골프웨어는 다른 기성복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기성복이 일반적인 패션이라면 골프웨어는 패션에 기능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기성복이 패션 유행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에 의미가 있는 반면, 골프웨어는 기본적으로 운동복이기 때문에 기능성이 핵심 근간이다. 이러한 기능성은 ‘기후’라는 특성과도 맞물리면서 테크니컬한 소재의 선택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봄·여름엔 UV차단과 흡한속건(땀과 수분을 잘 흡수하고 빠르게 건조한다는 의미)이 필요하고, 가을·겨울엔 보온성과 발열기능, 바람막이 기능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것들이 모두 접목돼야 하니 기성복과 골프복은 베이스 자체가 크게 다른 셈이다.”

- 지난해부터 직접 골프웨어 브랜드를 런칭했는데, 창업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

“20여년 간 골프웨어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기존의 내셔널 골프웨어 기업에는 정해진 스타일의 개수가 있다. 하나의 매장을 채우기 위한 스타일이 정해져있고, 그것을 아이템별로 나눠 각 디자이너들이 전투적으로 디자인을 해야 한다. 채워야하는 물동량이 있다 보니 각 디자이너들은 그 작업을 끝내는 데에 급급하다. 그래서 옷 하나하나에 스토리를 입힐 수가 없었다. 각각의 옷에 스토리를 불어넣어 생명력을 갖출 수 있게끔 해야 하는데, 그럴만한 시간이 없었다. 또 업계 내에선 그들만의 리그인 것처럼 다툼이 종종 있었다. 전쟁터 같았다. 작은 시장 안에서 카피도 많았고, 그러한 것들이 식상하던 차에, 지난해 박사 논문을 끝냈다. 12여년 간 석·박사 과정을 이어오면서 ‘골프웨어’라는 하나의 주제에 집중했다. 박사 과정에서 골프웨어에 IT를 접목시키는 것을 연구했는데, 운 좋게 특허 출원까지 하게 됐다. 이것을 사업화로 이끌어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사업을 작게나마 시작하게 됐다.”

- 박사 과정 연구에서부터 착안한 ‘골프스윙을 위한 견갑골 공간부 및 이를 포함하는 의류’ 관련 특허를 적용한 맞춤형 골프웨어에 업계의 관심이 많다. 해당 기술에 대한 설명을 해달라.

“간단히 설명하자면, 골프웨어에 IT를 접목시키고자 한 것이다. 3D 바디스캐너를 이용해 골프 스윙의 과정별로 늘어나는 체표면을 분석했다. 그것을 기반으로 하나의 의상 패턴을 만들었는데, 단순히 나 혼자 ‘좋다’라고 주장하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이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뇌파측정’을 거쳤다. 기존의 골프웨어 여러 벌을 비교군으로 두고 체표면 분석 후 만든 의상을 함께 비교해 어느 옷을 입었을 때 더 쾌적한지를 뇌파를 통해 정량화 분석을 했다. 뇌파를 분석해보니, 확실히 3D 스캐너를 통해 분석·보완한 의상을 더 편하게 느낀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를 개발해 특허 출원을 했다. 이 부분이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비즈니스로 개발하고자 했다. 박사 논문을 통해 개발한 패턴을 기반으로 패션을 접목시켜 브랜드화 했다.”

화성에프엔씨/그래픽=이민자
<화성에프엔씨/그래픽=이민자>

- 3D기술을 의류에 접목한다는 아이디어가 참신한 것 같다. 어떻게 구상했나.

“최근 우리의 삶에 IT는 필수요소다. 3D라는 용어도 자주 들어 꽤나 낯익은 단어였다. 사실 해외 패션산업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3D 스캐너를 활용해 의복을 제작해오고 있었다. 국내에서도 2006년부터 3차원 디지털 바디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고, 학문분야에서도 3D 스캐너를 활용해 체표면 분석 후 데이터를 적용한 패턴을 제시한 바 있었다. 그러나 골프 스윙동작에 따른 체표면 분석과 동작적 합성을 고려한 골프웨어 패턴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었다. 특히 골프웨어야 말로 이러한 3차원 분석이 적용되기에 유용한 분야라고 생각했다.”

- 골프웨어 업계 내 차별화 전략에서도 꽤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사업화 과정에서 차별성이 없었다면 필패일 것이 분명했다. 자본력이 특출한 것도 아니고, 디자이너 경력이 있다는 하나만으로 이 시장에 나올 순 없었다. 전쟁터에서 나만의 차별성이 뚜렷이 있어야 했다. 우리 브랜드만의 스토리가 없으면 필패라고 생각했다. 앞서 3D를 의류에 접목하는 연구를 한 학자는 있었지만, 그것을 골프웨어에 적용하고 또 비즈니스로 발전시키게 된 결단의 과정에서 참 운이 좋았다. 학술 연구에 실무 비즈니스를 접목시키는, 그 한 걸음을 더 나간 것이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 업계 대기업들은 이러한 차별화를 왜 더 먼저 하지 못했을까.

“기업이라는 곳은 시즌에 맞춰 옷을 빠르게 생산해 매출을 올려야 하는 목표가 있다. 기업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성과가 눈앞에 빨리 나오는 걸 원하는 경향이 있다. 한두 달 안에 연구 데이터가 나오긴 힘들다. 나도 실험만 하는 데에 1년이 걸렸고 상표등록까지 6개월이 걸렸다. 상표증서가 나오기까진 1년 6개월이 걸린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 기약 없는 연구개발에 리스크를 느껴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 대기업 시스템 자체가 안타까운 부분이긴 하다.”

- 디자인을 할 때 어떤 포인트에 가장 주안점을 두나.

“나 역시 골프를 해서 아는데 공이 잘 쳐지면 바람도 옷도 아무 상관이 없지만, 공이 마음대로 안쳐질 땐 작은 것 하나에도 참 예민해진다. 그래서 스윙을 할 때 절개선 하나도 거치적거리는 것이 없게끔 했다. 근육이 움직일 때 거슬리지 않는 그 부분을 찾기 위해 집중했다. 소재에서 늘어나는 것은 기본이지만 늘어나는 체표면 만큼 어느 정도 더 여유분을 줄 수 있게 했다. 또 중요한 건 옷을 입었을 때에도 예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 여성들의 경우 아무리 몸이 편해도 예쁘지 않으면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디자인에도 신경을 썼다. 날씬하고 예쁘게 보이면서도 운동할 때는 편하도록 입체적 디자인에 신경을 쓰고 있다.”

- 시장 반응은 어떤가.

“처음 출시했을 때부터 반응이 예상외로 좋았다. ‘3D 바디스캐너’라는 것을 어렴풋이 들어본 적은 있으나, 이것을 실제 적용한 골프웨어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호기심에 한 번 더 보시는 분들이 많았다. 국산 원단이 좋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자사에서 생산하는 상의 제품의 경우엔 기능성을 어느 정도 맞추기 위해 100% 유럽산 원단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점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올해 첫 시즌 상품들의 경우 마감판매가 70%를 넘었다.”

저스트라인 골프웨어를 착용한 프로골퍼들. 왼쪽부터 이정미·전효정·박길용 프로.화성에프엔씨
저스트라인 골프웨어를 착용한 프로골퍼들. 왼쪽부터 이정미·전효정·박길용 프로.<화성에프엔씨>

- 창업 초창기에 코로나19 사태라는 생각지 못한 변수가 생겼다. 영향은 없었나.

“오히려 수혜를 봤다. 골프업계가 전반적으로 코로나19 수혜를 본 셈이다. 같은 의류업계 중에서도 골프웨어만 수혜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골프가 야외 스포츠이다 보니 그렇다. 특히 우리의 경우 사업 초창기라 백화점 유통을 하지 않고, 우선 골프장 내에 있는 프로샵과 온라인샵 위주로 판매를 해오고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백화점에 가는 고객들이 줄고, 대신 골프장 방문객들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매출이 생각보다 잘 나오게 됐다. 지금 대리점 문의가 오고, 백화점 측에서도 유통을 해보자는 제의가 오고 있다. 운이 좋았다.”

- ‘저스트라인’의 핵심 가치를 3가지 키워드로 표현한다면.

“크게는 ‘동반성장’이라는 가치 아래 ENJOY·COMPANY·AMAZING PRODUCT 이렇게 3개 키워드를 꼽고 싶다. 먼저,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그러려면 직원들 입장에서 회사의 동반자로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끔 투명한 경영을 해야 한다는 점을 늘 새기고 있다. 나도 많은 기업에서 근무를 했었는데, 그 기업의 아주 디테일한 경영 방침까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내가 직원으로서 느낀 점은 ‘회사는 투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가 봐도 신뢰할 수 있는 그런 회사를 지향한다. 또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것까진 아니겠지만, 적어도 시장에 없는 무언가 다른 점을 늘 연구하고 개발하려고 한다.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다. 이 3가지를 늘 명심하며 직원들과 또 협력업체와 함께 성장하고 싶다. 떠나고 싶지 않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인재를 데려 왔으면 계속 다니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인 것 같다.”

- 이제 막 1년이 지났다. 창업 멤버들과 가족 같은 마음으로 일하고 있을 것 같은데.

“그렇다. 사업 초창기다보니 직원을 여럿 둘 수 없었다. 초기부터 회사의 구색을 과하게 갖추다가 오래가지 못하는 스타트업을 꽤나 많이 봤었고, 회사 자금을 외형 불리는 데에 집중했다가 제품에 투자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했기에 그런 것을 지양하려고 했다. 그래서 첫 1년간은 ‘내가 모든 것을 다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했다. 물론 직원들의 도움도 컸지만, 일단 1년 동안은 디자인이든 마케팅이든 영업이든 내가 다 한 번 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지금까지 내가 갖고 있던 모든 인프라를 모았다. 전 회사의 영업이사를 찾아뵙고 ‘이럴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자문을 구해보기도 했고, 전에 일했던 동료에게 재무 관련 과외도 받았다. 특히 재무와 관련해선 부가세 신고하는 것을 비롯한 모든 것들을 다 처음 하는 것이어서 지인 과외를 통해 하나씩 배우며 익혀나갔다. 그렇게 1년을 보냈다. 지난 10월이 딱 1년째였다. 다시 하라면 못 할 것 같다. 하루하루가 바빴다. 오전에는 영업·마케팅 업무를 보다가 오후부터는 디자인을 하고, 또 저녁엔 생산을 챙기고 다시 디자인을 보고. 그렇게 정신없이 바쁘게 1년이 흘렀다. 조금씩 성과가 보이고 있다. 이제는 직원을 좀 더 뽑아도 될 것 같다(웃음).”

- 직장을 다니면서 학업을 병행했던 선택이 인생의 흐름을 바꿔준 것 같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박사과정까지 하게 된 배경이 있나.

“그냥 단순한 이유다. 직장생활 10년차쯤 됐을 때였다. 주위를 둘러보니 내 또래 패션 디자이너 1세대들이 자리를 하나씩 비우고 있더라. 신입이던 시절 매일매일 야근에 당시 디지털카메라도 없어서 그림을 하나씩 그려가며 시장조사하고 그렇게 경력을 쌓아왔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렇게 금방 자리를 내놓고 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나이가 들면 나이가 드는 대로 노하우가 있는 것인데, 생각보다 여성 디자이너의 수명이 짧았다. 디자이너 업계서 여성이 임원이 된다는 것은 1000명 중 1명 꼴인 것 같다. 본부장급에서부터 거의 대다수가 남성이다. 아무리 여성 디자이너가 잘해서 승진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었다. 어느 정도 지점부터는 인사고과에서 다들 떨어지더라. 그런 게 참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이 일을 그만두면 갈 수 있는 길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가르쳐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석사 학위를 받기 위해 등록을 했다. 그런데 또 운이 좋게도 석사 3학기 만에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학교 내 연구를 오래하신 교수님들은 많았지만, 실무를 경험한 분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실무 경험을 높게 봐주셔서 석사 과정 도중부터 강의를 시작했다. 그렇게 8년 정도 강의를 이어왔는데, 그러다보니 여기서 끝내면 이도 저도 아닌 것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박사 학위까지 도전을 하게 됐다. 끝을 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 여성 디자이너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다.

“지금도 후배들에게 ‘일을 열심히 하되 회사에 목숨을 걸진 말라’고 한다. 아무리 일이 바빠도 본인의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틈은 분명히 있으니, 평일엔 회사 일을 하고 주말엔 어느 정도 시간을 투자해 본인 역량을 위해 무언가를 배우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일에 과하게 집착해 회사만 바라보고 살다보면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을 대하기 껄끄러워 질 수도 있다. 본인 마음에 여유가 없다보니 본인 방어를 위해 후배들의 성장을 기쁜 마음으로 볼 수가 없고 하나하나 예민해지고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런데 본인의 또 다른 길을 탐색한 경우엔 후배들을 대할 때에도 여유가 생긴다. 디자이너의 업무가 좋다면 그 업무 특색을 그대로 이어가면 되는 것이다. 예컨대 일본어에 관심이 있으면 그것을 계속 배우라는 것이다. 그럼 퇴사 후에 바잉을 전문으로 할 수도 있다. 옷은 당연히 알고 있으니 외국어만 뒷받침되면 갈 수 있는 길이 여러 갈래가 있게 된다. 또 커피에 관심이 있다면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는 것도 좋겠다. 옷을 판매하는 카페로 특색 있게 꾸밀 수도 있지 않겠나. 꼭 그 회사에서만 근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기보다 본인의 능력과 경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탐색하게 되면 현재 직장에서도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일할 수 있고 추후 본인의 진로에도 큰 도움이 되더라. 나는 금수저가 아니라서 나 스스로 그 길을 찾아야 했다. 워라밸을 추구하는 것이 현재 사회의 문화로 자리 잡긴 했으나, 워라밸을 지키면서 살려면 아무래도 남들보다 앞서 가는 것은 힘든 것 같았다. 그렇다고 어느 인생이 더 낫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본인 인생의 목표와 가치에 따라 어떤 방향으로 인생을 사는 것이 행복할지 본인의 스타일에 맞게 선택해서 결정하면 될 것 같다.”

- 회사를 직접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

“우리 제품이 들어가게 되는 매장을 미리 방문해 직접 확인한다. 어떤 연령대가 주 고객층인지, 매장 점주가 어떤 이미지인지 등을 직접 체크하는 것이다. 모든 매장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한다는 것이 철칙이다. 그렇게 제품을 내 차에 싣고 가서 디스플레이를 직접 해주기도 하는데, 그렇게 안면을 트게 된 점주들께서 '이렇게 좋은 제품은 처음 팔아봐요'라는 말을 해주실 때 참 뿌듯하다. 또 내가 회사 대표인 줄 모르는 고객들이 옷을 만져보면서 좋은 평가를 해주실 때 너무 기분이 좋다. 그런 얘기를 들을 때면 ‘그래, 내가 옷쟁이인데 옷은 좋아야지. 내가 돈을 좀 덜 벌더라도 옷은 좋게 만들어야지’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나는 장사꾼이 아니라 옷쟁이다. 그래서 옷의 품질은 내 자존심이라는 마음으로 사업에 임하고 있다.”


조윤진 대표

1998~2000 하이파이브 울시

2000~2003 휠라코리아·휠라골프 론칭

2003~2004 슈페리어 디자이너

2004~2010 세정 인디안캐주얼 수석 디자이너

2011~2014 디오존 메트로시티골프 디자인실 총괄 차장

2014~2016 피컵아이엔씨 2015 프레지던트컵 기획 총괄

2016~2017 아바쿠스 스포츠 코리아 기획 디렉터

2016~2019 성신여자대학교 의류학과 겸임교수

2019~2020 성신여자대학교 이학박사 취득

2019~ 화성에프엔씨 ‘JUST LINE’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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